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nds utterly delightful,” I said. “What about you?” he asked.
“정말이지 유쾌하기 짝이 없는 소리네요.” 내가 대답했다. “에리너 씨는요?” 그가 물었다.
utterly delightful이라는 엘리너의 대답은 진심이라기보다, 레이먼드의 지극히 평범하고도 노동자 계급적인 주말 계획을 비꼬는 엘리너식의 반어법입니다.
I was going home, of course, to watch a television program or read a book. What else would I be doing?
물론 나는 집으로 돌아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시청하거나 책을 읽을 예정이었다. 그 외에 내가 할 일이 또 뭐가 있겠는가?
“I shall return to my flat,” I said. “I think there might be a documentary about komodo dragons on BBC4 later this evening.”
“제 아파트로 돌아갈 겁니다.” 내가 말했다. “오늘 밤 늦게 BBC4 채널에서 코모도왕도마뱀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해줄 것 같거든요.”
BBC4는 영국의 공영 방송 채널 중에서도 주로 예술, 과학, 역사 다큐멘터리 등 지적이고 진지한 콘텐츠를 방영하는 채널입니다. 엘리너의 지적이고 다소 고립된 취향을 잘 보여줍니다.
He looked at his watch again, and then up at the boundless blue sky.
그는 다시 시계를 보더니 가없는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There was a moment of silence and then a blackbird began showing off nearby, his song so spectacular that it bordered on vulgar.
잠시 침묵이 흘렀고, 곧이어 근처에서 검은지빠귀 한 마리가 뽐내듯 노래하기 시작했다. 그 노래가 어찌나 화려한지 천박함에 가까울 정도였다.
We both listened, and when I smiled at Raymond, he smiled back.
우리는 함께 그 노래를 경청했고, 내가 레이먼드를 보고 미소 짓자 그도 마주 미소 지어 주었다.
“Look, it’s far too nice a night to be sitting inside on your own.
“이봐요, 혼자 집 안에만 앉아 있기에는 너무나 근사한 밤이잖아요.”
Fancy grabbing a quick pint somewhere? I’ll need to head off in an hour or so before the offy shuts, but...”
“어디 가서 맥주나 가볍게 한잔할래요? 주류 판매점이 문을 닫기 전까지 한 시간 정도 뒤에는 가봐야 하긴 하지만요.”
offy는 주류 판매점을 뜻하는 off-licence의 줄임말로, 영국에서 흔히 쓰이는 구어체입니다.
This required careful consideration. I had not been in a public house for many years,
이는 신중한 고려가 필요한 제안이었다. 나는 수년간 선술집에 발을 들인 적이 없었다.
public house는 우리가 흔히 아는 펍(pub)의 정식 명칭입니다. 평소 격식 있는 표현을 선호하는 엘리너는 줄임말보다는 이런 정식 명칭을 주로 사용하곤 합니다.
and Raymond could hardly be described as engaging company.
게다가 레이먼드를 매력적인 대화 상대라고 칭하기는 무리가 있었다.
I quickly concluded, however, that it would be useful for two reasons.
하지만 나는 두 가지 이유에서 이 만남이 유익하리라는 결론을 재빨리 내렸다.
Firstly, it would be good practice, as, if things went well, Johnnie Lomond would probably want to take me to a public house during one of our dates,
첫째, 좋은 연습 기회가 될 터였다. 만약 상황이 잘 풀린다면 조니 로몬드 역시 데이트 중에 나를 선술집으로 데려가고 싶어 할 것이기 때문이다.
레이먼드와의 만남을 그 자체로 즐기기보다는, 장차 있을 조니 로몬드와의 데이트를 위한 예행연습으로 여기는 엘리너의 철저하게 계산적인 사고방식이 돋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