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ally do need something right now, I’m afraid.” She looked me up and down.
"유감스럽게도 정말로 당장 뭔가가 필요해요." 그녀는 나를 위아래로 훑어보았어.
여유 따윈 1도 없는 엘리너의 절박함과, 이 손님이 진짜 견적 나오나 머릿속으로 계산기 두드리는 점원의 날카로운 시선이 부딪히는 쫄깃한 순간이야.
“Where is it that you’re going?” “The Cuttings,” I said proudly.
"가시려는 곳이 어디인데요?" "더 커팅스요," 내가 자랑스럽게 말했지.
어디 가길래 저렇게 급하나 싶어 점원이 물어보니까, 엘리너는 자기가 가는 곳이 세상에서 제일 힙한 핫플인 양 어깨에 뽕 한가득 넣고 대답하고 있어.
She stuck out her bottom lip, nodded once, slowly. “What are you, a twelve?”
그녀는 아랫입술을 쑥 내밀더니 천천히 한 번 고개를 끄덕였어. "사이즈가 12인가요?"
점원이 엘리너의 몸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전문가 포스를 뿜으며 사이즈를 한 방에 때려 맞히는 상황이야. 왠지 모를 압박감이 느껴지지?
I nodded, impressed that she had been able to size me up so accurately by sight alone. She checked her watch.
나는 고개를 끄덕였어. 오직 눈대중만으로 내 사이즈를 그렇게 정확하게 파악했다는 거에 감동받았지. 그녀는 시계를 확인했어.
엘리너는 점원의 '눈썰미'에 진심으로 리스펙트를 보내고 있어. 하지만 점원은 바쁜지 시계를 보며 서두르는 중이야.
“Follow me,” she said. It seemed that there were a variety of stores within the store, and she took me to the least prepossessing outlet.
"따라오세요" 그녀가 말했어. 백화점 안에 여러 매장이 있는 것 같았는데, 그녀는 나를 가장 볼품없는 매장으로 데려갔지.
전문가 포스를 풍기던 점원이 엘리너를 데려간 곳은 화려한 명품관이 아니라 구석탱이에 있는 초라한 매장이었어. 반전이지?
“OK, off the top of my head,” she said, “these...” a pair of ridiculously slender black denim trousers
"자, 지금 당장 생각나는 건," 그녀가 말했어. "이것들..." 말도 안 되게 가느다란 검은색 데님 바지 한 벌이었지.
점원이 고민도 안 하고 바로 옷을 추천해주는데, 그게 엘리너가 보기에는 너무 꽉 끼어서 숨도 못 쉴 것 같은 바지였나 봐.
“... with this...” a black top, similar to a T-shirt but in faux silk, with a keyhole of fabric missing from the back.
"...이거랑 같이요." 티셔츠랑 비슷하지만 인조 실크 소재에, 등 부분이 열쇠 구멍 모양으로 뻥 뚫린 검은색 상의였어.
바지에 이어 상의까지 세트로 추천해주는데, 디자인이 범상치 않아. 특히 등 뒤에 구멍이 뚫려 있다는 대목에서 엘리너의 당혹감이 느껴져.
“Really?” I said. “I was thinking more along the lines of a nice dress, or a skirt and blouse.”
“정말요?” 내가 말했어. “난 예쁜 원피스나 스커트에 블라우스 같은 걸 더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점원이 추천해준 옷이 너무 파격적이라 엘리너가 당황해서 자기 취향을 소심하게 어필하는 중이야. 유행보다는 조신한 스타일을 고집하는 엘리너의 성격이 드러나지.
She looked me up and down again. “Trust me,” she said. The changing room was small and smelled of unwashed feet and air freshener.
그녀는 다시 한번 나를 위아래로 훑어봤어. “나만 믿어봐,” 그녀가 말했지. 탈의실은 좁았고 씻지 않은 발 냄새와 방향제 냄새가 섞여서 났어.
점원이 전문가 포스를 풍기며 엘리너를 압박하는데 정작 안내받은 탈의실은 냄새가 지독한 최악의 환경이야. 엘리너의 고난이 느껴지지?
The jeans looked too small but, miraculously, they stretched around me and I was able to fasten them.
청바지가 너무 작아 보였지만 기적적으로 내 몸에 맞춰 늘어났고 단추를 채울 수 있었어.
이거 절대 안 들어간다 싶었는데 스판의 기적인지 뭔지 쑤셔 넣기에 성공한 눈물겨운 승전보야. 엘리너의 안도감이 느껴지지?
The top was loose, with a high neck. I felt appropriately covered up, if nothing else, although I couldn’t see the cutout section at the back.
상의는 헐렁했고 목이 높게 올라와 있었어. 다른 건 몰라도 적당히 잘 가려졌다고 느꼈지만 등 뒤에 뻥 뚫린 부분은 볼 수가 없었지.
앞모습만 보고 '휴, 다행히 조신하네'라고 안심하는 엘리너의 귀여운 착각이 포인트야. 뒤는 등짝이 훤히 다 보이는 반전 의상인데 말이지.
I looked exactly like everyone else. I supposed that was the point.
나는 다른 모든 사람들과 똑같이 보였다. 나는 그게 바로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었던 엘리너가 유행하는 옷을 입고 드디어 '군중 속에 숨어들 수 있겠다'는 묘한 안도감을 느끼는 순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