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odor I had met many times in rain-rotted gray houses where there are coal-oil lamps, water dippers, and unbleached domestic sheets.
비에 썩어가는 회색 집들, 석유 램프랑 물 바가지, 그리고 표백 안 한 투박한 시트가 있는 집에서 여러 번 맡아본 그런 냄새였지.
스카우트가 예전에 가난하고 낡은 집들에서 맡았던 익숙하지만 불쾌한 냄새를 아주 디테일하게 나열하고 있어. 낡고 습한 집 특유의 냄새가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지 않니?
It always made me afraid, expectant, watchful. In the corner of the room was a brass bed, and in the bed was Mrs. Dubose.
그 냄새는 항상 나를 두렵게 하고, 뭔가를 기다리게 하고, 또 경계하게 만들었어. 방구석에는 놋쇠 침대가 하나 놓여 있었고, 그 침대 위에는 듀보스 할머니가 있었지.
냄새 하나로 사람 기를 팍 죽이네. 그 으스스한 냄새 때문에 스카우트는 온몸의 촉수가 바짝 서 있는 상태야. 방 한가운데도 아니고 구석진 곳에 할머니가 딱 버티고 있으니까 무슨 끝판왕 만난 느낌이지?
I wondered if Jem’s activities had put her there, and for a moment I felt sorry for her.
젬 오빠가 한 짓 때문에 할머니가 저렇게 누워 계신 건가 싶어서, 아주 잠깐 동안은 할머니가 불쌍하다는 생각도 들었어.
오빠가 정원을 망쳐놔서 충격받아 누우신 건가 싶은 거지. 아무리 무서운 할머니라도 아파서 누워 있는 걸 보니 애 마음이 또 약해지네. 물론 아주 '잠깐' 뿐이지만 말이야.
She was lying under a pile of quilts and looked almost friendly.
할머니는 누비이불 더미 아래 누워 계셨는데, 웬일인지 거의 인자해 보이기까지 하더라고.
평소엔 호랑이 선생님보다 무섭더니, 이불 속에 파묻혀 있으니까 웬일로 좀 착해 보이나 봐. 역시 사람은 잠잠히 누워 있을 때가 제일 평화로운 법이지, 안 그래?
There was a marble-topped washstand by her bed; on it were a glass with a teaspoon in it, a red ear syringe, a box of absorbent cotton,
침대 곁에는 대리석 상판을 댄 세면대가 있었는데, 그 위에는 티스푼이 꽂힌 유리컵이랑 빨간 귀 세정용 주사기, 그리고 탈지면 한 상자가 놓여 있었어.
할머니 방의 디테일한 묘사 좀 봐. 세면대 위에 놓인 물건들만 봐도 뭔가 병원 같고 기괴한 분위기가 풍기지? 저 빨간 주사기는 또 왜 저기 있는지, 상상만 해도 코끝이 찡해지는 병원 냄새가 나는 것 같아.
and a steel alarm clock standing on three tiny legs.
그리고 아주 작은 다리 세 개로 서 있는 강철 자명종 시계도 하나 있었지.
저 시계 다리 세 개로 위태롭게 서 있는 거 좀 상상해 봐. 째깍째깍 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을 텐데, 젬이랑 스카우트한테는 그 소리가 마치 시한폭탄 터지기 전 소리처럼 들렸을지도 몰라.
“So you brought that dirty little sister of yours, did you?” was her greeting.
“그래, 그 꾀죄죄한 네 여동생을 데려왔구나, 그렇지?” 이게 할머니의 첫인사였어.
만나자마자 악담부터 퍼붓는 할머니 포스 좀 봐. 인사치고는 너무 매운맛 아니냐? 스카우트 입장에선 억울해 죽겠지. 예쁘게 입고 왔어도 'dirty' 소리 들었을걸?
Jem said quietly, “My sister ain’t dirty and I ain’t scared of you,” although I noticed his knees shaking.
젬 오빠는 “내 여동생은 안 더러워요. 그리고 난 할머니 안 무서워요.”라고 조용히 말했지만, 오빠 무릎이 달달 떨리는 걸 난 보고 말았지.
입으로는 센 척하는데 다리는 정직하게 리듬을 타고 있는 우리 오빠... 너무 짠하지 않니? 무서워 죽겠는데 동생 쉴드는 쳐줘야겠고, 아주 고군분투 중이야.
I was expecting a tirade, but all she said was, “You may commence reading, Jeremy.”
난 불호령이 떨어질 줄 알았는데, 할머니는 그냥 “책 읽기 시작하렴, 제레미.”라고만 말했어.
갑자기 웬 교양 모드? 아까까지 독설 퍼붓더니 갑자기 점잖게 책 읽으라니, 이게 더 소름 돋는 거 알지? 원래 조용히 시키는 끝판왕 보스가 더 무서운 법이야.
Jem sat down in a cane-bottom chair and opened Ivanhoe. I pulled up another one and sat beside him.
젬 오빠는 등나무 의자에 앉아서 '아이반호'를 폈어. 나도 의자 하나를 끌어와서 오빠 옆에 앉았지.
이제 본격적인 독서 타임 시작! 무서운 할머니 앞에서 책 읽는 게 공부보다 오조오억 배는 힘들걸? 둘이 꼭 붙어 앉아 있는 모습이 마치 폭풍우 속의 아기 새들 같아서 귀여우면서도 애잔하다.
“Come closer,” said Mrs. Dubose. “Come to the side of the bed.”
“더 가까이 오너라,” 듀보스 할머니가 말씀하셨어. “침대 옆쪽으로 오렴.”
할머니가 애들을 자기 쪽으로 소환하고 있어. 멀리서 봐도 무서운 분인데 바로 옆까지 오라니, 이건 거의 호랑이 굴로 걸어 들어오라는 소리랑 똑같지 뭐니.
We moved our chairs forward. This was the nearest I had ever been to her, and the thing I wanted most to do was move my chair back again.
우리는 의자를 앞으로 당겨 앉았어. 할머니랑 이렇게까지 가까이 있어 본 건 처음이었는데, 내가 세상에서 제일 하고 싶었던 건 의자를 다시 뒤로 빼는 일이었지.
억지로 끌려가긴 했는데 마음은 이미 백스텝 밟고 있는 스카우트의 심정... 느껴지니? 몸은 할머니 옆인데 영혼은 벌써 저 멀리 탈출 중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