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casionally I looked back at Jem, who was patiently trying to place the note on the window sill.
가끔 나는 뒤를 돌아 젬을 봤는데, 걔는 참을성 있게 창틀 위에 쪽지를 놓으려고 애쓰고 있었어.
보초 서면서도 오빠가 잘하고 있나 궁금해서 자꾸 뒤를 돌아보는 스카우트. 젬은 지금 거의 도 닦는 마음으로 쪽지를 창틀에 올리려고 사투를 벌이는 중이야. 이 꼬맹이들 진짜 진심이라니까!
It would flutter to the ground and Jem would jab it up, until I thought if Boo Radley ever received it he wouldn’t be able to read it.
쪽지는 땅으로 팔랑팔랑 떨어지곤 했고 젬은 그걸 콕콕 집어 올렸는데, 나중에는 부 래들리가 그걸 받는다 해도 읽을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
낚싯대로 쪽지 전달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보여주는 대목이야. 종이가 하도 바닥에 굴러서 너덜너덜해지는 바람에, 나중에는 글씨가 보일지 걱정될 정도지. 젬의 야심 찬 작전이 넝마주이 체험으로 변질되고 있어.
I was looking down the street when the dinner-bell rang. Shoulder up, I reeled around to face Boo Radley and his bloody fangs;
내가 길 아래쪽을 보고 있을 때 저녁 식사 종소리가 울렸어. 어깨를 잔뜩 움츠린 채, 나는 부 래들리와 그의 피 묻은 송곳니를 마주하려고 휙 돌아섰지.
갑자기 울린 종소리에 스카우트가 혼비백산하는 장면이야. 상상 속의 괴물 부 래들리가 등 뒤에 나타난 줄 알고 영혼까지 털려버린 거지. 상상력이 풍부하면 이렇게 몸이 고생한다니까.
instead, I saw Dill ringing the bell with all his might in Atticus’s face.
그런데 대신에 내가 본 건, 애티커스 아빠 면전에서 딜이 온 힘을 다해 종을 흔들어대고 있는 모습이었어.
공포 영화인 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 코미디였어. 부 래들리가 나타난 줄 알았는데, 현실은 딜이 아빠 바로 앞에서 '나 여기 있소' 하듯 종을 미친 듯이 울리고 있는 대환장 파티 현장이었지.
Jem looked so awful I didn’t have the heart to tell him I told him so. He trudged along, dragging the pole behind him on the sidewalk.
젬의 몰골이 너무 처참해서 "거봐, 내가 뭐랬어"라고 말할 차마 용기가 나지 않았어. 오빠는 인도를 따라 낚싯대를 뒤로 질질 끌며 터벅터벅 걸어갔지.
작전 실패 후의 처량한 뒷모습이야. 젬은 지금 멘탈이 바스라졌고, 평소 같으면 '메롱, 내 말이 맞지?'라고 놀렸을 스카우트조차 오빠가 너무 불쌍해서 차마 입을 떼지 못하고 있어. 패배자의 뒷모습은 언제나 쓸쓸한 법이지.
Atticus said, “Stop ringing that bell.” Dill grabbed the clapper; in the silence that followed, I wished he’d start ringing it again.
애티커스 아빠가 “그 종 좀 그만 울려라”라고 말했어. 딜은 종의 추를 꽉 붙잡았고, 그 뒤에 이어진 정적 속에서 나는 차라리 딜이 다시 종을 울려대길 바랐지.
아빠한테 딱 걸리는 순간의 그 싸늘함 알지? 딜이 미친 듯이 종을 흔들다가 아빠 한마디에 바로 얼음이 됐어. 근데 그 뒤에 찾아온 정적이 너무 숨 막혀서, 차라리 시끄러운 종소리가 그리워질 정도라니까. 완전 갑분싸의 정석이지.
Atticus pushed his hat to the back of his head and put his hands on his hips. “Jem,” he said, “what were you doing?” “Nothin’, sir.”
애티커스 아빠는 모자를 머리 뒤로 밀어 넘기고는 양손을 허리에 올렸어. “젬,” 아빠가 말했지, “너 뭐 하고 있었니?” “아무것도 안 했어요, 아빠.”
아빠의 '심문 모드' 발동! 모자 딱 넘기고 허리에 손 올리면 이건 백 퍼센트 진실의 방 대기 중이라는 뜻이지. 젬은 일단 반사적으로 '아무것도 안 했는데요'라고 시전 중인데, 사실 이게 전 세계 공통 국룰 거짓말이잖아.
“I don’t want any of that. Tell me.” “I was—we were just tryin’ to give somethin’ to Mr. Radley.”
“그런 소리 듣고 싶지 않다. 사실대로 말해.” “전— 저희는 그냥 래들리 씨한테 뭘 좀 주려고 했던 것뿐이에요.”
아빠한테는 '아무것도 안 했어요' 같은 뻔한 거짓말이 안 통하지. 애티커스가 단호하게 나오니까 젬이 횡설수설하면서 말문이 막혔어. 결국 '우리는 그냥...'이라면서 자백 아닌 자백을 시작하는데, 애쓰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What were you trying to give him?” “Just a letter.” “Let me see it.” Jem held out a filthy piece of paper. Atticus took it and tried to read it.
“그에게 뭘 주려고 했던 거니?” “그냥 편지 한 통요.” “어디 한번 보자.” 젬은 더러워진 종이 조각을 내밀었어. 애티커스는 그걸 받아 들고는 읽으려 애써 보았지.
자, 이제 문제의 '그 편지'가 등장했어. 낚싯대로 쿡쿡 찌르고 바닥에 굴러다니느라 넝마가 된 그 종이 말이야. 애티커스 아빠가 그걸 받아 들고 읽어보려는데, 아마 글씨보다 흙이 더 많아서 해독 불가 수준이었을걸?
“Why do you want Mr. Radley to come out?” Dill said, “We thought he might enjoy us…” and dried up when Atticus looked at him.
“왜 래들리 씨가 밖으로 나오길 원하는 거니?” 딜이 말했어. “우리는 그분이 우리랑 노는 걸 즐기실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그러다 애티커스 아빠가 쳐다보자 입을 꾹 다물었지.
아빠의 압박 수사가 시작됐어. 딜이 나름대로 '우린 착한 의도였어요'라고 밑밥을 깔아보려는데, 아빠의 그 묵직한 눈빛 한 번에 바로 깨갱 하는 장면이야. 역시 아빠 포스는 아무도 못 이기지.
“Son,” he said to Jem, “I’m going to tell you something and tell you one time: stop tormenting that man. That goes for the other two of you.”
“아들아,” 아빠가 젬에게 말했어. “너한테 한 가지만 말할 테니 딱 한 번만 들어라. 그 사람을 괴롭히는 건 이제 그만둬. 이건 나머지 너희 둘한테도 해당되는 말이다.”
이제 장난 수준이 아니라는 걸 아빠가 못 박고 있어. '딱 한 번만 말한다'는 건 진짜 경고라는 뜻이거든. 젬뿐만 아니라 스카우트랑 딜까지 세트로 묶여서 혼나는 중인데, 분위기 완전 엄숙해졌지.
What Mr. Radley did was his own business. If he wanted to come out, he would.
래들리 씨가 무엇을 하든 그건 그 사람의 사생활이야. 만약 그가 나오고 싶었다면, 나왔겠지.
애티커스 아빠의 철학이 드러나는 대목이야. 남이 집에서 뭘 하든 신경 끄라는 거지. 억지로 끌어내려고 하는 게 얼마나 무례한 짓인지 애들 눈높이에서 아주 논리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