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Eight
제8장
자, 이제 새로운 장이 열렸어! 퀘벡에서의 미스터리가 풀리기도 전에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는 거지. 분위기가 반전될 것 같은 예감이 들지 않아?
Five days after Ashley returned from Quebec City, father was on the telephone.
애슐리가 퀘벡 시티에서 돌아오고 닷새 뒤에, 아버지가 전화를 하셨어.
애슐리는 이제 좀 숨 좀 돌리나 싶었을 거야. 퀘벡에서의 그 난리 법석을 뒤로하고 집에 온 지도 벌써 5일이나 지났거든. 근데 갑자기 아빠한테서 전화가 왔다? 보통 소설에서 평화로울 때 오는 전화는 사건의 시작인 경우가 많지. 아빠가 무슨 말을 하실지 궁금하네.
“I just got back.” “Back?” It took Ashley a moment to remember. “Oh, Your patient in Argentina. How is he?”
“방금 막 돌아왔단다.” “돌아오셨다고요?” 애슐리는 기억해 내는 데 시간이 좀 걸렸어. “아, 아르헨티나에 있는 아빠 환자요. 그분은 좀 어떠세요?”
아빠가 갑자기 전화해서 '나 컴백했어'라고 하는데, 애슐리는 퀘벡에서 겪은 충격 때문인지 뇌 회로가 잠깐 멈춘 것 같아. 아빠가 어디 갔었는지도 까먹고 있다가 뒤늦게 '아 맞다, 아르헨티나!' 하고 무릎을 탁 치는 상황이지. 머릿속에 로딩 중인 동그라미가 뱅글뱅글 돌았을 거야.
“He’ll live.” “I’m glad.” “Can you come up to San Francisco for dinner tomorrow?”
“살긴 살 거다.” “다행이네요.” “내일 저녁 먹으러 샌프란시스코로 올라올 수 있겠니?”
의사 아빠들의 쿨함은 전 세계 공통인가 봐. 환자 상태를 '살긴 살 거야'라고 한마디로 요약해 버리시네. 그러더니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샌프란시스코로 오라고 소환장을 날리시는데, 왠지 거절할 수 없는 포스가 느껴지지 않아?
She dreaded the thought of facing him, but she could think of no excuse. “All right.”
그녀는 그를 마주할 생각을 하니 두려웠지만, 마땅한 핑계가 떠오르지 않았어. “알겠어요.”
애슐리는 지금 아빠를 만나는 게 공포 영화 보는 것보다 싫은가 봐. 속으로는 '제발... 핑계야 나와라!' 하고 외치고 있는데, 머릿속이 하얘져서 아무것도 안 떠오르는 거지.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네...' 하고 대답하는 애슐리의 짠한 모습이야.
“I’ll see you at Restaurant Lulu. Eight o’clock.” Ashley was waiting at the restaurant when her father walked in.
“룰루 레스토랑에서 보자. 8시란다.” 아버지가 들어오셨을 때 애슐리는 식당에서 기다리고 있었어.
약속 장소 이름이 '룰루'라니, 분위기는 전혀 룰루랄라가 아닌데 말이야. 애슐리는 약속 시간보다 일찍 가서 대기 타고 있었나 봐. 아빠가 식당 문을 열고 당당하게 들어오는 장면인데, 여기서부터 뭔가 중요한 이야기가 시작될 것 같은 느낌이 팍 오지?
Again, she saw the admiring glances of recognition on people’s faces.
또다시, 그녀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알아보는 듯한 감탄 섞인 눈길을 보았어.
아빠가 워낙 슈퍼스타급 유명인이라 식당 들어오자마자 사방에서 시선이 꽂히는 상황이야. 연예인 아빠를 둔 딸의 흔한 일상이지만, 지금 애슐리 기분은 마냥 뿌듯하지만은 않은 것 같네.
Her father was a famous man. Would he risk everything he had just to—?
그녀의 아버지는 유명한 사람이었어. 그가 가진 모든 것을 걸고 설마—?
애슐리가 아빠를 의심하기 시작했어. 사회적 지위도 높고 남부러울 것 없는 양반이 미쳤다고 그런 위험한 짓을 했을까 싶으면서도 의구심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장면이지.
He was at the table. “It’s good to see you, sweetheart. Sorry about our Christmas dinner.”
그는 테이블에 앉아 있었어. “만나서 반갑구나, 얘야. 지난 크리스마스 저녁 식사는 미안하게 됐다.”
아빠가 자리에 앉으면서 다정하게 인사를 건네네. 크리스마스 때 무슨 사고라도 쳤었나 봐? 분위기는 훈훈한 척하는데 왠지 모를 서늘함이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
She forced herself to say, “So am I.” She was staring at the menu, not seeing it, trying to get her thoughts together.
그녀는 억지로 “저도요.”라고 말했어. 그녀는 메뉴판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지만, 눈에 들어오지는 않았고, 생각을 정리하려고 애쓰고 있었지.
애슐리 지금 영혼 가출 상태야. 아빠가 사과하니까 대답은 하는데, 머릿속은 온통 의심으로 가득 차서 메뉴판 글씨가 외계어로 보일 지경인 거지. 멘탈 부여잡으려고 노력 중이야.
“What would you like?” “I-I’m not really hungry,” she said. “You have to eat something. You’re getting too thin.”
“뭐 먹을래?” “별로... 배 안 고파요,” 그녀가 말했어. “뭐라도 좀 먹어야지. 너 너무 마르고 있잖니.”
아빠가 메뉴판 보면서 딸 챙기는 척하는데, 애슐리는 지금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게 생겼냐고! 퀘벡에서 겪은 일이 머릿속에서 상영 중인데 아빠는 '너 왜 이렇게 말랐냐'며 한국 부모님들 같은 소리를 하고 계시네. 훈훈한 척하지만 공기는 아주 얼음판이야.
“I’ll have the chicken.” She watched her father as he ordered, and she wondered if she dared to bring up the subject.
“치킨으로 할게요.” 그녀는 아버지가 주문하는 걸 지켜보며, 그 이야기를 꺼낼 용기가 있는지 자문해 봤어.
입맛도 없으면서 일단 아무거나 고른 게 치킨이야 역시 치느님은 못 참지? 근데 지금 애슐리 머릿속은 '이 타이밍에 그 얘기를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로 터지기 일보 직전이야. 아빠 주문하는 모습이 왠지 모르게 낯설게 느껴지는 타이밍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