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kitchen, where I have never cooked for anyone but myself.
나 자신 말고는 그 누구를 위해서도 요리해 본 적이 없는 이 부엌.
손님 한 명 초대 안 해본 엘리너의 지독한 고독이 느껴지는 공간이야. 부엌이 그냥 1인용 식당이었던 셈이지.
Lying here on the floor, corpse-like, I can feel spiky crumbs sticking to the bare backs of my arms, my buttocks, my thighs, my heels.
시체처럼 바닥에 이렇게 누워 있으니, 팔 뒤쪽, 엉덩이, 허벅지, 뒤꿈치 맨살에 뾰족한 부스러기들이 달라붙는 게 느껴져.
술 취해서 바닥에 널브러진 비참한 상황인데, 몸에 닿는 부스러기 감촉까지 생생하게 느끼는 게 참 짠해.
It is cold. I wish I were a corpse. Not long, not long now.
춥다. 내가 시체였으면 좋겠어. 얼마 안 남았어, 이제 정말 얼마 안 남았어.
육체적인 추위보다 삶의 의지를 놓아버린 정신적 냉기가 더 무서운 장면이야. 죽음이 임박했다는 암시지.
All of the empty vodka bottles are in my sight line, dropped on the floor when they were finished.
빈 보드카 병들이 전부 내 시야에 들어와, 다 비우고 나서 바닥에 툭툭 던져둔 것들이지.
고개만 돌리면 보이는 게 빈 술병뿐이라니, 엘리너가 그동안 얼마나 술로 버텨왔는지 뼈저리게 느껴지는 대목이야.
I ought to feel ashamed that someone will find the place in this state, but I feel nothing.
누군가 내 집을 이런 상태로 발견할 거라는 사실에 수치심을 느껴야 마땅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
집안 꼴이 쓰레기장인데도 부끄러움조차 못 느끼는 거 보면 주인공 멘탈이 이미 안드로메다로 로그아웃한 상태야.
Eventually my body will be removed and industrial cleaners will be dispatched, I suppose.
결국 내 시신은 치워질 테고 전문 청소 업체가 파견되겠지, 아마도.
자기 죽음 이후를 마치 남의 집 가구 옮기는 일 말하듯 담담하게 읊조리는 게 소름 돋을 정도로 건조해.
The flat will be re-let. I hope the new tenants will be happy here,
이 아파트는 다시 임대되겠지. 새로운 세입자들은 여기서 행복했으면 좋겠어.
자기는 불행하게 떠나지만 다음 사람들은 잘 살길 바라는, 엘리너의 마지막 남은 일말의 인간미가 느껴지는 장면이야.
leave some traces of love in the walls and the floors and the gaps around the windows for the next inhabitants.
벽과 바닥, 그리고 창틀 사이사이에 사랑의 흔적을 남겨서 다음 거주자들을 위해 전해주길.
사랑 한 톨 없던 자기 인생이랑 대조되게, 온 집안 구석구석 사랑이 스며들길 바라는 마음이 참 애틋해.
I have left nothing. I was never here. I don’t know how long I have been lying like this.
나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어. 난 여기 있었던 적도 없어. 이렇게 누워 있은 지 얼마나 됐는지 모르겠어.
세상에 흔적 하나 안 남기고 먼지처럼 사라지고 싶어 하는 엘리너의 자포자기한 심정이 느껴져. 존재감 제로를 향한 슬픈 선언이지.
I don’t recall how I ended up on the floor of the kitchen, or why I am naked.
어쩌다 주방 바닥까지 오게 됐는지, 내가 왜 벌거벗고 있는지 기억이 안 나.
술 때문에 필름이 완전히 끊긴 상태야. 정신 차려보니 주방 바닥이고 옷은 어디 갔는지 모르는, 그야말로 인생 최대의 현타가 온 장면이지.
I reach for the bottle beside me, anxious about how much remains, instantly relieved at its heaviness.
옆에 있는 병으로 손을 뻗으며 얼마나 남았을지 불안해하다가, 묵직함에 금세 안도해.
알코올 의존증의 비극적인 단면이야. 술이 떨어졌을까 봐 전전긍긍하다가 병이 무거운 걸 확인하고 안심하는 모습이 참 짠하지.
This is the last one, however. When this bottle is done, I have two choices:
하지만 이게 마지막 병이야. 이 병을 다 비우면 나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있어.
안도감도 잠시, 이게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현실로 돌아와. 이제 더 이상 피할 곳 없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