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do understand that some people think waste is wrong, and, after careful reflection, I tend to agree.
낭비가 나쁜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하며, 신중히 고민해 본 결과 나 또한 그 의견에 동의하는 편이다.
'after careful reflection(신중한 숙고 끝에)' 동의한다니, 역시 에리너다운 화법이야. 낭비가 나쁘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도 철학적으로 검토하고 나서야 인정하는 저 치밀함! 에리너 머릿속에는 지금 거대한 윤리 위원회가 열리고 있는 게 분명해.
But I’d been brought up to think very differently;
하지만 나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도록 길러졌다.
에리너의 뇌 구조가 남들과 다른 근본적인 이유가 드디어 나오네. 'I'd been brought up(양육되어 왔다)'이라는 과거완료 수동태를 써서, 이건 내 선택이 아니라 엄마의 강력한 세뇌 교육 결과라는 걸 암시하고 있어. 벌써부터 엄마의 포스가 느껴져서 소름 돋지 않니?
Mummy always said that only peasants and grubby little worker ants worried about such trivial things.
엄마는 늘 말씀하시길, 오직 소작농이나 꼬질꼬질한 일개미들만이 그런 사소한 일에 신경을 쓴다고 하셨다.
엄마의 선민의식이 폭발하는 대목이야. 알뜰살뜰 사는 평범한 사람들을 'peasants(소작농)'나 'worker ants(일개미)'라고 비하하다니! 에리너의 엄마는 자기가 무슨 대단한 귀족이라도 되는 줄 알았나 봐. 이런 말을 듣고 자랐으니 에리너가 사회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지.
Mummy said that we were empresses, sultanas and maharanis in our own home,
엄마는 우리가 집 안에서는 여제이자, 술타나이며, 마하라니라고 말씀하셨다.
집구석에서 여왕 놀이를 했다는 소리네! 'empresses(여제)', 'sultanas(술탄의 아내)', 'maharanis(인도 왕비)'까지 동원해서 온갖 문화권의 왕실 칭호를 다 갖다 붙인 걸 보니 엄마의 허영심이 우주를 뚫을 기세야. 좁은 집에서 이런 환상 속에 살았다니 참 기괴하지?
and that it was our duty to live a life of sybaritic pleasure and indulgence.
그리고 방탕한 쾌락과 탐닉의 삶을 사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도 하셨다.
쾌락을 즐기는 게 'duty(의무)'라니, 이쯤 되면 에리너의 어린 시절이 얼마나 뒤틀려 있었는지 짐작이 가. 남들처럼 검소하게 사는 건 죄악이고, 오로지 탐닉('indulgence')하는 것만이 미덕인 괴상한 집안이었던 거야. 에리너의 독특한 취향이 어디서 왔는지 이제 다 이해가 되네.
Every meal should be an epicurean feast for the senses, she said,
모든 식사는 오감을 위한 미식의 향연이어야 한다고 그녀는 말했다.
에리너 엄마의 미식 철학 등판! 그냥 배 채우려고 먹는 건 밥이 아니라는 거야. '오감을 위한 향연'이어야 한다니, 엄마의 허세가 거의 미슐랭 3스타급이지? 에리너가 왜 평소에 파스타만 기계적으로 먹게 됐는지 그 반작용이 이해가 가기 시작해.
and one should go hungry rather than sully one’s palate with anything less than exquisite morsels.
그리고 정교한 미식에 못 미치는 음식을 먹어 입맛을 더럽히느니 차라리 굶는 편이 낫다고 했다.
와, 굶는 게 낫대. '입맛을 더럽힌다(sully)'는 표현 좀 봐. 맛없는 거 먹는 걸 거의 죄악 수준으로 생각한 거야. 엄마의 콧대가 에베레스트급이라 웬만한 음식은 'exquisite morsels(정교한 한 입 거리)' 축에도 못 끼었겠지?
She told me how she’d eaten chili-fried tofu in the night markets of Kowloon,
그녀는 구룡의 야시장에서 칠리에 볶은 두부를 어떻게 먹었는지 내게 들려주곤 했다.
갑자기 분위기 세계 테마 기행. 홍콩 구룡 야시장까지 가서 두부를 드셨대. 엄마의 허세 섞인 추억 여행 시작이야. 어린 에리너는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 '세상은 참 넓고 비싼 음식은 많구나'라고 생각했겠지?
and that the best sushi outside of Japan could be found in São Paulo.
또한 일본 밖에서 가장 훌륭한 초밥은 상파울루에서 찾을 수 있다고도 했다.
이번엔 브라질 상파울루? 엄마의 미식 지도는 거의 지구 정복 수준이야. 일본 밖에서 제일 맛있는 스시가 브라질에 있다는 아주 구체적인 허세를 떨고 있어. 에리너는 이런 '고급 정보'를 필터링 없이 흡수하며 자란 거야.
The most delicious meal of her life, she said, had been chargrilled octopus,
그녀는 생애 가장 맛있는 식사가 숯불에 구운 문어였다고 말했다.
드디어 엄마 인생의 메뉴가 나왔어. 바로 숯불 문어 구이! 'The most delicious'라니, 엄마 입에서 나오기 힘든 극찬이지. 근데 이 문어 요리, 배경 설명이 거의 영화 한 편이야.
which she’d eaten at sunset in an unassuming harbor front taverna one late summer evening on Naxos.
그리스 낙소스섬의 어느 늦여름 저녁, 평범한 항구 앞 선술집에서 일몰을 바라보며 먹었던 바로 그 음식 말이다.
메뉴 설명에 배경까지 완벽하지? 그리스 낙소스 섬, 일몰, 항구 앞 선술집... 분위기에 취해서 문어가 맛있었던 건지, 진짜 미식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엄마는 이 '그림 같은 순간'을 에리너에게 박제해버렸어. 'unassuming(평범한)'이라는 단어를 써서 오히려 자신의 안목이 대단하다는 걸 강조하는 고단수 수법이야.
She’d watched a fisherman land it that morning, and then sipped ouzo all afternoon
그녀는 그날 아침 어부가 그것을 건져 올리는 것을 지켜보았고, 그러고는 오후 내내 우조를 홀짝였다.
에리너 엄마의 낙소스섬 문어 요리 허세 2탄이야. 아침부터 어부 형님 일하는 거 1열 직관하고 오후엔 술판 벌였다는 소리지. 'Ouzo'는 그리스 전통 술인데, 문어 하나 먹으려고 낮술부터 때리는 엄마의 광기 어린 미식 열정... 정말 리스펙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