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cluding where one could purchase such an item and how many journeys one needed to take in order to break even or, indeed, to effectively travel for free.
그런 물건을 어디서 구매할 수 있는지, 본전을 뽑거나 참으로 사실상 공짜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여정을 거쳐야 하는지를 포함해서 말이다.
에리너의 치밀함이 폭발하는 구간이야! 단순히 정기권이 좋다는 게 아니라, 몇 번을 타야 '본전(break even)'인지 수학적으로 계산까지 해줬나 봐. '사실상 공짜(travel for free)'라는 단어로 레이먼드를 설득하려 했겠지만, 레이먼드는 아마 창밖만 보고 싶었을걸.
He did not seem particularly interested, and didn’t even thank me when I’d finished. He is a spectacularly unsophisticated conversationalist.
그는 특별히 흥미를 느끼는 것 같지 않았고, 내 설명이 끝났을 때 고맙다는 인사조차 하지 않았다. 그는 경이로울 정도로 세련되지 못한 대화 상대였다.
20분 동안의 열정적인 '정기권 특강'에 레이먼드가 시큰둥하자, 에리너는 그를 '대화 기술이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어 버려. '경이로울 정도로(spectacularly)'라는 부사까지 써서 비꼬는 에리너의 지적 우월감이 정말 대단해. 본인이 분위기 망친 건 꿈에도 모르는 모양이야.
We walked through a small estate of square white homes; there were four different house designs interspersed in a predictable pattern.
우리는 하얀색 사각형 집들이 모여 있는 작은 주택 단지를 걸어갔다. 그곳에는 네 가지 서로 다른 디자인의 집들이 예측 가능한 패턴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마을 풍경을 묘사하는데 '예측 가능한 패턴(predictable pattern)'이라고 분석하는 것 좀 봐. 감성적인 산책이 아니라 마치 기하학적인 현장 검증을 하는 기분이야. 에리너에겐 세상의 무질서함보다 이런 인위적인 질서가 더 흥미로운 분석 대상인가 봐.
Each had a newish car in the driveway, and evidence of children—small bicycles with stabilizers, a basketball hoop fixed to the garage wall—
집집마다 진입로에는 새것 같은 차가 한 대씩 서 있었고, 보조 바퀴가 달린 작은 자전거들이나 차고 벽에 고정된 농구 골대 같은 아이들의 흔적이 보였다.
에리너의 관찰력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해. 아이들이 노는 모습이 아니라 그 '흔적(evidence)'을 본다고 표현하는 게 정말 범죄 수사관 같지 않니? '보조 바퀴(stabilizers)' 같은 구체적인 명칭을 써서 아주 메마른 묘사를 이어가고 있어.
but there was neither sight nor sound of any. The streets were all named after poets—
그러나 그 어디에서도 아이들의 모습이나 소리는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다. 거리의 이름은 모두 시인들의 이름을 따서 지어져 있었다.
아이들의 물건은 널려 있는데 정작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들리지 않는 기묘한 정적. 거기에 거리 이름은 '시인들'의 이름이라니, 에리너는 이 평화롭고 고상해 보이는 주택가가 아주 작위적이고 가식적이라고 느끼고 있는 거야.
Wordsworth Lane, Shelley Close, Keats Rise—no doubt chosen by the building company’s Marketing Department.
워즈워스 레인, 셸리 클로즈, 키츠 라이즈—의심의 여지 없이 건설 회사의 마케팅 부서에서 선정했을 이름들이었다.
워즈워스, 셸리, 키츠... 영문학의 거장들 이름을 거리 이름에 붙여 놓은 걸 보고 '건설사 마케팅 부서(Marketing Department)'의 짓이라고 일갈하는 에리너! 갬성 파괴자 끝판왕이야. 품격 있는 척하려는 자본주의의 속내를 아주 정확하게 꿰뚫어 보고 있지.
They were all poets that the kind of person who’d aspire to such a home would recognize, poets who wrote about urns and flowers and wandering clouds.
