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choose your friends...” Raymond said, toasting me with his pint glass.
“친구는 골라 사귈 수 있지만...” 레이먼드가 파인트 잔을 들어 내게 건배하며 말했어.
레이먼드가 분위기 좀 띄워보려고 아재 감성 듬뿍 담긴 속담의 앞부분을 툭 던지는 장면이지. 건배까지 제의하면서 엘리너랑 소통하려는 레이먼드의 노력이 가상해.
“But you can’t choose your family!” I replied, delighted to be in a position to complete the well-known phrase.
“하지만 가족은 고를 수 없죠!” 내가 대답했어, 잘 알려진 구절을 완성할 수 있는 위치에 있게 된 것이 기뻐서 말이야.
엘리너가 사회적 기술은 좀 부족해도 아는 건 많거든. 드디어 자기가 아는 관용구가 나오니까 신나서 덥석 받아먹는 모습이 마치 정답 맞힌 초등학생처럼 귀여운 순간이야.
It was only a quick crossword clue, not a cryptic one, but still.
그저 간단한 낱말 맞추기 퀴즈 수준이었고, 난해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았어.
엘리너는 스스로를 굉장히 지적이라고 생각해서 이런 속담 맞추기 따위는 식은 죽 먹기라고 허세를 부리지만, 사실은 남들과 대화가 통했다는 사실에 내심 뿌듯해하는 중이야.
“This is exactly like my dad’s fiftieth, Mum’s sixtieth, my sister’s wedding,” Raymond said.
“이건 정확히 우리 아빠 50순 잔치, 엄마 60순 잔치, 그리고 우리 누나 결혼식 때랑 똑같네,” 레이먼드가 말했어.
레이먼드가 자기 집안의 징글징글한 가족 행사들을 떠올리며 진저리를 치는 중이야. 어디나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다는 걸 보여주는 동서고금 막론 공감 백배 상황이지.
“A shite DJ, overexcited kids high on sugar, people who haven’t seen each other for years catching up and pretending they like each other.
엉망진창인 DJ, 설탕 기운에 미쳐 날뛰는 애들, 몇 년 동안 못 본 사람들이 서로 오랜만에 소식을 나누며 친한 척 연기하는 모습까지.
레이먼드가 묘사하는 가족 파티의 하이퍼 리얼리즘이야. 낭만 따위는 개나 줘버린, 영혼까지 탈곡될 것 같은 파티의 씁쓸한 뒷면을 아주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지.
Bet you anything there’ll be a buffet with vol-au-vents, and a fight in the car park at closing time.”
장담하는데, '볼로방'이 나오는 뷔페가 있을 거고, 끝날 때쯤엔 주차장에서 싸움이 날 거야.
레이먼드는 거의 돗자리 깔아도 될 수준이야. 영국 파티의 전형적인 결말인 '음식과 주먹다짐'을 아주 정확하게 예견하고 있지. 이런 파티 한두 번 겪어본 솜씨가 아니야.
I was intrigued. “But surely it must be fun?” I said. “Catching up with family?
나는 호기심이 생겼어. "하지만 분명 즐겁지 않을까?" 내가 말했지. "가족들을 만나서 그동안의 소식을 듣는 거 말이야."
가족 행사라고는 겪어본 적 없는 엘리너의 순진무구한 질문이야. 사회적 경험이 부족한 그녀 눈에는 가족 상봉이 무슨 교과서에 나오는 아름다운 장면처럼 보이나 봐.
All those people, pleased to see you, interested in your life?”
그 모든 사람이 너를 보고 기뻐하고, 네 삶에 관심을 가져주는 거잖아?
엘리너가 상상하는 '이상적인' 가족의 모습이야. 레이먼드가 겪은 지긋지긋한 현실과는 정반대로, 엘리너는 이 상황을 굉장히 긍정적으로, 아니 거의 판타지처럼 생각하고 있어. 듣는 레이먼드 입장에서는 헛웃음이 나올 법한 대목이지.
He looked at me carefully. “D’you know what, Eleanor? It is. I’m just being a grumpy bastard—sorry.”
그는 나를 주의 깊게 쳐다봤어. "있잖아, 엘리너? 네 말이 맞아. 내가 그냥 심술궂은 놈이라 그래. 미안."
레이먼드가 자기 가족 험담을 신나게 하다가, 엘리너의 순수한 질문에 머쓱해져서 자기 성격 탓을 하며 사과하는 장면이야. 분위기 갑자기 훈훈해지는 거 실화냐?
He finished his pint. “Same again?” he said. I nodded, and then remembered.
그는 맥주를 다 마셨어. "똑같은 걸로 한 잔 더?" 그가 말했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갑자기 생각이 났어.
술잔 비우자마자 다음 잔 물어보는 레이먼드, 이거 거의 술자리 매너의 정석 아니냐? 엘리너도 자연스럽게 동화되려다 멈칫하는 게 포인트야.
“No, no, it’s my turn,” I said. “Will you have the same again?”
"아니, 아니, 이번엔 내 차례야." 내가 말했어. "너도 똑같은 걸로 한 잔 더 마실래?"
엘리너가 드디어 사회적 매너를 발휘했어! 얻어먹기만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순서를 챙기는 이 당당한 모습, 사회생활 만렙을 향한 첫걸음이지.
He smiled. “That’d be great. Thanks, Eleanor.” I picked up my shopper and made my way to the bar.
그가 미소 지었어. "그러면 정말 좋지. 고마워, 엘리너." 나는 쇼핑백을 집어 들고 바로 향했어.
레이먼드의 기분 좋은 수락과 함께 술 사러 가는 엘리너의 뒷모습! 쇼핑백 들고 바에 가는 게 좀 엉뚱하긴 해도 엘리너답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