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d people actually drink sanitizing hand gel? I supposed they must—hence the sign.
사람들이 실제로 손 소독제를 마신단 말인가? 표지판이 있는 걸로 보아 분명 그런 모양이라고 나는 추측했다.
에리너의 논리 회로 가동! '경고문이 있다 = 마신 사람이 있다'라는 결론에 도달했어. 지극히 합리적이지만 어딘가 엉뚱하지? 'Hence(그러므로)'라는 단어를 써서 팩트 체크를 완료하는 저 단호한 태도 좀 보라구.
Part of me, a very small sliver, briefly considered dipping my head to taste a drop, purely because I’d been ordered not to.
내 안의 아주 작은 일부분이, 순전히 하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머리를 숙여 그 액체를 한 방울 맛보고 싶다는 생각을 아주 잠깐 했다.
세상에, 우리 에리너에게도 이런 장난기가! '하지 마'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청개구리 심보를 'Sliver(작은 조각)'라고 표현했어. 지성인 에리너가 소독제 맛을 궁금해하다니, 이 언니 은근히 락 스타적인 반항 기질이 있는 거 아냐?
No, Eleanor, I told myself. Curb your rebellious tendencies. Stick to tea, coffee and vodka.
안 된다, 에리너. 나는 자책했다. 반항적인 기질을 억제해라. 평소처럼 차와 커피, 그리고 보드카나 마셔라.
스스로를 타이르는 에리너의 엄격한 자아 성찰! 근데 반항하지 말고 마시라는 게 '보드카'라니... 에리너에게 보드카는 이미 일상의 평화로운 루틴인가 봐. 차와 커피랑 보드카를 같은 레벨로 묶어버리는 에리너의 쿨함에 박수를 보낸다.
I was apprehensive about using it on my hands, for fear that it might inflame my eczema, but I did so nonetheless.
습진을 악화시킬까 봐 손에 사용하는 것이 우려되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세정제를 사용했다.
에리너는 지금 손이 예민한 상태야. 아플까 봐 걱정(apprehensive)하면서도 일단 남들 하는 건 다 따라 하는 에리너의 시민의식(?) 좀 봐. 'Nonetheless(그럼에도 불구하고)'라며 소독제를 꾹 짜는 에리너의 비장함이 느껴지니?
Good hygiene is so important— heaven forfend that I would end up becoming a vector of infection.
위생은 매우 중요하다. 내가 감염 매개체가 되는 일은 하늘이 굽어살피어 결코 없어야 할 것이다.
에리너는 지금 손 소독제를 바르면서 거의 인류를 구하는 비장한 마음가짐이야. 자기를 무슨 바이러스 보균자 취급하는 걸 끔찍하게 싫어하거든. 병원에서 제일 말 잘 듣는 방문객 1위 후보라고 할 수 있지. 감염의 근원이 되느니 차라리 알코올에 절여지겠다는 의지가 느껴져.
The ward was large, with two long rows of beds, one down each wall.
병동은 컸고, 양쪽 벽을 따라 침대가 두 줄로 길게 늘어서 있었다.
병동 안으로 들어온 에리너의 시선이야. 공간을 묘사하는 방식이 아주 자로 잰 듯이 정확하지? 양쪽 벽에 침대가 한 줄씩, 총 두 줄. 마치 엑셀 시트의 행과 열을 맞추듯 정갈한 묘사야. 에리너 눈에는 병실도 하나의 데이터처럼 보이는 모양이야.
All the inhabitants were interchangeable: hairless, toothless old men who were either dozing or staring blankly ahead, chins slumped forward.
그곳의 모든 거주자는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로 비슷했다. 머리카락도 치아도 없는 노인들은 졸고 있거나 앞을 멍하니 응시하고 있었으며, 턱은 앞으로 푹 꺾여 있었다.
에리너의 독설 아닌 독설이 시작됐어. 병동 노인들을 'Interchangeable(교체 가능한/똑같은)'하다고 표현하다니! 에리너 눈에는 개성이 없는 풍경이 마치 공장에서 찍어낸 부품들처럼 보이나 봐. 턱이 힘없이 떨어진 노인들의 모습을 아주 정밀하게 묘사하는 냉정한 관찰자 모드지.
I spotted Sammy, right at the end on the left-hand side, but only because he was fat.
나는 왼쪽 맨 끝에서 새미를 발견했는데, 순전히 그가 뚱뚱했기 때문에 알아볼 수 있었다.
에리너의 필터링 없는 묘사 좀 봐. 다 똑같아 보이는 노인들 틈에서 새미 할아버지를 찾은 결정적인 단서가 '뚱뚱해서'라니! 'Only because'라고 못 박는 거 보면, 할아버지에 대한 애정보다는 부피에 의한 식별이 확실했던 모양이야. 에리너는 참 실용적인 여자야.
The rest of them were bones draped with pleated gray skin. I sat down on the vinyl wipe-clean chair next to his bed.
나머지 노인들은 주름진 회색 피부를 걸친 뼈 무더기에 불과했다. 나는 그의 침대 옆에 놓인, 닦기 편한 비닐 의자에 앉았다.
다른 환자들을 '피부 걸친 뼈'라고 표현하다니, 에리너의 감수성이 정말 메말랐지? 하지만 그 와중에 의자가 'Wipe-clean(닦기 쉬운)' 인지부터 체크하는 모습에서 에리너의 위생 집착을 엿볼 수 있어. 죽음의 향기가 나는 병동에서도 에리너는 오직 물성과 위생에만 집중하는 중이야.
There was no sign of Raymond. Sammy’s eyes were closed but he obviously wasn’t comatose.
레이먼드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새미는 눈을 감고 있었으나 분명히 혼수상태는 아니었다.
같이 오기로 한 레이먼드는 어디로 증발했는지 안 보이고, 새미 할아버지는 자는 척인지 진짜 자는 건지 눈을 감고 있어. 에리너는 '분명히(obviously)' 혼수상태는 아니라고 자가 진단을 내려. 아까 매점에서 플레이보이 잡지를 산 게 헛수고가 아니길 바라는 에리너의 간절한(?) 팩트 체크일지도 몰라.
He would be on a special ward if that were the case, hooked up to machinery, wouldn’t he?
만약 정말 그랬다면 그는 온갖 기계 장치에 연결된 채 특별 병동에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레이먼드가 새미 할아버지가 '혼수상태(coma)'라고 뻥을 쳤는데, 에리너의 논리 회로는 이미 반박 준비 완료야. 진짜 코마 상태면 중환자실 같은 '특별 병동'에서 기계 주렁주렁 달고 있어야 한다는 거지. 에리너는 속이기 참 힘든 스타일이야, 그치? 셜록 홈즈가 와도 혀를 내두를 분석력이야.
I wondered why Raymond had lied about it. I could tell from the regular way that Sammy’s chest rose and fell that he was sleeping.
레이먼드가 왜 그 일에 대해 거짓말을 했는지 의아했다. 새미의 가슴이 규칙적으로 오르내리는 모습으로 미루어 볼 때, 그가 단지 잠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에리너는 지금 레이먼드의 구라(?)를 간파했어. 가슴이 오르내리는 '규칙적인 방식(regular way)'을 관찰해서 내린 결론이지. 사람이 숨 쉬는 걸 보고 '잠들었음' 판정을 내리는 에리너의 모습이 거의 의사 선생님 저리 가라네. 레이먼드는 왜 굳이 그런 거짓말을 했을까? 에리너는 그게 궁금해 죽겠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