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t! I better run—I need to pick up some beers before I head over to Andy’s, and it’s nearly ten.”
"젠장! 이제 가봐야겠어. 앤디네 집에 가기 전에 맥주를 좀 사야 하는데, 벌써 열 시가 다 됐네."
갑자기 비속어를 섞으며 당황하는 레이먼드! 에리너의 '논문급 질문'에 답하느라 친구들과의 약속 시간을 깜빡했나 봐. 앤디네 가서 게임하며 맥주 마실 생각에 마음이 급해진 레이먼드의 인간적인(?) 모습이 그려지지?
He drained his pint, stood up and put on his jacket, even though it wasn’t in the least bit cold.
그는 남은 맥주를 단숨에 들이켜고는 일어났다. 하나도 춥지 않은 날씨임에도 재킷을 챙겨 입으며 말이다.
맥주를 'Drained(비우다)' 했다는 건 남은 걸 한 입에 털어 넣었다는 소리야. 약속에 늦어서 다급하게 재킷을 입는 레이먼드를 보며 에리너는 '춥지도 않은데 왜 저래?'라고 또 혼자 분석하고 있어. 역시 뼛속까지 T(이성형)인 여자야.
“You going to be OK getting home, Eleanor?” he said.
"집에는 잘 들어갈 수 있겠어, 엘리너?" 그가 말했다.
마음이 급한 와중에도 에리너를 챙기는 레이먼드. 이 따뜻한 '오지랖'이 에리너에게는 낯설지만 나쁘지 않은 경험일 거야. 평소라면 '당연히 괜찮지, 내가 어린애인 줄 아나?'라고 생각했을 에리너인데 말이야.
“Oh yes,” I said, “I’ll walk—it’s such a beautiful evening, and it’s still light.”
"그럼요. 걸어갈 거예요. 저녁 공기도 아주 아름답고, 아직 밝으니까요." 내가 말했다.
에리너는 혼자 걷는 걸 좋아해. 특히 '아름다운 저녁(beautiful evening)'이라니, 웬일로 감성적인 표현을 썼지? 레이먼드와의 대화가 나름 즐거웠거나, 해가 지지 않은 저녁 풍경이 마음에 쏙 들었나 봐. 평소의 무채색 같던 일상에 아주 살짝 색깔이 도는 느낌이랄까?
“Right then, I’ll see you on Monday,” he said. “Enjoy the rest of your weekend.”
"알겠어, 그럼 월요일에 보자." 그가 말했다. "남은 주말 잘 보내고."
월요일에 보자는 흔한 작별 인사지만, 에리너에게는 이 말이 '다시 만날 사람이 있다'는 안도감을 줄지도 몰라. 'Enjoy the rest of your weekend'라는 다정한 인사와 함께 레이먼드는 맥주 사러 후다닥 사라졌겠지? 두 사람 사이에 묘한 '동료애' 같은 게 싹트는 순간이야.
He turned to leave. “Raymond, wait!” I said.
그는 자리를 뜨려고 몸을 돌렸다. "레이먼드, 잠깐만요!" 내가 말했다.
레이먼드가 맥주 사러 가려고 쌩하니 가려는데, 에리너가 갑자기 붙잡아. 무슨 대단한 작별 인사를 하려나 싶지? 레이먼드도 설레서 돌아봤을 거야.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심장이 두근거렸을지도 몰라.
He turned back toward me, smiling. “What is it, Eleanor?”
그는 미소를 지으며 내 쪽으로 다시 몸을 돌렸다. "무슨 일이야, 엘리너?"
레이먼드 표정 좀 봐. 에리너가 자기를 부르니까 아주 기분 좋게 돌아보잖아. '엘리너가 나한테 할 말이 있나?' 하고 은근히 기대하는 눈빛이야. 레이먼드의 다정한 성격이 'Smiling'이라는 단어 하나에 다 들어있어.
“The Guinness, Raymond. It was three pounds fifty.” He stared at me.
"기네스 맥주요, 레이먼드. 3파운드 50펜스였어요." 그는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와... 분위기 진짜 확 깨지? 레이먼드는 뭔가 낭만적인 대화나 고맙다는 인사를 기대했을 텐데, 에리너는 아주 칼같이 술값 청구를 하고 있어. 3파운드 50펜스! 에리너의 뇌는 정말 엑셀로 이루어진 게 틀림없어. 레이먼드가 빤히 쳐다보는 건 감동해서가 아니라 황당해서일 거야.
“It’s OK,” I said, “there’s no rush. You can give it to me on Monday, if that’s easier.”
"괜찮아요." 내가 말했다. "서두를 건 없어요. 그게 더 편하다면 월요일에 주셔도 돼요."
에리너는 나름대로 배려를 한다고 '월요일에 줘도 된다'고 말해. 돈은 꼭 받아야겠지만, 지불 기한은 연장해주겠다는 아주 자비로운(?) 채권자의 모습이지. 레이먼드 입장에선 배려인지 압박인지 헷갈릴 지경일걸?
He counted out four pound coins and put them on the table.
그는 1파운드짜리 동전 네 개를 세어서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레이먼드도 에리너의 철저함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나 봐. 군말 없이 동전 네 개를 툭 던지는 저 손길... 아마 속으로 헛웃음이 났을 거야. 에리너는 동전 한 닢 한 닢 세는 걸 또 매의 눈으로 지켜봤겠지?
“Keep the change,” he said, and walked off. Extravagant!
"잔돈은 가져." 그가 말하고는 가버렸다. 정말 사치스럽기는!
레이먼드의 마지막 반격(?)! 50펜스 잔돈 따위 안 받겠다며 쿨하게 떠났어. 그런데 에리너 반응 좀 봐. '멋지다'가 아니라 '사치스럽다(Extravagant)'래! 50펜스(약 800원) 안 챙겼다고 친구를 사치꾼으로 몰아가는 에리너의 경제관념, 정말 못 말린다니까.
I put the money in my purse, and finished my Magners. Emboldened by the apples, I decided to take a detour on the way home.
나는 돈을 지갑에 넣고 매그너스를 마저 비웠다. 사과 기운에 힘입어, 나는 집으로 가는 길에 우회하기로 결정했다.
에리너가 레이먼드에게 받은 술값을 챙기고 남은 술을 다 마셨어. 여기서 'Emboldened by the apples'라는 표현이 정말 웃기지 않니? 자기가 마신 매그너스가 사과로 만든 술(Cider)이라서, '술기운'을 굳이 '사과 기운'이라고 에리너답게 표현한 거야. 이 사과 기운 덕분에 평소라면 안 했을 'Detour(우회)', 즉 짝사랑 남자의 집 근처를 기웃거리는 대담한 결정을 내리게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