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how the policeman who ran the test didn’t even look weird or have a funny name, which felt like a gyp to me.
근데 시험관 경찰관 아저씨가 딱히 이상하게 생기지도 않았고 이름도 평범했거든. 그게 왠지 좀 손해 보는 기분이었다고 말했어.
찰리다운 엉뚱한 생각이야. 뭔가 인생의 중대 사건(면허 시험)에는 영화처럼 독특한 캐릭터가 등장해야 할 것 같은데, 시험관이 너무 평범해서 오히려 김이 빠졌대. 이런 사소한 것까지 이모한테 투덜거리는 게 너무 귀엽지?
I remember when I was just about to say good-bye to my aunt Helen, I started crying.
헬렌 이모한테 작별 인사를 하려던 참이었는데, 갑자기 눈물이 터져 나왔던 게 기억나.
실컷 수다를 떨고 무덤을 떠나려니까 참았던 슬픔이 확 몰려왔나 봐. 인사를 하려던 그 찰나에 울컥하는 감정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순간이지. 찰리에겐 이모가 여전히 너무 큰 존재인가 봐.
It was a real kind of crying, too. Not the panicky type, which I do a lot.
그건 진짜 눈물이었어. 내가 자주 그러는 것처럼 막 당황해서 우는 그런 게 아니었지.
찰리는 평소에 불안하거나 공황 상태가 오면 패닉에 빠져 울 때가 많았거든. 그런데 이번 눈물은 그런 병적인 증상이 아니라, 이모를 향한 순수한 슬픔과 그리움에서 나온 '진짜' 눈물이었다고 스스로 구분하고 있어. 찰리가 자기 감정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한 걸까?
And I made Aunt Helen a promise to only cry about important things
그리고 헬렌 이모한테 정말 중요한 일로만 울겠다고 약속했어.
찰리는 자기가 너무 시도 때도 없이 울보처럼 군다고 생각했나 봐. 그래서 가장 사랑했던 이모 앞에서 '앞으로는 눈물의 퀄리티를 관리하겠다'고 선언하는 장면이야. 눈물의 '정예 멤버' 선발 기준을 아주 엄격하게 잡기로 한 거지.
because I would hate to think that crying as much as I do would make crying for Aunt Helen less than it is.
내가 평소처럼 너무 자주 울어버리면, 헬렌 이모를 위해 흘리는 눈물의 가치가 깎여버릴까 봐 그게 너무 싫었거든.
이게 진짜 찰리의 섬세한 감수성이지. 이모를 향한 슬픔은 아주 특별하고 신성한 건데, 자기가 맨날 찌질하게(?) 울고 있으면 이모를 위한 눈물도 그냥 평범한 눈물처럼 흔해질까 봐 걱정하는 거야. 슬픔에도 등급을 매기겠다는 찰리만의 논리랄까?
Then, I said good-bye, and I drove home. I read the book again that night because I knew that if I didn’t, I would probably start crying again.
그러고는 작별 인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어. 그날 밤에 그 책을 다시 읽었는데, 그러지 않으면 왠지 또 울음이 터질 것 같았거든.
이모 무덤에서 감정의 폭풍을 겪고 돌아온 찰리가 선택한 방어 기제는 바로 '독서'야. 책 속의 이야기로 도망치지 않으면, 이모랑 약속한 지 몇 시간도 안 돼서 또 '공황 울음'을 터뜨릴까 봐 무서웠던 거지. 책이 찰리에겐 구명보트 같은 거야.
The panicky type, I mean. I read until I was completely exhausted and had to go to sleep.
내 말은, 막 공황 상태가 와서 우는 그런 거 말이야. 난 완전히 기운이 다 빠져서 잠들어야 할 때까지 책을 읽었어.
찰리는 아까 말한 '진짜 울음'이랑 '패닉 울음'을 철저히 구분해. 패닉 울음은 이모를 위한 게 아니라 그냥 자기 병적인 증상이니까, 그걸 막으려고 몸이 축 처질 때까지 뇌를 혹사하며 책을 읽은 거지. 거의 '독서 고문' 수준이야.
In the morning, I finished the book and then started immediately reading it again.
아침에 책을 다 읽고 나서는 곧바로 다시 읽기 시작했어.
일어나자마자 또 책을 읽어? 이건 정말 지독한 외로움과 불안의 증거야. 책이라는 요새 밖으로 한 발자국도 나가지 않겠다는 찰리의 고집이 느껴져서 좀 짠하다. 세상과 마주하는 것보다 읽었던 책을 또 읽는 게 더 안전하다고 느끼나 봐.
Anything to not feel like crying. Because I made the promise to Aunt Helen.
울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게 하려고 뭐든 한 거지. 헬렌 이모랑 약속을 했으니까.
찰리의 모든 이상 행동(밤샘 독서, 반복 독서)의 원인이 밝혀지는 부분이야. 단순히 책이 좋아서가 아니라, 울지 않겠다는 이모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감정을 억누르고 있는 거야. 약속 하나에 인생을 거는 이 소년, 정말 순수하면서도 위태로워 보여.
And because I don’t want to start thinking again. Not like I have this last week.
그리고 다시 깊은 생각에 빠지고 싶지 않아서야. 지난주처럼 그렇게 말이야.
찰리가 왜 그렇게 미친 듯이 책을 다시 읽었는지 그 속사정이 나와. 가만히 있으면 자꾸 나쁜 생각이나 고통스러운 기억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올라오니까, 그걸 막으려고 뇌를 다른 곳으로 돌리는 거지. 지난주에 겪었던 그 감정의 소용돌이가 얼마나 무서웠으면 이럴까 싶어.
I can’t think again. Not ever again. I don’t know if you’ve ever felt like that.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아. 절대로. 너도 그런 기분을 느껴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네.
찰리가 거의 비명을 지르는 듯한 문장이야. '생각'이라는 게 통제가 안 되면 얼마나 무서운지 말하고 있어. 자기 내면의 어둠과 싸우면서, 동시에 이 편지를 읽는 너에게 공감을 구하고 있는 거야.
That you wanted to sleep for a thousand years. Or just not exist. Or just not be aware that you do exist.
한 천 년쯤 잠들고 싶다거나, 그냥 존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거나, 아니면 내가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상태가 되고 싶다는 그런 기분 말이야.
우울증의 밑바닥을 아주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어. 죽고 싶은 건 아니지만, '나'라는 존재 자체가 그냥 증발해버렸으면 좋겠다는 그 느낌... 찰리가 지금 얼마나 깊은 늪에 빠져 있는지 보여줘서 마음이 너무 아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