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onder what the next two hours will bring.” Since things appeared to have worked out pretty well, Dill and I decided to be civil to Jem.
"앞으로 두 시간 동안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하구나." 상황이 꽤 잘 풀린 것 같아서, 딜과 나는 젬한테 예의 있게 대해주기로 했어.
아빠는 이미 해탈의 경지에 오르셨어. '어디 또 무슨 일이 터지나 보자' 하는 심정이신 듯? 스카우트랑 딜도 아까는 젬이 얄미웠지만, 가출 소동이 잘 마무리되니까 이제 '대인배' 모드로 들어가서 젬을 봐주기로 했대.
Besides, Dill had to sleep with him so we might as well speak to him.
게다가 딜은 오빠랑 같이 자야 했으니까, 우리도 그냥 오빠한테 말을 거는 게 나았지.
젬이 어른들한테 일러바쳐서 좀 얄미웠지만, 어차피 딜이 젬 방에서 자야 하는 상황이잖아? 비즈니스적으로라도 화해를 하는 게 서로 편하니까 대인배 모드로 나선 거야.
I put on my pajamas, read for a while and found myself suddenly unable to keep my eyes open.
난 잠옷을 입고 잠시 책을 읽다가, 갑자기 눈을 뜨고 있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았어.
폭풍 같은 하루가 지나고 드디어 찾아온 취침 시간! 책 좀 읽어보려 했지만, 쏟아지는 잠에는 장사 없지. 뇌가 순식간에 셧다운 되는 그 느낌, 다들 알지?
Dill and Jem were quiet; when I turned off my reading lamp there was no strip of light under the door to Jem’s room.
딜이랑 젬은 조용했어. 내가 독서등을 껐을 때 젬의 방 문 밑으로 새어 나오는 빛줄기가 전혀 없었거든.
집안이 아주 고요해졌어. 옆방 오빠네도 이미 꿈나라행 급행열차를 탄 모양이야. 문틈으로 빛 하나 안 새어 나오는 거 보니 다들 기절하듯 잠든 게 확실해.
I must have slept a long time, for when I was punched awake the room was dim with the light of the setting moon.
난 아주 오랫동안 잤나 봐. 누군가 쿡 찔러서 잠이 깼을 때 방 안은 지고 있는 달빛으로 어둑어둑했거든.
꿀잠 자고 있는데 누가 툭 쳐서 깨우는 상황이야. 눈떠보니 달은 이미 지고 있고 방 안은 희뿌연 게, 새벽 감성 제대로 터지는 시간대에 강제 기상당했네.
“Move over, Scout.” “He thought he had to,” I mumbled. “Don’t stay mad with him.”
“옆으로 좀 비켜봐, 스카우트.” “오빠는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한 거야,” 내가 중얼거렸어. “오빠한테 너무 오랫동안 화내지 마.”
새벽에 갑자기 침대로 파고드는 딜! 스카우트는 잠결에도 젬 오빠 편을 들어주네. 젬이 어른들한테 일러바친 게 딜 입장에선 서운할 수 있겠지만, 스카우트는 오빠 나름의 책임감 때문이었다고 쉴드 쳐주는 중이야.
Dill got in bed beside me. “I ain’t,” he said. “I just wanted to sleep with you. Are you waked up?”
딜이 내 옆 침대로 들어왔어. “화 안 났어,” 그가 말했어. “그냥 너랑 같이 자고 싶었을 뿐이야. 너 이제 잠 깼니?”
딜은 의외로 쿨하게 화 안 났다고 하네? 사실 무서운 레이첼 아주머니 피해 도망쳐온 건데, 혼자 자기 무서웠거나 친구 온기가 그리웠나 봐. 근데 잠든 애를 깨워놓고 잠 깼냐고 물어보는 건 대체 무슨 심보야?
By this time I was, but lazily so. “Why’d you do it?” No answer.
이때쯤엔 나도 깼지만, 아주 나른한 상태였어. “왜 그런 거야?” 대답이 없었어.
강제 기상 당한 스카우트, 정신은 들었지만 몸은 여전히 천근만근이야. 딜한테 왜 가출이라는 대형 사고를 쳤냐고 돌직구를 날렸는데, 딜은 갑자기 입을 꾹 닫아버리네. 새벽 갬성에 젖어서 대답하기 곤란한 걸까?
“I said why’d you run off? Was he really hateful like you said?” “Naw…”
“왜 도망쳤냐고 물었잖아? 네 말대로 그 사람이 정말 그렇게 미웠어?” “아니...”
답답한 스카우트가 다시 한번 캐묻지. 새아빠가 그렇게 괴롭혀서 도망친 거냐고 물어보는데, 딜의 대답이 예상 밖이야. “아니”라니? 그럼 진짜 도망친 이유는 따로 있다는 건데, 딜의 목소리에서 왠지 쓸쓸함이 느껴져.
“Didn’t you all build that boat like you wrote you were gonna?” “He just said we would. We never did.”
“너희 편지에 쓴 것처럼 그 배 같이 만들지 않았어?” “그냥 그러겠다고 말만 했지. 한 번도 만든 적 없어.”
딜이 편지로는 아빠랑 배도 만들고 엄청 잘 지내는 척하더니, 알고 보니 다 희망 사항이었네. 역시 SNS나 편지 속 세상은 믿을 게 못 된다니까? 기대에 부풀어 물어본 스카우트만 머쓱해졌어.
I raised up on my elbow, facing Dill’s outline. “It’s no reason to run off.
난 팔꿈치를 괴고 몸을 일으켜 딜의 실루엣을 마주 보았어. “그렇다고 가출할 이유까지는 안 되잖아.”
스카우트는 지극히 현실주의자야. 배 안 만들어준 게 좀 서운할 순 있어도, 그게 짐 싸서 집 나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지. 어둠 속에서 딜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너 진짜 왜 이래?'라고 묻는 분위기야.
They don’t get around to doin’ what they say they’re gonna do half the time…” “That wasn’t it, he—they just wasn’t interested in me.”
“어른들은 자기들이 하겠다는 일의 절반도 제대로 안 할 때가 많아...” “그게 아냐, 그 사람은—그 사람들은 그냥 나한테 관심이 없었어.”
스카우트는 어른들의 변덕을 탓하며 딜을 위로하려고 하지만, 딜은 더 깊은 상처를 꺼내 보여줘. 단순히 약속을 안 지킨 게 문제가 아니라, 부모님이 자기를 투명 인간 취급했다는 게 진짜 이유였던 거지. 분위기가 갑자기 숙연해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