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ondly, I didn’t know what to order. What did normal people drink in public houses?
둘째로, 나는 무엇을 주문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평범한 사람들은 술집에서 무엇을 마시는가?
에리너의 '사회성 데이터베이스'에 중대한 오류가 발생했어! 술집에 오긴 왔는데, '보통 인간'들이 여기서 뭘 마시는지 정보가 전혀 없는 거지. 에리너 눈에는 메뉴판이 마치 외계 문명 암호처럼 보일 거야. 평범함을 연구하는 인류학자의 고뇌가 느껴지지 않니?
I decided to take control of the situation. “Raymond, I will go to the bar. I insist. What would you like me to order for you?”
나는 상황을 통제하기로 결심했다. “레이먼드, 내가 바로 가겠어요. 내 고집이에요. 내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주문하면 좋겠나요?”
주문하는 법도 모르면서 일단 '상황 통제(take control)'부터 하겠대. 역시 우리 에리너, 주도권은 뺏기지 않지! 자기가 가서 직접 보고 관찰하겠다는 의지가 'I insist(내 고집이야)'라는 단호한 말에 듬뿍 담겨 있어. 레이먼드를 챙겨주는 척하면서 사실은 자기 연구 목적을 달성하려는 치밀함!
He tried to argue but I stood my ground and eventually he agreed, although he seemed annoyed.
그는 반박하려 했으나 나는 물러서지 않았고, 그는 짜증스러워 보이면서도 결국 동의했다.
레이먼드는 매너 있게 자기가 가겠다고 했겠지만, 에리너의 'Stood my ground(내 자리를 지키다/굴하지 않다)' 공격에 결국 무너졌어. 레이먼드의 짜증 섞인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에리너의 마이웨이! 두 사람의 기 싸움에서 에리너가 판정승을 거둔 셈이지.
I simply could not fathom why he was making such a fuss about it.
나는 그가 왜 그 일에 그토록 법석을 떠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에리너는 지금 레이먼드의 반응이 '파악 불가(fathom)' 상태야. 자기가 가겠다는데 왜 레이먼드가 'fuss(호들갑/법석)'를 떠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거지. 사회적 예의나 남성의 보호 본능 같은 건 에리너의 레이더에 잡히지 않는 스텔스 기능이거든.
“Right, well, I suppose I’ll have a pint of Guinness then. But I wish you’d let me get it, Eleanor.”
“그래요, 음, 그럼 기네스 한 파인트로 하죠. 하지만 에리너, 그냥 내가 다녀오게 해줬으면 좋겠네요.”
레이먼드가 드디어 메뉴를 정했어. '기네스 한 파인트(a pint of Guinness)'. 아주 클래식한 선택이지? 그러면서도 미련을 못 버리고 자기가 가고 싶다고 한탄하는 모습이 왠지 귀엽지 않니? 에리너의 철벽 방어에 상처 입은 레이먼드의 소심한 투덜거림이야.
I put both hands on the table and leaned forward so that my face was very close to his.
나는 테이블 위에 양손을 올리고 내 얼굴이 그의 얼굴에 아주 가까워지도록 몸을 앞으로 숙였다.
에리너의 돌발 행동! 갑자기 얼굴을 레이먼드 코앞까지 들이대고 있어. 로맨틱한 분위기냐고? 전혀! 에리너에겐 이건 아주 '진지한 대화'를 위한 물리적 장치일 뿐이야. 레이먼드는 당황해서 심장이 요동쳤겠지만, 에리너는 그저 팩트를 전달하기 위해 최적의 거리를 잡은 것뿐이지. 에리너의 엉뚱한 진지함에 레이먼드 기절 각!
“Raymond, I will purchase the drinks. It’s important to me, for reasons that I don’t wish to articulate to you.”
“레이먼드, 술은 내가 사겠어요. 굳이 당신에게 설명하고 싶지 않은 어떤 이유들 때문에 내게는 아주 중요한 문제거든요.”
