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matter. After dinner and the Archers, I sat down with a pencil and a notepad
뭐, 상관없어. 저녁을 먹고 '디 아처스' 라디오를 들은 뒤에, 연필이랑 메모장을 들고 앉았지.
실수해도 쿨하게 넘기려는 엘리너. 하지만 곧바로 메모장 꺼내는 걸 보니 벌써 다음 작전 회의 들어가는 모양이야. J(계획형)의 정석을 보여주네.
and made a list of all the things I’d need to do in order to prepare.
그리고 준비하기 위해 내가 해야 할 모든 일들의 목록을 만들었어.
준비의 화신 엘리너! 좋아하는 연예인 만나러 가는데 그냥 갈 수 없지.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 돌리면서 리스트 짜는 모습이 거의 첩보 작전 수준이야.
The most important thing, after securing the tickets, was to conduct a reconnaissance visit to the venue,
티켓을 확보한 후에 가장 중요한 일은 공연장으로 사전 답사를 가는 것이었어.
엘리너는 지금 연애라는 전쟁터에 나가기 전 지형지물을 파악하려는 정찰병 모드야. 티켓 샀다고 끝이 아니라 현장 답사까지 가려는 치밀함을 보여주지.
to make sure everything would go smoothly on the night and avoid any unpleasant surprises.
공연 당일 밤에 모든 게 매끄럽게 진행되도록 확인하고 불쾌한 돌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였지.
J형 인간의 끝판왕인 엘리너는 변수를 극도로 싫어해. 완벽한 시나리오를 위해 리허설 전의 리허설을 계획하는 중이야.
Here, at least, I felt Raymond could be of some assistance. We could go together to a different gig, perhaps tomorrow or the following day,
적어도 이 부분에서는 레이먼드가 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느꼈어. 우린 아마 내일이나 모레쯤 다른 공연에 같이 갈 수도 있었거든.
평소엔 레이먼드를 좀 무시하던 엘리너도 이번 답사 작전에는 그가 필요하다는 걸 인정했어. 혼자 가면 이상하니까 들러리로 세우겠다는 속셈이지.
and this would afford me the opportunity to scope out the setting for my forthcoming encounter with destiny.
그러면 다가올 운명적인 만남을 위해 장소를 미리 파악해둘 기회가 생길 테니까 말이야.
엘리너는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와의 만남을 '운명적 만남'이라고 거창하게 불러. 거의 종교 행사 준비하는 수준의 경건함이 느껴져.
After checking that tickets were still available for a gig scheduled for tomorrow evening, I sent an electronic message:
내일 저녁으로 예정된 공연 티켓이 아직 있는지 확인한 뒤에, 나는 전자 메시지를 보냈어.
우리의 계획형 인간 엘리너가 드디어 행동에 나섰어. 그냥 가는 법이 없지. 티켓 유무부터 싹 훑고 나서 레이먼드한테 미끼를 던지는 역사적인 순간이야.
Dear Raymond, would you like to come to Rank Dan’s with me tomorrow night? E
레이먼드에게, 내일 밤에 나랑 같이 랭크 단즈에 갈래? E
문자 메시지에서도 격식 차리는 엘리너 좀 봐. 편지 쓰는 것도 아니고 Dear에다가 마지막에 이름 이니셜 E까지 붙인 거 실화냐? 진짜 독보적인 캐릭터야.
He replied straightaway. Who’s on? What on earth did it matter?
그는 즉시 답장을 보냈어. 누가 나오는데? 도대체 그게 왜 중요한 거지?
레이먼드는 문자 확인하자마자 바로 칼답을 보냈어. 공연 라인업이 궁금한 모양인데, 목적이 따로 있는 엘리너 입장에서는 '누가 나오든 무슨 상관?' 인 거지.
Surely Raymond could have googled this, if it was of such importance to him?
레이먼드도 그게 그렇게 중요했다면 분명 이걸 구글에 검색해 볼 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
자칭 '답정너' 스타일인 엘리너는 궁금하면 직접 찾아보면 될 걸 굳이 물어보는 레이먼드가 이해 안 가는 거야. 요즘 말로 '핑프(핑거 프린세스/프린스)'라고 생각하는 거지.
I replied: Agents of Insanity. Several minutes went by. WTF Eleanor—didn’t know you were into that stuff?
내가 답했어: '광기의 요원들'이야. 몇 분이 흘렀지. 세상에 엘리너—네가 그런 거 좋아하는 줄은 전혀 몰랐는데?
엘리너가 말한 밴드 이름이 워낙 강렬해서 레이먼드가 충격을 제대로 먹었나 봐. 평소 엘리너 이미지랑 '광기'는 매치가 잘 안 되거든.
Not really my thing, TBH, but I’ll come along with you—it’s ages since I’ve been to a gig. Have you got tix?
솔직히 내 취향은 아니지만, 그래도 같이 가줄게—공연장 가본 지 진짜 오래됐거든. 티켓은 있어?
레이먼드가 밴드 이름에 당황하긴 했지만, 결국 엘리너랑 놀고 싶어서 츤데레처럼 같이 가겠다고 하는 장면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