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 we get you anything, Sammy? We could nip to the shop downstairs, or else pop back later in the week,
"뭐 필요한 거 없으세요, 새미 어르신? 아래층 매점에 잠깐 다녀올 수도 있고, 아니면 이번 주 중에 다시 들러서,"
레이먼드가 본격적으로 '다정한 손자' 모드 가동 중이야. 매점에 가주겠다고 제안하는 저 싹싹함! 'Nip(잠깐 가다)'이나 'Pop back(다시 들르다)' 같은 단어들을 쓰는 거 보면 레이먼드가 얼마나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호의를 베푸는 사람인지 알 수 있지.
bring stuff in, if you need it?” Raymond looked at me for confirmation and I nodded. I had no reason to dismiss the suggestion.
"필요하시다면 물건을 좀 챙겨다 드릴 수도 있고요." 레이먼드는 확인을 구하듯 나를 쳐다보았고,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제안을 묵살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레이먼드가 에리너를 대화에 쓱 끼워주네. '우리'라고 말하면서 에리너의 동의를 구하는 눈빛을 보내는 거야. 에리너도 이 '선행 프로젝트'가 꽤 마음에 들었나 봐. 평소 같으면 질색했을 '남 돕기'인데, 이번엔 쿨하게 끄덕여주네!
It was actually quite a pleasant feeling, thinking that I might be able to help an elderly person who was suffering due to inadequate nutrition.
영양 섭취 부실로 고통받는 노인을 도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사실 꽤나 유쾌한 기분이었다.
에리너가 '봉사의 기쁨'을 깨달았어! 그런데 표현하는 방식이 참 에리너답지? '영양 섭취 부실(inadequate nutrition)'이라니... 할아버지를 그냥 '배고픈 노인'이 아니라 영양학적 위기 상태인 연구 대상으로 보는 것 같아. 그래도 마음속에 따뜻한 'Pleasant feeling'이 피어올랐다니 정말 다행이야.
I started to think about what to bring him, types of food that could be transported without mishap.
나는 그에게 무엇을 가져다줄지, 어떤 종류의 음식이 아무런 사고 없이 운반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다.
에리너는 지금 병문안 선물을 고르는 게 아니라, 무슨 군사 작전용 보급품을 선정하는 것 같아. '운반 사고(mishap)'를 걱정하는 걸 보면 말이야. 국물이 튀거나 냄새가 새어 나오는 '대참사'는 완벽주의자 에리너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그녀에게 음식이란 맛보단 '안전한 배송'이 더 중요한 기준인 셈이지.
I wondered if Sammy might enjoy some cold pasta and pesto; I could make a double portion for supper one evening
새미가 차가운 파스타와 페스토를 좋아할지 궁금했다. 어느 날 저녁 식사 때 2인분을 만들어서
에리너의 '최애' 메뉴이자 거의 유일한 요리 레퍼토리인 '파스타와 페스토'가 등장했어. 게다가 따로 요리하는 게 아니라, 자기 저녁 만들 때 2배로 만들어서(double portion) 남는 걸 주겠다는 저 효율성! 따뜻한 정성보다는 '생산 공정의 최적화'를 노리는 에리너식 배려야.
and bring the leftovers to him the next day in a Tupperware tub.
다음 날 남은 음식을 타파웨어 통에 담아 그에게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다.
에리너는 지금 '남은 음식(leftovers)'을 병문안 선물로 가져가려 하고 있어. 악의는 없지만, 보통 환자에게 갓 만든 따뜻한 음식을 주고 싶어 하지 않나? 게다가 '타파웨어(Tupperware)'라는 구체적인 브랜드명까지 언급하며 계획을 세우는 이 치밀함이라니. 에리너에겐 사랑도 계획이 필요한가 봐.
I did not own any Tupperware, having had no need of it until this point. I could go to a department store to purchase some.
나는 타파웨어 용기를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그것이 필요치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백화점에 가서 몇 개 구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문장에서 에리너의 고립된 삶이 확 드러나. 보통 가정집엔 넘쳐나는 게 반찬통인데, 에리너는 하나도 없대. 남길 음식이 없거나, 음식을 저장해두고 먹을 일이 없었다는 거지. 그런데 이제 반찬통을 사러 '백화점'까지 가겠다는 결심을 해. 에리너에겐 이게 엄청난 모험이자 사회적 활동인 거야.
That seemed to be the sort of thing that a woman of my age and social circumstances might do. Exciting!
그것은 내 나이와 사회적 환경에 처한 여성이 할 법한 종류의 일처럼 보였다. 흥분되는 일이었다!
에리너는 지금 반찬통 사는 걸 '30대 직장인 여성의 사회적 의식(ritual)'처럼 분석하고 있어. 남들이 보기엔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에리너는 마치 인류학자가 된 것처럼 'Exciting!'이라며 혼자 신나 하지. 평범함을 연기하고 싶어 하는 그녀의 간절함이 짠하면서도 귀여워.
“Ach, son, that’s awful kind of you,” Sammy said, deflating my sense of purpose somewhat, “but there’s really no need.
“아이고, 얘야, 정말 고맙구만.” 새미가 말했다. 그는 나의 목적의식을 다소 꺾어놓으며 덧붙였다. “하지만 그럴 필요까진 정말 없다네.”
에리너의 '타파웨어 대작전'이 시작도 전에 격추당했어! 새미 할아버지는 그저 예의 바르게 사양한 것뿐인데, 에리너는 '목적의식(sense of purpose)이 꺾였다'며 실망해. 풍선에 바람 빠지듯(deflating) 시무룩해지는 에리너가 상상되지 않아? 할아버지의 'son(얘야)'이라는 호칭이 에리너와 레이먼드를 싸잡아 부르는 것도 재미 포인트야.
The family are in here every day, twice a day.” He said this last part with evident pride.
“가족들이 매일, 하루에 두 번씩 여기 오지.” 그는 이 마지막 말을 분명한 자부심을 담아 말했다.
새미 할아버지는 지금 자식 자랑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어. "애들이 너무 자주 와서 귀찮네"라고 툴툴거리지만, 사실 그게 최고의 자부심(pride)이라는 걸 에리너는 예리하게 포착해냈지. 사람들의 감정을 분석하는 에리너의 돋보기는 오늘도 아주 선명해!
“I can’t even finish half the stuff they bring. There’s just so much of it!
“그 애들이 가져오는 걸 절반도 다 못 먹는다네. 양이 워낙 많아야지!”
할아버지의 '행복한 고민'이 폭발했어! 에리너는 아까 '영양 결핍' 어쩌고 하며 파스타를 만들어 줄까 고민했는데, 할아버지는 이미 음식이 넘쳐서 처치 곤란이래. 에리너의 철저한 선행 계획이 예상치 못한 풍족함에 부딪혀버린 순간이야.
I end up having to give most of it away,” he said, indicating the other men on the ward with an imperious wave of his hand.
“결국 대부분은 남들에게 줘버려야 한다니까.” 그가 병실의 다른 남자들을 향해 위엄 있게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할아버지가 병실에서 '기부왕' 노릇을 하고 계시네! 손을 휘젓는 모습이 마치 왕이 백성들에게 하사품을 내리는 것처럼 위엄(imperious) 있대. 에리너는 그 모습에서 할아버지의 넘치는 존재감을 읽어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