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nned, Jem and I looked at each other, then at Atticus, whose collar seemed to worry him. We did not speak to him.
너무 어이가 없어서 젬이랑 나는 서로를 쳐다봤어. 그러고 나서 아빠를 봤는데, 아빠는 자기 셔츠 깃이 신경 쓰이는지 자꾸 만지작거리시더라. 우린 아빠한테 아무 말도 안 했어.
아빠가 갑자기 가문 타령을 하니까 애들이 지금 뇌 정지 온 거야. '이게 실화냐?' 싶은 거지. 아빠도 자기가 한 말이 스스로도 민망한지 넥타이나 옷깃을 만지작거리는 어색한 기류가 흐르고 있어. 공기가 거의 영하 40도급으로 썰렁해진 상황이야.
Presently I picked up a comb from Jem’s dresser and ran its teeth along the edge.
그러다가 난 젬의 서랍장 위에 있던 빗을 집어 들어서 그 빗등을 모서리에 대고 드르륵 긁었어.
어색한 정적이 흐르니까 스카우트가 괜히 옆에 있는 빗으로 장난치는 거야. 분위기가 묘할 때 손 가만히 못 두고 뭐라도 만져야 마음이 놓이는 거 알지? 딱 그 심정이야.
“Stop that noise,” Atticus said. His curtness stung me.
“그 소리 좀 그만해라,” 아빠가 말씀하셨어. 아빠의 그 퉁명스러운 말투에 난 마음이 상했지.
평소엔 세상 다정하던 아빠가 갑자기 정색하면서 짜증을 내니까 스카우트가 충격을 받은 거야. 아빠도 지금 고모 때문에 스트레스 수치가 한계치까지 차올라서 예민 보스 모드거든.
The comb was midway in its journey, and I banged it down.
빗이 딱 중간쯤 가고 있었는데, 난 빗을 확 내려놓았어.
아빠가 화내니까 하던 동작 그대로 멈추고 빗을 탁 던지듯 내려놓는 장면이야. 어린아이 특유의 서러움과 반항심이 섞여서 빗을 내려놓는 소리에도 감정이 실려 있지.
For no reason I felt myself beginning to cry, but I could not stop.
뜬금없이 눈물이 왈칵 쏟아지기 시작했는데,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어.
평소랑 다르게 아빠가 쌀쌀맞게 구니까 스카우트 멘탈이 바사삭 부서진 거야. 이유도 모르고 그냥 눈물이 펑펑 나는 그 서러운 잼민이의 마음, 다들 알지? 지금 공기 자체가 너무 차가워져서 애가 감당이 안 되는 상태야.
This was not my father. My father never thought these thoughts. My father never spoke so.
이건 우리 아빠가 아니었어. 아빠는 절대 이런 생각을 하실 분이 아니거든. 아빠는 한 번도 그렇게 말씀하신 적이 없었어.
가문 자랑이나 늘어놓고 훈계나 하는 아빠 모습에 스카우트가 단단히 충격받았어. 평소의 멋진 아빠가 '캐붕(캐릭터 붕괴)' 된 걸 보니까 거의 '누구세요?' 수준으로 낯설게 느껴지는 거야.
Aunt Alexandra had put him up to this, somehow. Through my tears I saw Jem standing in a similar pool of isolation, his head cocked to one side.
아무래도 알렉산드라 고모가 아빠한테 이렇게 시킨 모양이야. 눈물 너머로 젬이 고개를 한쪽으로 까딱한 채 비슷한 소외감 속에 서 있는 게 보였어.
범인은 바로 고모! 아빠를 뒤에서 조종한 흑막을 스카우트가 눈치챈 거지. 오빠 젬도 지금 아빠의 낯선 모습에 '이게 실화냐?' 싶어서 같이 얼어붙어 있는 아주 짠한 상황이야.
There was nowhere to go, but I turned to go and met Atticus’s vest front.
갈 곳이 아무 데도 없었지만, 난 돌아서서 가려다가 아빠의 조끼 앞자락에 부딪혔어.
서러워서 도망이라도 치고 싶은데 막상 갈 데는 없고, 그냥 몸을 홱 돌렸더니 바로 눈앞에 아빠가 서 있는 거야. 아빠가 미워도 결국 기댈 곳은 아빠 품밖에 없는 아이의 본능적인 모습이 보여서 짠하지.
I buried my head in it and listened to the small internal noises that went on behind the light blue cloth:
난 아빠 품에 머리를 파묻고 연한 파란색 셔츠 너머에서 들려오는 작고 은밀한 소리들에 귀를 기울였어.
서러워서 펑펑 울다가 결국 아빠 품으로 쏙 들어간 장면이야. 아빠가 아까는 좀 무섭게 굴었지만, 역시 제일 편안한 곳은 아빠 품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아는 거지. 셔츠 너머로 들리는 소리에 집중하면서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어.
his watch ticking, the faint crackle of his starched shirt, the soft sound of his breathing.
아빠 시계가 째깍거리는 소리, 빳빳하게 풀 먹인 셔츠에서 나는 희미한 바스락 소리, 그리고 아빠의 부드러운 숨소리 같은 거 말이야.
아빠 품에 안기면 들리는 그 특유의 냄새와 소리들이 있잖아? 스카우트에게는 이게 세상에서 가장 마음 놓이는 소리야. 아까 고모 때문에 날카로워졌던 마음이 이 소리들을 들으면서 스르르 녹아내리는 중이지.
“Your stomach’s growling,” I said. “I know it,” he said. “You better take some soda.” “I will,” he said.
“아빠 배에서 꼬르륵 소리 나요,” 내가 말했어. “나도 안다,” 아빠가 말씀하셨지. “소다 좀 드시는 게 좋겠어요.” “그러마,” 아빠가 대답하셨어.
진지하고 감동적인 분위기였는데 갑자기 아빠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서 분위기가 확 반전됐어! 아빠도 민망했는지 쿨하게 인정하는 모습이 너무 귀엽지 않니? 역시 배고픔 앞에는 장사 없는 법이야.
“Atticus, is all this behavin‘ an’ stuff gonna make things different? I mean are you —?”
“애티커스 아빠, 이런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어쩌고 하는 것들이 상황을 다르게 만들까요? 제 말은, 아빠도 혹시—?”
아빠 품에서 조금 안정이 되니까 이제 본론을 물어보는 거야. 고모가 강조하는 가문의 품위니 뭐니 하는 것들 때문에 아빠까지 변해버릴까 봐 스카우트는 그게 제일 겁이 나거든. 아빠도 고모처럼 엄해질까 봐 걱정되는 마음이 느껴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