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saw that, throughout all these years, it had been clinging on to life only by the slenderest, frailest of roots.
그리고 보았지, 이 모든 세월 동안, 그것이 아주 가늘고 연약한 뿌리에만 의지해 삶을 버텨왔다는 것을.
식물을 버리면서 보니까 뿌리가 너무 빈약했던 거야. 그 모습이 마치 위태로운 자기 인생 같아서 엘리너가 흠칫 놀란 거지.
Life was so very precarious. I already knew that, of course. No one knew it better than me.
삶은 너무나도 위태로웠어. 물론 난 이미 그걸 알고 있었지. 그 누구도 나보다 그걸 더 잘 알지는 못했어.
빈약한 뿌리를 보며 엘리너는 다시 한번 깨달아. 인생이란 게 얼마나 한순간에 훅 갈 수 있는지, 그리고 자기는 그걸 이미 뼈저리게 겪어본 사람이라는 걸 말이지.
I know, I know how ridiculous this is, how pathetic, but on some days, the very darkest days,
나도 알아, 이게 얼마나 우스꽝스럽고 한심한지. 하지만 어떤 날들, 정말이지 가장 어두운 날들에는,
엘리너가 화초 하나에 목매는 자기 자신이 남들 보기에 얼마나 없어 보일지 이미 셀프 디스하고 시작하는 장면이야. 자의식 과잉 같지만 사실은 그만큼 마음이 무너져 내린 상태라는 걸 암시하지.
knowing that the plant would die if I didn’t water it was the only thing that forced me up out of bed.
내가 물을 주지 않으면 그 식물이 죽을 거라는 걸 아는 게 나를 침대 밖으로 끌어내는 유일한 이유였어.
살 의욕이 전혀 없는데, 나 하나 믿고 버티는 저 식물을 죽게 내버려 둘 순 없다는 마지막 책임감이 엘리너를 움직이게 만든 거야.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생존 투쟁이지.
Still, later that day, I’d come home from work, put the rubbish out, dressed up, made myself go out to the concert.
그래도 그날 늦게 퇴근해서 쓰레기를 내놓고, 옷을 차려입고, 억지로라도 콘서트에 갔어.
우울의 늪에서 허우적대다가도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일상을 회복하려고 발버둥 치는 모습이야. 쓰레기 버리는 사소한 일부터 콘서트 가는 큰일까지 해내려는 게 대견하지 않아?
I went alone. When I met the musician, I needed it to be just me and him, no distractions, no complications.
혼자 갔지. 그 뮤지션을 만날 때, 방해 요소도 복잡한 일도 없이 오직 나와 그 사람뿐이어야 했거든.
이건 뭐 거의 덕후의 정석이지? 최애를 영접하러 가는데 옆에서 누가 쫑알대는 꼴은 절대 못 보겠다는 굳은 의지야. 오로지 둘만의 세계에 집중하고 싶은 엘리너의 망상이 섞여 있어.
I needed to make something happen, anything. I couldn’t keep passing through life, over it, under it, around it.
난 뭐라도 일어나게 해야 했어, 그게 뭐든지 간에. 인생을 그냥 통과하듯, 그 위로든 아래로든 옆으로든 비껴가며 계속 살 순 없었거든.
맨날 방구석에서 식물하고만 대화하다가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가서 한판 제대로 놀아보겠다고 결심한 비장한 순간이야. 더 이상 방관자로 살지 않겠다는 의지랄까?
I couldn’t go on haunting the world like a wraith. And things did happen that night.
유령처럼 이 세상을 떠돌며 지낼 수는 없었어. 그리고 그날 밤, 정말로 일들이 벌어지고 말았지.
존재감 제로인 유령 모드 탈출 선언이야. 근데 그날 밤 벌어진 일이라는 게 사실 로맨틱한 건 아니고 좀 창피한 일이라는 게 함정이지.
The first thing was the realization that the musician simply didn’t know I was there.
첫 번째로 깨달은 건 그 뮤지션이 내가 거기 있다는 것조차 그냥 아예 몰랐다는 사실이었어.
최애가 나를 쳐다봐줄 줄 알았는데 현실은 투명인간 취급. 덕질 인생 최대의 현타가 찾아오면서 김칫국 마시던 자신을 발견한 순간이지.
Why on earth had I ever thought that he would? Stupidity, self-delusion, a feeble connection to reality? Take your pick.
대체 왜 그가 나를 알아볼 거라고 생각했을까? 멍청함, 자기기만, 아니면 빈약한 현실 감각?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봐.
자신의 망상을 스스로 비웃으면서 셀프 디스 중인데, 거의 자기 자신을 바닥까지 털어버리는 수준이야. 정신 차리고 보니 자기가 얼마나 웃겼는지 깨달은 거지.
The shame. I had stood right at the front, ridiculously trussed up in new clothes, clownish makeup, tottering on heels.
아, 창피해. 난 맨 앞줄에 서 있었어. 새 옷으로 말도 안 되게 쫙 빼입고, 광대 같은 화장을 한 채로 하이힐 위에서 비틀거리면서 말이야.
짝사랑하는 가수를 보겠다고 평소 안 하던 풀메이크업에 킬힐까지 장착했는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 자기 모습이 너무 오버스러워서 스스로가 한심해 보이는 상황이야. 코디 실패로 인한 자아 성찰의 시간이지.
When he came onstage, I was close enough to see the double knot he’d tied in his shoelaces,
그가 무대 위로 올라왔을 때, 난 그가 신발 끈을 두 번 묶어놓은 것까지 보일 정도로 가까이 있었어.
가수가 무대에 등장했는데, 얼마나 가까우면 신발 끈 매듭 모양까지 보이겠어? 이건 거의 영혼의 동반자급 거리인데, 사실은 그냥 주인공의 지독한 관찰력과 앞자리 선점 능력을 보여주는 장면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