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e brought a friend from work, Mum, hope that’s OK?” he said, walking forward and kissing her on the cheek.
“회사 친구 한 명 데려왔어요, 엄마. 괜찮으시죠?” 레이먼드가 앞으로 걸어가 어머니의 뺨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레이먼드, 이 털털한 남자가 의외로 아주 다정한 아들이었네! 엄마한테 볼 뽀뽀를 하는 자연스러운 모습 좀 봐. 에리너에겐 이런 스킨십 가득한 가정이 마치 다른 행성 이야기처럼 신기하고 따뜻하게 느껴졌을 거야.
I stepped forward and held out my hand. “Eleanor Oliphant, pleased to meet you,” I said.
나는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에리너 올리펀트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라고 내가 말했다.
에리너의 인사는 늘 정석 그 자체야. 사회성은 좀 떨어져도 예의만큼은 칼같이 지키려는 모습이 대견하지 않니? 낯선 사람 앞에서 당당하게 자기 이름을 밝히는 에리너, 오늘따라 더 씩씩해 보여.
She took my hand, then clasped it in both of hers, much as Sammy had done.
그녀는 내 손을 잡더니, 새미가 그랬던 것처럼 두 손으로 내 손을 감싸 쥐었다.
레이먼드 어머니의 따뜻한 성격이 딱 드러나는 장면이야. 그냥 악수만 하는 게 아니라 두 손으로 꼬옥 감싸주는(clasped) 그 온기! 에리너는 여기서 예전에 만났던 새미의 다정함을 떠올리며 마음의 빗장을 조금씩 풀고 있어.
“Lovely to see you, hen,” she said. “I’m always pleased to meet Raymond’s friends.
"만나서 반가워요, 얘야." 그녀가 말했다. "레이먼드의 친구들을 만나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죠."
할머니가 에리너를 'hen'이라고 부르셨어! 이건 스코틀랜드에서 친근한 여성을 부르는 아주 다정한 호칭이야. 에리너를 레이먼드의 진짜 '친구'로 인정해주는 어머니의 넉넉한 마음씨가 느껴지지?
Sit down, won’t you? You’ll be needing a cup of tea, I’m sure. What do you take in it?”
앉으시겠어요? 분명 차 한 잔이 필요할 거예요. 차에 무엇을 넣어 드시나요?"
영국인들에게 '차 한 잔'은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자 최고의 대접이지! 'What do you take in it'은 우유를 넣는지 설탕을 넣는지 묻는 아주 클래식한 질문이야. 에리너는 지금 영국식 환대의 정수를 경험하고 있어.
She made to stand, and I noticed the wheeled walking frame by the side of the chair.
그녀가 일어서려고 하자, 의자 옆에 놓인 바퀴 달린 보행 보조기가 내 눈에 들어왔다.
손님 차 대접하려고 몸소 일어나시는 할머니의 마음... 근데 의자 옆에 보행 보조기(walking frame)가 있네. 에리너는 이 짧은 순간에도 할머니의 다리가 불편하시다는 걸 정확하게 포착해냈어. 관찰력 하나는 정말 타고났다니까.
“Stay where you are, Mum, I’ll get it,” Raymond said. “Shall I make us all a nice cuppa?”
"엄마, 그냥 그대로 계세요. 제가 할게요." 레이먼드가 말했다. "우리 모두 마시게 맛있는 차 좀 끓여올까요?"
레이먼드, 이 남자... 평소엔 좀 덤벙대도 엄마 앞에선 완전 스윗한 효자야! 다리 불편한 엄마 대신 본인이 차를 끓이겠다고 나서네. 'cuppa'라는 단어 쓰는 거 보니 진짜 찐 영국인 레이먼드다워.
“That’d be lovely, son,” she said. “There’s some biscuits too—Wagon Wheels—your favorites.”
"그거 참 좋겠구나, 아들아." 그녀가 말했다. "비스킷도 좀 있단다. 네가 제일 좋아하는 웨건 휠로 말이야."
엄마 눈에는 서른 넘은 레이먼드도 여전히 '웨건 휠' 비스킷을 좋아하는 꼬마인가 봐. 이 과자는 영국에서 아주 대중적인 초코 파이 같은 건데, 아들이 좋아하는 간식까지 기억하는 엄마의 마음이 참 뭉클하지? 근데 에리너는 옆에서 '웨건 휠이 대체 뭐지?' 하고 분석하고 있을지도 몰라.
Raymond went off to the kitchen and I sat on the sofa to the right of his mother. “He’s a good boy, my Raymond,” she said proudly.
레이먼드가 주방으로 가버리자 나는 그의 어머니 오른쪽 소파에 앉았다. "우리 레이먼드는 참 착한 아이랍니다." 그녀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아들이 주방으로 사라지자마자 시작된 어머니의 아들 자랑 타임! 에리너는 소파에 앉아 꼼짝없이 레이먼드가 얼마나 '착한 아이(good boy)'인지 들어야 하는 운명이 됐어. 어딜 가나 엄마들의 아들 사랑은 국룰인 것 같지?
I was unsure how best to respond, and opted for a short nod. “So you work together,” she said.
나는 어떻게 응대하는 것이 최선일지 확신이 서지 않아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쪽을 택했다. "그러니까 두 사람이 같이 일한다는 거군요." 그녀가 말했다.
아들 칭찬 공격(?)에 에리너는 당황했어. 이럴 때 '네, 참 훌륭하시네요'라고 맞장구치기엔 우리 에리너는 너무 솔직하거든. 결국 선택한 게 '침묵의 끄덕임'. 에리너답게 아주 안전하고 논리적인 방어 기제를 사용했네.
“Do you fix computers too? My goodness, girls can do just about anything these days, can’t they?”
"당신도 컴퓨터를 수리하나요? 세상에, 요즘 아가씨들은 못 하는 일이 없군요, 안 그래요?"
할머니 세대 눈에는 컴퓨터 고치는 여자가 엄청 신기해 보이나 봐. 'My goodness'라며 감탄하시는 모습이 귀여우시지? 에리너는 사실 회계 담당이지만, 할머니는 일단 IT 부서 소속이라니까 다 엔지니어인 줄 아시는 모양이야.
She was as neat and tidy as her house, her blouse fastened at the neck with a pearl brooch.
그녀는 자신의 집만큼이나 깔끔하고 단정했다. 블라우스 목 부분은 진주 브로치로 고정되어 있었다.
레이먼드 어머니의 패션을 에리너가 스캔했어! 집이 깨끗한 만큼 본인도 아주 '각 잡힌' 스타일이신가 봐. 진주 브로치(pearl brooch)라니, 아주 고전적이고 기품 있는 할머니의 정석 같은 차림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