“What’d you see?” “Nothing. Curtains. There’s a little teeny light way off somewhere, though.”
“뭐 봤어?” “아무것도. 커튼뿐이야. 근데 저 멀리 어딘가에 아주 조그만 불빛이 있긴 해.”
목숨 걸고 가마까지 태워줬는데 수확이 고작 커튼이라니, 애들 기운 빠지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근데 저 멀리서 가물거리는 정체불명의 불빛... 저게 희망의 빛일지, 아니면 도망가야 할 신호일지?
“Let’s get away from here,” breathed Jem. “Let’s go ‘round in back again. Sh-h,” he warned me, as I was about to protest.
“여기서 벗어나자,” 젬이 숨을 죽여 말했어. “다시 뒤쪽으로 돌아가자. 쉬잇,” 내가 항의하려 하자 그가 주의를 주었어.
일단 여기서 뜨자! 근데 젬 이 오빠는 포기를 몰라. 다시 뒤로 가자니, 스카우트는 지금 '이게 최선이야?' 하고 따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젬이 빛의 속도로 입막음 시전 중이야.
“Let’s try the back window.” “Dill, no,” I said. Dill stopped and let Jem go ahead.
“뒷창문을 한번 시도해보자.” “딜, 안 돼,” 내가 말했어. 딜은 멈췄고 젬이 먼저 가게 했지.
딜은 진짜 호기심이 고양이를 잡는다는 속담도 모르는 걸까? 뒷창문까지 가보자니! 스카우트는 겁이 나서 말리는데, 결국 대장 젬이 총대 메고 앞장서기로 했어. 얘네 오늘 안에 무사히 집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
When Jem put his foot on the bottom step, the step squeaked.
젬이 맨 아래 계단에 발을 올렸을 때, 계단에서 끼익 소리가 났어.
아니, 이놈의 계단은 눈치가 밥 말아 먹었나 봐. 하필 이 야밤에 잠입 중인데 '나 여기 있소' 하고 광고를 하네? 젬 심장이 발끝까지 떨어졌을 거야.
He stood still, then tried his weight by degrees. The step was silent.
그는 가만히 서 있다가, 그러고는 서서히 몸무게를 실어보았어. 계단은 조용했지.
젬의 초집중 모드 발동! 계단 소리에 놀라서 얼음이 됐다가, 아주 조심스럽게 하중을 분산시키는 모습이야. 거의 닌자 급인데?
Jem skipped two steps, put his foot on the porch, heaved himself to it, and teetered a long moment.
젬은 두 계단을 건너뛰어 현관에 발을 디디고는 몸을 끌어올렸고, 한참 동안 비틀거렸어.
젬의 곡예 비행 시작! 소리 나는 계단을 피하려고 두 칸이나 점프했어. 현관까지는 어찌어찌 올라갔는데, 중심 잡느라 파닥거리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선해.
He regained his balance and dropped to his knees. He crawled to the window, raised his head and looked in.
그가 다시 중심을 잡더니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어. 창문 쪽으로 기어가서 고개를 들고 안을 들여다봤지.
젬이 아까 계단에서 휘청거리다가 간신히 평정심을 찾았어. 거의 닌자 거북이 빙의해서 바닥에 딱 붙어가지고 창문 안을 살피는 중인데, 보는 내가 다 손에 땀이 나네.
Then I saw the shadow. It was the shadow of a man with a hat on.
그때 그림자가 보였어. 모자를 쓴 남자의 그림자였지.
갑자기 분위기 스릴러물로 장르 변경! 애들은 지금 숨바꼭질하는 줄 알았는데, 진짜 그림자가 등판했어. 그것도 모자를 쓴 정체불명의 실루엣... 이 정도면 동네 괴담 하나 뚝딱이겠는데?
At first I thought it was a tree, but there was no wind blowing, and tree-trunks never walked.
처음에는 나무인 줄 알았는데, 바람도 안 불고 있었고 나무 기둥이 걸어 다닐 리는 없잖아.
스카우트가 현실 부정 중이야. '아, 저건 나무일 거야...' 하고 스스로를 안심시키려는데, 뇌가 눈치 없이 팩트를 꽂아버리네. '나무는 안 걸어 다녀, 바보야!' 하면서 말이야.
The back porch was bathed in moonlight, and the shadow, crisp as toast, moved across the porch toward Jem.
뒷마당 현관은 달빛에 흠뻑 젖어 있었는데, 토스트처럼 선명한 그림자가 현관을 가로질러 젬을 향해 움직였어.
달빛은 은은하니 예쁜데, 상황은 전혀 안 예뻐. 그림자가 얼마나 선명한지 '토스트' 같대. 바삭바삭하게 잘 구워진 그림자가 젬을 향해 다가가는 이 숨 막히는 찰나, 젬은 지금 튀어야 할 타이밍을 재고 있겠지?
Dill saw it next. He put his hands to his face. When it crossed Jem, Jem saw it.
딜이 그다음에 그걸 봤어. 그는 손으로 얼굴을 감쌌지. 그림자가 젬을 지나갈 때, 젬도 그걸 봤어.
드디어 딜까지 목격 완료! 너무 무서워서 얼굴을 가려버리는 딜의 반응, 완전 공포영화의 한 장면 아니냐고. 그런데 그 그림자가 젬을 스쳐 지나가는 순간, 우리 주인공 젬도 드디어 그 정체를 마주하게 돼.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이 순간, 다들 숨 참으라고!
He put his arms over his head and went rigid. The shadow stopped about a foot beyond Jem.
그는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리고는 몸이 굳어버렸어. 그림자는 젬을 30센티미터쯤 지난 곳에서 멈췄지.
젬이 본능적으로 머리를 감싸며 방어 자세를 취했는데, 몸이 얼음처럼 굳어버렸네. 그런데 그놈의 그림자, 젬을 그냥 지나치는 줄 알았더니 딱 한 걸음 정도 뒤에서 멈춰 섰어. 아, 진짜 이 정도면 귀신이 곡할 노릇 아니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