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 presently,” I said, “but I have my eye on someone. It’s only a matter of time.”
“지금은 아니에요,” 내가 말했어, “하지만 눈여겨보는 사람이 있어요. 시간 문제일 뿐이죠.”
엘리너의 근거 없는 자신감이 폭발하는 대목이야. 혼자 짝사랑하는 뮤지션이랑 곧 잘될 거라고 믿는 모습이 안쓰러우면서도 웃기지.
There was a crash from the sink as Raymond dropped the ladle onto the draining board with a clatter.
레이먼드가 식기 건조대에 국자를 덜커덩 떨어뜨리자 싱크대에서 요란한 소리가 났어.
엘리너가 '지켜보는 사람이 있다'고 하니까 레이먼드가 당황해서 손을 미끄러뜨린 거야. 질투인지 놀람인지 아무튼 레이먼드의 심장 박동수가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지?
“Raymond!” his mum said. “Butterfingers!”
“레이먼드!” 그의 엄마가 말했어. “이 칠칠치 못한 녀석아!”
아들이 실수하니까 엄마가 바로 등짝 스매싱 날릴 기세로 한마디 하시는 장면이야. 버터 묻은 손가락처럼 미끄럽냐는 귀여운(?) 비난이지.
I’d been keeping track of the musician online, of course, but he’d been rather quiet, virtually speaking.
물론 그 뮤지션을 온라인으로 계속 지켜보고 있었지만, 가상 세계에서는 꽤나 조용했어.
엘리너가 짝사랑하는 뮤지션의 SNS를 염탐하는(?) 아주 현대적인 덕질의 현장이야. 말이 좋아 '지켜보는 것'이지 사실상 사이버 스토킹에 가깝지만 본인은 아주 당당해.
A couple of Instagram snaps of some meals he’d had, a few tweets, uninteresting Facebook updates about other people’s music.
그가 먹은 음식 사진 인스타 몇 장, 트윗 몇 개, 다른 사람들 음악에 대한 재미없는 페이스북 업데이트 정도였지.
뮤지션의 SNS 활동이 너무 평범해서 엘리너가 살짝 김빠진 상태야.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면 밥 먹는 사진도 예술이어야 하는데 말이지.
I didn’t mind. It was merely a matter of biding my time.
난 개의치 않았어. 그저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는 문제였을 뿐이니까.
상대방의 반응이 미지근해도 전혀 타격받지 않는 엘리너의 강철 멘탈을 보여줘. 자신만의 계획이 다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뿜뿜해.
If I knew one thing about romance, it was that the perfect moment for us to meet and fall in love would arrive when I least expected it,
로맨스에 대해 내가 아는 게 하나 있다면, 우리가 만나 사랑에 빠지는 완벽한 순간은 내가 전혀 예상치 못했을 때 찾아온다는 것이었지.
엘리너는 로맨스 소설이나 영화에서 본 클리셰를 철석같이 믿고 있어. 운명적인 만남은 갑자기 찾아온다는 그 환상 말이야.
and in the most charming set of circumstances. That said, if it didn’t happen soon, I’d need to take matters into my own hands.
그리고 아주 환상적인 상황 속에서 말이야. 그렇긴 해도, 만약 곧 일어나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나서야겠어.
낭만적인 망상을 하다가 갑자기 현실적으로 변해서 '안 되면 내가 쳐들어간다'는 식의 무시무시한 결론을 내리고 있어. 추진력 하나는 끝내주는 엘리너야.
“And what about your family?” she said. “Do they live close by? Any brothers or sisters?”
“그리고 가족들은 어때요?” 그녀가 말했다. “가까이 사나요? 형제나 자매는 있고요?”
레이먼드 엄마가 엘리너한테 호구조사 들어가는 장면이야. 처음 만난 사람한테 가족 관계부터 캐묻는 건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른들의 국룰인가 봐.
“No, unfortunately,” I said. “I would have loved to have had siblings to grow up with.”
“아니요, 아쉽게도요,” 내가 말했다. “함께 자랄 형제자매가 있었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말이에요.”
평소 냉소적이던 엘리너가 웬일로 솔직하게 자기 속마음을 드러내네. 외동이라서 느꼈던 외로움이 은근히 묻어나는 대답이야.
I thought about this. “It’s actually one of the greatest sources of sadness in my life,” I heard myself say.
나는 이 점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사실 그건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슬픔의 원천 중 하나예요,” 내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을 들었다.
엘리너 본인도 자기가 이런 말을 할 줄 몰랐던 것 같아. 무의식 깊은 곳에 있던 우울함이 레이먼드 엄마의 다정한 질문에 툭 튀어나온 거지.
I had never uttered such a sentence before, and, indeed, hadn’t even fully formed the thought until this very moment.
나는 이전에 그런 문장을 입 밖으로 낸 적이 없었고, 정말로, 이 순간까지는 그런 생각조차 완전히 형성하지 못했었다.
자기가 내뱉은 말에 엘리너가 스스로 충격받은 장면이야. 생각이 정리되기도 전에 진심이 먼저 튀어나왔다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