에리너는 지금 자기만의 '사회적 실험'을 위해 주도권을 잡으려고 해. 술을 산다는 지극히 평범한 행동을 무슨 국가 기밀이라도 되는 양 '설명하고 싶지 않은 이유'라고 포장하는 거 좀 봐. 레이먼드 입장에서는 그냥 얻어먹어서 좋긴 한데, 분위기가 너무 비장해서 체할 것 같지 않니? 역시 에리너는 평범한 상황도 대하소설로 만드는 재주가 있어.
He shrugged, then nodded, and I walked off toward the door.
그는 어깨를 으쓱하더니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문을 향해 걸어갔다.
레이먼드는 이제 에리너의 똥고집... 아니, 단호함을 꺾을 수 없다는 걸 깨달은 모양이야. 쿨하게 포기하고 고개를 끄덕여주네. 에리너는 승전보를 울리며 바 안으로 당당하게 진격하고 있어. 레이먼드의 어깨 으쓱거림에는 '어휴, 그래 네 맘대로 해라'라는 해탈의 경지가 느껴져.
It seemed very dark inside after the sunlight, and noisy too—there was music of an unfamiliar genre pulsing loudly from large speakers.
햇살 아래 있다가 들어와서인지 내부는 무척 어둡게 느껴졌고 소란스럽기까지 했다. 대형 스피커에서는 낯선 장르의 음악이 요란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밝은 밖에서 갑자기 침침한 바로 들어오니까 에리너의 감각이 비명을 지르고 있어. 특히 'unfamiliar genre(낯선 장르)'의 음악이라니! 평생 고전 문학과 조용한 라디오만 즐기던 에리너에게 요즘 펍의 비트 강한 음악은 소음 공해나 다름없을 거야. 음악이 'Pulsing(맥박치듯 울리다)' 한다고 표현한 데서 에리너의 불쾌함이 아주 생생하게 느껴져.
The place wasn’t busy, and I was the only customer at the bar.
가게 안은 붐비지 않았고, 바에 있는 손님은 나뿐이었다.
손님이 에리너 혼자라니, 관찰하기엔 최적의 조건이네! 북적거리는 걸 싫어하는 에리너에겐 다행이지만, 손님이 없으니 점원들이 자기들끼리 노는 꼴을 직관해야 하는 부작용이 생겼어. 에리너는 지금 바에 앉아 마치 현미경으로 미생물을 관찰하듯 바 안쪽을 뚫어지게 보고 있을 거야.
A young man and a young woman were serving; that is to say, they were deep in conversation with each other,
젊은 남녀가 서빙을 하고 있었다. 다시 말하자면, 두 사람은 서로 대화에 푹 빠져 있었다.
에리너의 독설이 시작됐어! 서빙 중이라는 말 뒤에 'That is to say(다시 말해)'를 붙여서 사실은 일 안 하고 노가리 까는 중이라고 꼬집고 있지? 에리너 눈에는 일터에서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 건 시스템의 중대한 결함으로 보이나 봐. 'Deep in conversation'이라는 표현에서 점원들의 불성실함을 우아하게 비꼬는 에리너의 솜씨 좀 봐.
and every so often she would giggle like a simpleton and flick her dyed yellow hair,
여자는 이따금 바보처럼 낄낄거리며 염색한 노란 머리카락을 휙 넘기곤 했다.
에리너의 묘사가 점점 더 가차 없어지고 있어. 'Giggle like a simpleton(바보처럼 낄낄대다)'이라니! 웃음소리 하나에도 품격을 따지는 에리너의 냉정한 평가 좀 봐. 여자가 머리카락을 넘기는 유혹의 제스처조차 에리너 눈에는 그저 의미 없는 운동 에너지의 낭비일 뿐인 거지. 에리너의 관찰 일기에는 '피실험자 A: 지능이 낮아 보임'이라고 적혀 있을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