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breathed again. It wasn’t me, it was only Calpurnia they were talking about.
휴, 이제야 살겠네. 혼나는 게 내가 아니라, 그냥 칼퍼니아 아줌마 얘기였더라고.
우리 스카우트가 자기 혼날까 봐 심장이 쫄깃했나 봐. 근데 알고 보니 어른들 싸움 주제가 자기가 아니라 칼퍼니아 아줌마였던 거지. 남 일처럼 말하면 안 되지만, 일단 내 목숨은 건졌다는 안도감이 여기까지 느껴지지 않니? 역시 인생은 타이밍과 눈치야.
Revived, I entered the livingroom. Atticus had retreated behind his newspaper and Aunt Alexandra was worrying her embroidery.
기운을 차리고 거실로 들어갔어. 아빠는 신문 뒤로 쏙 숨어버렸고, 알렉산드라 고모는 자수 틀을 아주 달달 볶고 있었지.
분위기 완전 싸늘한 거 느껴져? 아빠는 싸우기 싫어서 신문으로 얼굴 가리고 '나 없다~' 시전 중이고, 고모는 화풀이를 자수 틀에다 하고 있어. 거실 공기가 거의 영하 20도 급이야. 이럴 땐 가만히 있는 게 상책이지.
Punk, punk, punk, her needle broke the taut circle. She stopped, and pulled the cloth tighter: punk-punk-punk.
퍽, 퍽, 퍽, 고모의 바늘이 팽팽한 자수 틀을 뚫었어. 고모는 멈추더니 천을 더 팽팽하게 당겼지. 퍽-퍽-퍽.
자수 놓는 소리가 이렇게 무서울 일이야? '퍽퍽' 소리가 거의 타격음 수준인데, 고모가 바늘로 천을 찌르는 게 아니라 누군가를 찌르고 싶어 하는 느낌이야. 천을 꽉 조이는 모습에서 고모의 고집이 여기까지 느껴져서 숨 막힌다, 얘.
She was furious. Jem got up and padded across the rug. He motioned me to follow.
고모는 완전 뚜껑 열린 상태였어. 젬이 일어나서 카펫 위를 소리 없이 살금살금 걸어갔지. 그러고는 나한테 따라오라고 손짓을 하더라고.
오빠 젬의 눈치 코치 만렙 찍는 순간이야! 여기서 더 있다간 고모 화풀이 대상이 될 게 뻔하니까, 동생 데리고 조용히 탈출각 잡는 거지. 닌자처럼 발소리 죽이고 도망가는 뒷모습 상상해 봐. 정말 듬직한 오빠 아니니?
He led me to his room and closed the door. His face was grave.
오빠가 나를 자기 방으로 데려가더니 문을 닫았어. 얼굴이 아주 심각하더라고.
고모랑 아빠가 말다툼하는 걸 보고 젬 오빠가 동생을 긴급 대피시킨 상황이야. 평소 장난기 많던 오빠 표정이 갑자기 돌부처처럼 굳어버리니까 분위기가 아주 묘해졌지?
“They’ve been fussing, Scout.” Jem and I fussed a great deal these days,
“스카우트, 어른들이 다투고 계셔.” 나랑 젬도 요즘 엄청 투덜대며 싸우긴 했지만,
젬 오빠가 지금 집안 분위기를 한 줄 요약해주고 있어. 아이들도 맨날 투닥거리지만, 지금 거실에서 벌어지는 어른들의 싸움은 차원이 다르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낀 거지.
but I had never heard of or seen anyone quarrel with Atticus. It was not a comfortable sight.
아빠랑 말다툼을 하는 사람은 들어본 적도 본 적도 없었어. 정말 보기 불편한 장면이었지.
아티커스 아빠는 마을에서 제일가는 젠틀맨이라 누구랑 싸울 사람이 아니거든. 그런 아빠가 고모랑 대립하는 걸 보니 스카우트 마음이 가시방석에 앉은 것마냥 조마조마한 거야.
“Scout, try not to antagonize Aunty, hear?” Atticus’s remarks were still rankling,
“스카우트, 고모 기분 거스르지 않게 노력해, 알았지?” 아빠가 하신 말씀들이 여전히 가슴에 맺혀 있었는데,
젬 오빠는 집안 평화를 위해 동생보고 참으라고 달래고 있어. 하지만 우리 스카우트는 아까 아빠한테 들은 쓴소리가 가슴 속에서 지옥불처럼 부글부글 끓고 있는 중이야. 오빠 말이 귀에 들어오겠니?
which made me miss the request in Jem’s question. My feathers rose again.
그래서 젬의 질문 속에 담긴 부탁을 놓치고 말았지. 난 또다시 기분이 상해서 울컥했어.
오빠는 동생을 걱정해서 좋게 말한 건데, 지금 스카우트는 마음이 꼬일 대로 꼬였어. 오빠의 '제발 좀 참아줘'라는 간절한 부탁을 '나한테 명령하는 거야?'로 오해하고 다시 전투 모드 돌입!
“You tryin‘ to tell me what to do?” “Naw, it’s—he’s got a lot on his mind now, without us worrying him.”
“지금 나한테 이래라저래라하는 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아빠 지금 머릿속이 아주 복잡하시잖아, 우리까지 걱정 끼쳐드리지 않아도 말이야.”
우리 스카우트, 사춘기 예고편 찍니? 오빠가 좋게 말하는데 바로 '너 지금 나 가르치냐?' 모드로 나오네. 젬은 아빠가 재판 때문에 골머리 썩는 거 아니까 동생 좀 진정시키려는 건데, 역시 남매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더니 공기가 아주 살벌해. 아빠 생각하는 젬의 기특한 마음이 돋보이는 대목이지.
“Like what?” Atticus didn’t appear to have anything especially on his mind.
“뭐 같은 거? 아빠는 딱히 고민 있어 보이지도 않던데.”
스카우트 눈에는 아빠가 세상 평온해 보이나 봐. 원래 고수들은 티를 안 내는 법인데, 아직 어린 스카우트는 겉모습만 보고 '우리 아빠 평소랑 똑같은데 왜 저래?' 하는 거지. 눈치 챙겨, 스카우트! 아빠의 포커페이스가 너무 완벽해서 애가 속고 있잖아.
“It’s this Tom Robinson case that’s worryin‘ him to death—” I said Atticus didn’t worry about anything.
“이 톰 로빈슨 사건 때문에 아빠가 아주 죽을 맛이라고—” 난 아빠가 아무것도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어.
드디어 젬이 핵심을 찔렀어! 마을 전체를 뒤흔드는 그 무시무시한 사건이 아빠를 갉아먹고 있다는 거지. 근데 스카우트는 여전히 '우리 아빠는 강철 멘탈이야'라며 똥고집 부리는 중이야. 오빠랑 동생의 시각 차이가 거의 지구 끝에서 끝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