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 back was to the door, so he didn’t know I was there. At first I thought he was laughing because his shoulders were shaking,
아빠는 문을 등지고 있어서 내가 거기 있는 줄 몰랐다. 처음에는 아빠의 어깨가 들썩이길래 웃고 있는 줄만 알았다.
아빠 뒷모습만 보이니까 어기는 착각을 했어. 어깨가 흔들리면 보통 웃거나 울거나 둘 중 하나잖아. 평소 밝은 아빠였으니까 처음엔 웃는 줄 알았던 거지. 그 오해가 풀리는 순간의 반전이 더 가슴 아프게 다가와.
but then he put his palms on his eyes and I realized he was crying.
하지만 아빠가 두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는 것을 보고, 나는 아빠가 울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웃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 손바닥으로 눈을 꾹 누르는 아빠를 보며 어기는 깨달았지. '아, 아빠도 울고 있구나.' 자식 앞에서 눈물을 보이기 싫어 눈을 가린 채 소리 없이 우는 아빠의 마음을 어기가 이해하게 되는 아주 뭉클한 순간이야.
It was the quietest crying I’ve ever heard. Like a whisper. I was going to go over to him,
그것은 내가 들어본 가장 작은 울음소리였다. 마치 속삭임 같았다. 나는 아빠에게 다가가려 했다.
아빠의 울음소리가 너무 작아서 더 마음이 아파. 엉엉 우는 게 아니라 슬픔을 꾹꾹 눌러 담느라 새어 나오는 소리거든. 어기가 그런 아빠를 위로해주고 싶어서 발을 떼려던 찰나의 순간이야.
but then I thought maybe he was whisper-crying because he didn’t want me or anyone else to hear him.
하지만 그때 문득 아빠가 나나 다른 누군가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서 속삭이듯 울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기가 아빠의 '남자다운(?) 자존심' 혹은 '가장으로서의 무게'를 본능적으로 이해한 거야. 자기가 가서 위로하면 아빠가 더 힘들어할까 봐 배려하는 어린 어기의 마음이 너무 기특하고도 슬퍼.
So I walked out and went to Via’s room, and I saw Mom lying next to Via on the bed, and Mom was whispering to Via, who was crying.
그래서 나는 방을 나와 비아의 방으로 갔다. 엄마가 침대에서 비아 옆에 누워 있는 것이 보였다. 엄마는 울고 있는 비아에게 무언가 속삭이고 있었다.
가족들이 각자의 방에서 슬픔을 나누고 있어. 아빠는 혼자, 엄마와 비아는 함께... 어기는 이 광경들을 조용히 지켜보며 가족의 슬픔이 얼마나 깊은지 몸소 느끼고 있는 거지. 마치 유령처럼 집안을 떠도는 어기의 시선이 참 쓸쓸해 보여.
So I went to my bed and put on my pajamas without anyone telling me to and put the night-light on
그래서 나는 내 침대로 가서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스스로 잠옷을 갈아입고 취침등을 켰다.
어기가 진짜 어른스러워진 대목이야. 평소 같으면 엄마가 와서 챙겨줘야 할 일들을 부모님이 슬퍼하시니까 알아서 척척 해내는 거지. 스스로 잠옷 입고 불 켜는 뒷모습이 대견하면서도 왜 이렇게 짠하냐.
and turned the light off and crawled into the little mountain of stuffed animals I had left on my bed earlier.
전등을 끄고 아까 침대 위에 남겨둔 인형 무덤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메인 불은 끄고 아늑한 인형 산속으로 쏙 들어갔어. 어기에겐 그 인형 더미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요새이자 데이지의 온기를 대신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을 거야. 마치 굴 속으로 들어가는 작은 동물 같아 보이네.
It felt like that all had happened a million years ago. I took my hearing aids off and put them on the night table
그 모든 일이 마치 백만 년 전에 일어난 일처럼 느껴졌다. 나는 보청기를 빼서 협탁 위에 올려두었다.
너무나 길고 고달픈 하루였기에 불과 몇 시간 전 일도 아주 먼 옛날처럼 느껴지는 거야. 보청기를 뺀다는 건 이제 외부의 슬픈 소리들과 단절하고 오롯이 혼자만의 추억에 잠기겠다는 선언 같아.
and pulled the covers up to my ears and imagined Daisy snuggling with me,
이불을 귀까지 끌어올리고 데이지가 내 옆에 바짝 다가와 눕는 것을 상상했다.
소리가 사라진 세상에서 어기는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소환해. 데이지가 옆에서 꼬물거리는 그 느낌... 상상 속에서라도 데이지와 함께 잠들고 싶은 아이의 순수한 그리움이 느껴져서 눈물이 핑 도네.
her big wet tongue licking my face all over like it was her favorite face in the world.
데이지의 크고 축축한 혀가 마치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얼굴이라도 되는 양 내 얼굴 곳곳을 핥아주는 상상을 했다.
데이지는 어기의 겉모습을 보지 않았어. 그냥 어기 그 자체를 사랑했지. 그 축축하고 따뜻한 핥음은 어기에게 '넌 있는 그대로 사랑스러워'라고 말해주는 데이지만의 방식이었을 거야.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얼굴... 이 표현이 정말 뭉클하다.
And that’s how I fell asleep.
그렇게 나는 잠이 들었다.
데이지에 대한 행복한 상상을 끝으로 어기가 드디어 잠들었어. 지옥 같던 하루가 지나가고, 꿈속에서라도 데이지를 만나길 바라는 어기의 모습이 참 먹먹하다. 온갖 슬픈 생각을 다 하다가 결국 가장 예쁜 기억을 붙잡고 잠든 거야.
Heaven
천국
새로운 섹션의 제목이야. 죽음과 이별 뒤에 오는 공간, 혹은 고통 없는 영원한 안식처를 의미하겠지. 데이지가 간 곳일 수도 있고 어기가 꿈꾸는 곳일 수도 있어. 단 한 단어지만 주는 울림이 에베레스트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