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 always stressed to me that sophisticated palates erred toward savory flavors,
그녀는 세련된 입맛은 짭짤한 풍미를 선호하는 법이라고 항상 내게 강조했다.
에리너 엄마의 선민의식이 폭발하는 대목이야. 'Sophisticated palates(세련된 입맛)'라면 단것보다 짭짤한(savory) 걸 좋아해야 한다니! 어린 딸에게 입맛의 급(?)을 나누며 가스라이팅... 아니, 교육을 하고 있는 거야.
that cheap, sugary treats were the ruin of the poor (and their teeth). Mummy always had very sharp, very white teeth.
저렴하고 달콤한 간식은 가난한 이들을(그리고 그들의 치아를) 망치는 주범이라는 것이었다. 엄마의 치아는 언제나 매우 날카롭고 하얬다.
단것을 먹는 건 가난한 사람들의 상징이라며 혐오하는 엄마. 근데 마지막에 엄마 치아가 'Sharp(날카롭다)'고 묘사하는 거 소름 돋지 않니? 하얗고 깨끗해서 예쁜 게 아니라, 마치 먹잇감을 찢어발길 준비가 된 포식자의 이빨 같은 느낌이거든.
The only acceptable sweet treats, she said, were proper Belgian truffles (Neuhaus, nom de dieu; only tourists bought those nasty chocolate seashells)
그녀의 말에 따르면, 허용 가능한 유일한 단것은 제대로 된 벨기에산 트러플 초콜릿뿐이었다(노이하우스 말이다, 맙소사. 오직 관광객들만이 그 끔찍한 조개 모양 초콜릿을 샀다).
허락된 당분은 오직 벨기에 고급 트러플뿐! 브랜드 이름까지 딱 찍어서 'Neuhaus'라고 말하는 거 봐. 'Nom de dieu(맙소사)'라고 프랑스어 감탄사까지 섞어가며 관광객용 조개 모양 초콜릿을 무시하는 저 우아한(?) 독설, 에리너가 누굴 닮았는지 딱 나오네.
or plump Medjool dates from the souks of Tunis, both of which were rather difficult to source in our local Spar.
혹은 튀니스 시장에서 건너온 통통한 메드줄 대추야자였는데, 두 가지 모두 우리 동네의 스파 슈퍼마켓에서는 구하기가 꽤나 어려운 것들이었다.
튀니지 시장(souk)의 대추야자를 찾는 엄마라니, 동네 편의점 같은 'Spar'에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잖아. 에리너는 지금 엄마의 그 허황된 요구와 평범한 동네 슈퍼라는 현실 사이의 괴리를 덤덤하게 꼬집고 있어. 엄마의 허영심이 느껴지는 부분이지.
There was a time, shortly before... the incident... when she shopped only at Fortnum’s,
...그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 그녀가 포트넘 앤 메이슨에서만 쇼핑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사건(the incident)'이라니, 벌써부터 미스터리한 냄새가 나지? 에리너는 아주 중요한 과거를 이 단어 뒤에 숨기고 있어. 그 와중에 엄마는 'Fortnums'라는 영국 왕실 납품 백화점에서만 장을 봤대. 허영심이 우주를 뚫고 나갈 기세지.
and I recall that in that same period she was in regular correspondence with Fauchon over perceived imperfections in their confiture de cerises.
그리고 같은 시기에 그녀가 포숑 측에 체리 잼의 결함에 관해 항의하는 서신을 정기적으로 주고받았던 기억이 난다.
와, 체리 잼 하나 가지고 프랑스 명품 식품점 '포숑(Fauchon)'이랑 편지를 주고받다니! 그것도 'Confiture de cerises(체리 잼)'라고 굳이 프랑스어로 말하면서 말이야. 엄마의 결벽증적인 완벽주의와 까탈스러움이 그대로 느껴지는 대목이야.
I remember the pretty red stamps on the letters from Paris: Liberté, Egalité, Fraternité.
파리에서 온 편지들에 찍혀 있던 예쁜 빨간색 도장들이 기억난다. 자유, 평등, 박애.
프랑스의 슬로건 '자유, 평등, 박애'가 찍힌 편지라니, 겉으로 보기엔 참 우아하고 예뻤겠지? 하지만 에리너는 그 도장 모양까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 어린 에리너에게 그 편지들은 어떤 의미였을까?
Not exactly a credo of Mummy’s. I folded my pillow in half to support me as I sat up.
딱히 엄마의 신조라고 할 만한 것들은 아니었다. 나는 몸을 일으켜 앉으며 등을 받치기 위해 베개를 반으로 접었다.
'자유, 평등, 박애'는 엄마랑은 거리가 아주 멀지. 에리너도 그걸 정확히 꿰뚫어 보고 있어. 잠이 안 와서 베개를 접고 앉는 에리너의 모습에서, 과거의 불편한 기억들을 떨쳐내려는 의지가 보여.
Sleep still felt far away, and I was in need of soothing.
잠은 여전히 멀게만 느껴졌고, 나에게는 달래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과거의 기억들이 폭풍처럼 밀려오니 잠이 올 리가 없지. 'Soothing(달래줌)'이 필요하다는 에리너의 말에 마음이 짠해져. 강철 같은 에리너도 밤에는 위로받고 싶은 여린 영혼일 뿐이야.
I reached down into the gap between the mattress and the wall and sought my old faithful,
나는 매트리스와 벽 사이의 틈으로 손을 뻗어, 나의 오래된 충실한 친구를 찾았다.
매트리스 틈새에 숨겨둔 비밀 병기 등장! 에리너가 'My old faithful(나의 오래되고 충실한 친구)'이라고 부르는 걸 보니 엄청 소중한 건가 봐. 과연 그게 뭘까?
its edges rounded and softened with years of handling. Jane Eyre.
수년간 손때가 묻어 모서리가 둥글고 부드러워진 그것은, 바로 《제인 에어》였다.
에리너의 단짝 친구는 바로 고전 소설 《제인 에어》였어! 모서리가 닳을 정도로(rounded and softened) 읽고 또 읽었다니 얼마나 위안을 얻었는지 알겠지? 외로운 에리너에게 제인 에어는 자신과 닮은, 하지만 끝내 행복을 쟁취한 인생의 롤모델이었을 거야.
I could open up the novel at any page and immediately know where I was in the story,
어느 페이지든 소설을 펼치기만 하면 이야기의 어느 지점에 와 있는지 즉시 알 수 있었다.
에리너가 이 책을 얼마나 많이 읽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야. 거의 암기 수준이지? 좋아하는 책을 수백 번 읽어서 종이 냄새만 맡아도 내용을 알 것 같은 기분, 다들 한 번쯤 있지 않아? 에리너에게 이 책은 단순한 소설 그 이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