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was the weirdest reason for flight I had ever heard. “How come?”
이건 내가 들어본 가출 이유 중에 가장 이상한 거였어. “어째서?”
때리거나 욕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관심이 없다는 게 가출 이유라니? 스카우트 입장에서는 도저히 머리로 이해가 안 가는 거지. 그래서 '대체 왜?'라고 물어볼 수밖에 없는 거야.
“Well, they stayed gone all the time, and when they were home, even, they’d get off in a room by themselves.”
“글쎄, 걔네(부모님)는 맨날 나가 있었어. 심지어 집에 있을 때조차도, 자기들끼리만 방에 쏙 들어가 있곤 했지.”
딜이 가출한 진짜 이유가 나오고 있어. 부모님이 때리거나 구박한 게 아니라, 아예 딜을 투명인간 취급하며 자기들만의 세계에 갇혀 살았던 거야. 집에 부모님이 있는데도 혼자인 기분, 뭔지 알지? 딜의 서러움이 폭발하기 직전이야.
“What’d they do in there?” “Nothin’, just sittin’ and readin’—but they didn’t want me with ’em.”
“거기서 뭐 하는데?” “아무것도 안 해. 그냥 앉아서 책이나 읽고... 근데 내가 같이 있는 건 원하지 않았어.”
스카우트는 부모님이 방 안에서 대단한 비밀 회동이라도 하는 줄 알았나 봐. 근데 대답은 더 짠해. 그냥 평범한 독서를 하면서도 아들이 옆에 오는 걸 귀찮아했다니, 이건 뭐 거의 '현대판 고려장' 수준의 방치 아니냐고.
I pushed the pillow to the headboard and sat up. “You know something? I was fixin’ to run off tonight because there they all were.
난 베개를 침대 머리판 쪽으로 밀어 넣고 일어나 앉았어. “너 그거 알아? 나 오늘 밤에 도망치려던 참이었어. 왜냐면 부모님이 다 집에 계셨거든.”
여기서 반전! 딜은 부모님이 관심을 안 줘서 도망왔는데, 스카우트는 오히려 부모님이 다 집에 있어서 숨이 막혀 도망가고 싶었대. 애티커스 아빠가 집에 있으면 아무래도 행동에 제약이 생기니까 그렇겠지? 동상이몽도 이런 동상이몽이 없네.
You don’t want ’em around you all the time, Dill—” Dill breathed his patient breath, a half-sigh.
“어른들이 맨날 주변에 붙어 있는 건 별로잖아, 딜—” 딜은 꾹 참는 듯한 숨을 내뱉었어. 반쯤 섞인 한숨이었지.
스카우트는 딜을 위로한답시고 "부모님이 맨날 옆에 있으면 귀찮아"라고 하지만, 딜 입장에서는 그 귀찮음마저 부러운 상황이야. 딜이 내뱉은 한숨에는 '얘는 내 맘을 정말 모르는구나' 하는 깊은 고뇌가 담겨 있어. 분위기 파악 못한 스카우트의 실책!
“—good night, Atticus’s gone all day and sometimes half the night and off in the legislature and I don’t know what—
“—잘 자, 애티커스 아빠는 하루 종일 나가 계시고 가끔은 밤늦게까지 주 의회에 가 있거나 뭐 그런 일을 하시잖아—”
스카우트는 아빠가 바빠서 얼굴 보기 힘들다는 점을 들어서 딜을 위로하려고 해. '우리 아빠도 맨날 없는데 뭐 어때?' 같은 느낌이지. 근데 이게 위로인지 자기 자랑인지 헷갈릴 정도로 쿨하게 말하네.
you don’t want ‘em around all the time, Dill, you couldn’t do anything if they were.” “That’s not it.”
“너도 어른들이 항상 네 옆에 붙어 있는 건 원하지 않잖아, 딜. 만약 옆에 계셨다면 넌 아무것도 못 했을걸.” “그게 아냐.”
스카우트는 부모님이 옆에 있으면 잔소리만 듣고 자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전형적인 꼬맹이야. 그래서 딜의 '무관심'을 오히려 부러운 자유라고 착각하고 있지. 딜의 표정은 보나 마나 '어휴, 이 철부지야' 하는 표정일걸?
As Dill explained, I found myself wondering what life would be if Jem were different, even from what he was now;
딜이 설명하는 걸 들으면서, 난 만약 젬 오빠가 지금의 모습과 다르다면 삶이 어떨지 스스로 궁금해졌어.
딜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스카우트도 갑자기 자기 가족을 되돌아보게 돼. 특히 요즘 들어 부쩍 변한 사춘기 젬 오빠를 보면서 '아, 우리 오빠가 예전 같았으면 어땠을까?' 하고 깊은 생각에 빠진 거지. 원래 남의 집 불행을 들으면 우리 집 행복이 소중해지는 법이거든.
what I would do if Atticus did not feel the necessity of my presence, help and advice. Why, he couldn’t get along a day without me.
만약 애티커스 아빠가 내 존재나 도움, 조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면 난 어떻게 해야 할까. 왜냐하면, 아빠는 나 없이는 단 하루도 견디지 못하실 테니까.
스카우트의 귀여운 착각이 폭발하는 장면이야! 자기가 아빠한테 조언도 해주고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믿고 있어. 사실은 아빠가 스카우트 비위를 맞춰주는 건데 말이야. '나 없으면 우리 아빠 어떡해?'라며 걱정하는 모습이 진짜 효녀(?) 같으면서도 웃겨.
Even Calpurnia couldn’t get along unless I was there. They needed me.
캘퍼니아 아주머니조차 내가 없으면 못 버틸걸. 다들 나를 필요로 했다고.
스카우트의 엄청난 착각 타임이야! 자기가 없으면 집안 살림이 안 돌아갈 거라고 굳게 믿고 있어. 캘퍼니아 아주머니가 들으면 코웃음 칠 소리지만, 딜 앞에서 기죽지 않으려고 자존감을 풀충전해서 말하는 중이지.
“Dill, you ain’t telling me right—your folks couldn’t do without you. They must be just mean to you. Tell you what to do about that—”
“딜, 네가 뭔가 잘못 알고 있는 거야. 네 부모님은 너 없이는 못 사실걸. 그냥 너한테 못되게 구시는 게 틀림없어.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내가 알려줄게—”
딜의 고민 상담소가 열렸어. 스카우트는 자기 기준에서 부모님이 자기를 사랑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니까, 딜의 상황을 '괴롭힘'으로 오해하고 해결사로 나서려고 해. 꼬맹이가 꼬맹이한테 훈수 두는 장면이라 좀 웃프지?
Dill’s voice went on steadily in the darkness: “The thing is, what I’m tryin’ to say is—they do get on a lot better without me, I can’t help them any.
어둠 속에서 딜의 목소리가 차분하게 이어졌어. “문제는, 내가 말하려는 건 말이야—부모님은 나 없이 훨씬 더 잘 지내신다는 거야. 난 그분들한테 아무런 도움이 안 돼.”
스카우트의 근거 없는 위로가 전혀 안 먹히고 있어. 딜은 담담하게 자기가 부모님 인생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존재라는 사실을 뼈아프게 고백하고 있지. 어둠 속이라 딜의 쓸쓸한 마음이 더 잘 느껴지는 대목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