그 시인들은 그런 집을 갈망하는 부류의 사람들이라면 알아볼 법한 이들이었으며, 고대 항아리나 꽃, 혹은 떠도는 구름에 대해 노래했던 시인들이었다.
에리너는 건설사가 노린 타깃층을 아주 정확하게 분석하고 있어. 소시민적인 평온함과 적당한 교양을 갈망하는(aspire) 사람들이 좋아할 법한 대중적인 시인들 말이야. 에리너 눈에는 그들의 낭만이 참으로 규격화된 상품처럼 보이나 봐.
Based on past experience, I’d be more likely to end up living in Dante Lane or Poe Crescent.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나는 단테 길이나 포 초승달 지대 같은 곳에서 살게 될 가능성이 더 컸다.
이건 에리너식의 뼈 때리는 자학 개그야. 방금 말한 낭만적인 시인들보다는, '신곡(지옥편)'을 쓴 단테나 공포 소설의 대가 에드거 앨런 포 같은 어두운 작가들 이름이 본인의 기구한 팔자에는 더 어울린다는 거지. 에리너, 너 너무 냉정한 거 아니니?
I was very familiar with such environs, having lived in several virtually identical houses in virtually identical streets during foster placements.
위탁 보호를 받던 시절, 사실상 똑같이 생긴 거리의 사실상 똑같이 생긴 집 여러 곳에서 살았던 터라 이런 주변 환경에는 매우 익숙했다.
에리너가 왜 이런 규격화된 동네를 잘 아는지 이유가 나왔어. 어린 시절 위탁 가정(foster placement)을 전전하며 '사실상 똑같은(virtually identical)' 동네들을 너무 많이 거쳐 왔던 거야. 그녀의 무덤덤한 말투 뒤에 숨겨진 쓸쓸함이 느껴지는 대목이지.
There would be no pensioners here, no friends sharing a house and no one living alone, save for the occasional transitory divorcé.
이곳에는 연금 수령자도, 한집을 나눠 쓰는 친구들도, 혼자 사는 사람도 없을 것이며, 가끔 지나가는 과도기의 이혼 남녀 정도가 예외일 것이다.
이 동네는 오직 평범한 핵가족만을 위한 성곽 같아. 에리너는 이 동네에 어울리지 않는 부류들을 하나씩 나열하며 그 폐쇄성을 꼬집고 있지. 특히 '과도기의 이혼자(transitory divorcé)'라는 표현은 에리너의 관찰력이 얼마나 예리하고도 냉소적인지 잘 보여줘.
Newish cars lined up in driveways, two per house, ideally. Families came and went, and the whole place felt temporary, somehow,
진입로에는 새것 같은 차들이 줄지어 있었는데, 이상적으로는 집마다 두 대씩이었다. 가족들이 오고 갔으며, 전체적인 풍경은 왠지 모르게 일시적인 것처럼 느껴졌다.
에리너의 눈에 비친 이 동네는 완벽한 세트장 같아. 차 두 대, 젊은 부부와 아이들... 모든 게 공식처럼 딱딱 들어맞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가짜 같고 금방이라도 사라질 것 같은(temporary) 불안한 느낌을 주는 거지.
like theatrical scenery that had been hastily assembled and could be shifted at any time. I shuddered, chasing away the memories.
마치 서둘러 조립되어 언제든 옮겨질 수 있는 연극 무대 장치 같았다. 나는 몸을 떨며 과거의 기억들을 쫓아버렸다.
에리너는 이 동네를 연극 무대 장치(theatrical scenery)에 비유하고 있어. 겉만 번지르르하고 속은 텅 빈, 급하게 만들어진 가짜 세상 같다는 거지. 이런 풍경이 그녀의 아픈 과거 기억을 자극했는지 '몸을 떨며(shuddered)' 기억을 쫓아내고 있어. 에리너에게 '집'은 안식처보다는 불안한 무대였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