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t’s dedication, you know. It’s not easy to find these days.”
그건 정말 헌신이야, 알잖아. 요즘 세상에 그런 거 찾기 쉽지 않거든.
상사 밥이 엘리너를 칭찬하며 빌드업을 쌓는 중이야. '요즘 애들은 안 그런데 너는 참 대단해'라는 꼰대 느낌 0.5스푼 섞인 전형적인 사회 생활 멘트지.
“It’s not dedication,” I said. “I simply have a very robust constitution and no one to go on holiday with.”
“그건 헌신이 아니에요,” 내가 말했다. “전 그냥 체력이 아주 튼튼하고 같이 휴가 갈 사람이 없을 뿐이에요.”
엘리너 특유의 분위기 파괴 화법이 나왔어. 남들은 겸손이나 감사로 받을 칭찬을 너무 냉정하게 현실적으로 반박해버려서 상대방을 머쓱하게 만들지.
He looked away and I stood up, ready to leave. He cleared his throat.
그는 시선을 피했고 나는 떠나려고 일어났다. 그는 헛기침을 했다.
엘리너의 너무 솔직한 대답에 상사 밥이 민망해져서 눈을 어디에 둬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야. 어색함이 공기를 짓누르고 있지.
“Oh, one other thing, Eleanor. Because Loretta’s so busy preparing all the handover stuff... could I ask you to help out with something?”
“아, 한 가지 더 있네, 엘리너. 로레타가 인수인계 자료 준비하느라 너무 바빠서 말인데... 뭐 하나만 좀 도와달라고 해도 될까?”
밥이 드디어 본색을 드러냈어! 앞에서의 칭찬은 이 부탁을 하기 위한 밑밥이었던 거지. 인수인계라는 무거운 단어를 꺼내며 엘리너에게 짐을 지우려 하고 있어.
“Ask away, Bob,” I said. “The office Christmas lunch—do you think you could organize it this year?” he said.
“뭐든 물어보세요, 밥,” 내가 말했다. “사무실 크리스마스 점심 회식 말인데, 올해는 자네가 좀 준비해 줄 수 있을까?” 그가 말했다.
상사 밥이 엘리너한테 입에 발린 칭찬을 한참 늘어놓더니, 결국 본론을 꺼냈어. 크리스마스 파티 총대 메라는 소리였지. 역시 세상에 공짜 칭찬은 없는 법이야.
“She won’t have time before she finishes up, and I’ve already had people in my office whingeing that if we don’t book somewhere now...”
“로레타가 일을 마무리하기 전에는 시간이 없을 거야. 그리고 이미 내 사무실에서 사람들이 우리가 지금 당장 어딘가 예약하지 않으면...이라며 징징대고 있거든.”
로레타가 바쁘다는 핑계를 대면서 은근슬쩍 엘리너한테 일을 떠넘기는 밥의 고급 스킬이야. 직원들이 징징거린다는 압박 멘트까지 섞어서 거절 못 하게 만들고 있어.
“... they’ll end up in Wetherspoons,” I said, nodding. “Yes, I’m familiar with the issues, Bob.
“...결국 웨더스푼스에 가게 될 거라고요,”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그 문제들에 대해선 잘 알고 있어요, 밥.”
밥이 말을 다 맺기도 전에 엘리너가 찰떡같이 알아듣고 답정너처럼 웨더스푼스를 언급해. 영국에서 '웨더스푼스'는 싸고 무난하지만 회식 장소로는 좀 없어 보이는 느낌이거든.
If you wish it, I’d certainly be willing to organize the lunch. Do I have carte blanche with regard to venue, menu and theme?”
“원하신다면 제가 기꺼이 점심 회식을 준비할게요. 장소, 메뉴, 테마에 관해서 저한테 전권을 주시는 건가요?”
엘리너가 이왕 맡을 거 제대로 하겠다고 나서네. '전권(carte blanche)'이라는 고급진 단어까지 써가면서 말이야. 회식 장소 정하는 게 마치 국가 기밀 작전이라도 되는 것처럼 비장해 보여.
Bob nodded, already busy at his computer again. “Sure,” he said.
밥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벌써 컴퓨터 작업에 다시 열중했어. "물론이지" 그가 말했지.
귀찮은 일을 떠넘기자마자 빛의 속도로 태세 전환하는 밥의 모습이야. 전형적인 '일 시켰으니 난 모른다' 식의 상사 마인드가 돋보이지.
“The company will chip in a tenner per head—after that, it’s up to you guys to choose where to go and how much extra you want to pay.”
회사는 인당 10파운드씩 보탤 거야. 그다음부턴 어디로 갈지, 추가 비용을 얼마나 낼지는 너희들한테 달렸어.
복지라고 생색은 내는데 딱 10파운드(약 1만 7천원)만 지원하겠다는 짠돌이 회사의 눈물겨운 모습이야. 나머지는 너희 돈으로 해결하라는 우아한 압박이지.
“Thank you, Bob,” I said. “I won’t let you down.” He wasn’t listening, engrossed with whatever was on his screen.
고마워요 밥 내가 말했어.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게요. 그는 내 말은 듣지도 않고 화면에 나온 무언가에 푹 빠져 있었어.
엘리너는 혼자 비장미 넘치게 선서하고 있는데 밥은 이미 딴짓 중이야. 둘 사이의 소통이 완전히 어긋난 웃픈 상황이지.
My head was buzzing. Two major decisions to make. Another party to go to.
머릿속이 윙윙거렸어. 내려야 할 큰 결정 두 가지. 가야 할 또 다른 파티.
갑자기 쏟아진 할 일들 때문에 엘리너의 CPU가 과부하 걸린 상태야. 남들에겐 별거 아닐지 몰라도 엘리너에겐 우주 대폭발급 사건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