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know,” I acknowledged. “Want the light on or off? It’s getting kind of late,” he said, pausing by the light switch at the door.
“알아요.” 내가 인정했다. “불은 켤까, 끌까? 시간이 꽤 늦었구나.” 아빠가 문가 전등 스위치 앞에서 멈춰 서며 말씀하셨다.
비아도 머리로는 알지. 근데 가슴이 안 따라주는 걸 어떡해? 아빠는 비아의 대답을 듣고 바로 '취침 모드'로 전환하려고 스위치 앞에 섰어. 부모님이 방문 앞에서 '불 꺼줄까?' 묻는 건 이제 대화 끝내고 자라는 무언의 신호잖아.
“Can you bring Daisy in first?” Two seconds later he came back with Daisy dangling in his arms, and he laid her down next to me on the bed.
“먼저 데이지 좀 데려다주실래요?” 2초 뒤 아빠는 팔에 대롱대롱 매달린 데이지와 함께 돌아오셨고, 침대 위 내 옆에 데이지를 눕혀주셨다.
비아의 힐링 파트너 데이지 등판! 아빠는 딸의 소원을 들어주려고 빛의 속도로 데이지를 보쌈(?)해왔어. 팔에 대롱대롱 매달려 오는 데이지의 모습이 상상되니? 아빠와 딸, 그리고 댕댕이의 훈훈한 잠자리 풍경이야.
“Good night, sweetheart,” he said, kissing my forehead. He kissed Daisy on her forehead, too. “Good night, girlie. Sweet dreams.”
“잘 자렴, 우리 딸.” 아빠가 내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말씀하셨다. 아빠는 데이지의 이마에도 똑같이 입을 맞추셨다. “잘 자라, 우리 강아지. 좋은 꿈 꾸렴.”
비아와 데이지, 둘 다 아빠에겐 예쁜 딸들이야. 공평하게 이마 뽀뽀를 시전하시는 아빠! 'Sweetheart'와 'Girlie'라는 애정 듬뿍 담긴 호칭이 방 안을 따뜻하게 채우는 것 같아. 비아의 서운했던 마음도 이 뽀뽀 한 방에 다 녹았겠지?
An Apparition at the Door
문 앞에 나타난 형체
챕터 제목이야! 'Apparition'은 원래 유령이나 환영을 뜻해. 한밤중에 문가에 서 있는 엄마의 모습이 비아 눈에는 마치 이 세상 존재가 아닌 것처럼 낯설고 신비롭게 보였다는 걸 암시하는 비장미 넘치는 제목이지.
Once, I got up in the middle of the night because I was thirsty, and I saw Mom standing outside Auggie’s room.
한번은 목이 말라 한밤중에 일어난 적이 있는데, 그때 엄마가 어거스트의 방 밖에 서 계신 것을 보았다.
자다가 물 마시러 나왔는데, 엄마가 어기 방 문 앞에서 망부석처럼 서 있는 걸 본 거야. 엄마의 걱정은 24시간 풀가동 중이라는 걸 보여주는 가슴 아픈 장면이지. 비아는 그 유령 같은 엄마의 뒷모습에서 많은 걸 느꼈을 거야.
Her hand was on the doorknob, her forehead leaning on the door, which was ajar.
엄마의 손은 문손잡이 위에 있었고, 살짝 열린 문에 이마를 기대고 있었다.
비아의 시선이 마치 카메라 줌인하듯 엄마의 뒷모습을 잡고 있어. 한밤중에 목말라서 깼는데, 엄마가 동생 방 문에 머리를 박고(?) 있는 걸 본 거야. 기도하는 것 같기도 하고, 너무 피곤해서 문에 기대 조는 것 같기도 한, 짠하면서도 약간은 미스터리한 엄마의 모습이지. 딸로서 엄마의 저런 등을 보면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지 않겠어?
She wasn’t going in his room or stepping out: just standing right outside the door, as if she was listening to the sound of his breathing as he slept.
엄마는 방으로 들어가는 것도, 나오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문 바로 밖에 서서, 잠든 동생의 숨소리를 듣기라도 하는 듯했다.
이건 마치 정지 화면 같아. 들어가지도, 나오지도 못하는 엄마의 마음이 행동으로 딱 보이는 거지. 어기가 잘 자나 확인은 해야겠는데, 깨우기는 싫고, 혹시 무슨 일 생길까 봐 떠나지는 못하고. 그야말로 '문지방 모성애'의 절정이야.
The hallway lights were out. The only thing illuminating her was the blue nightlight in August’s bedroom.
복도 불은 꺼져 있었다. 엄마를 비추는 건 오직 어거스트 방의 파란 수면등 불빛뿐이었다.
영화 조명 감독님이 오셨나 봐. 캄캄한 복도에 파란 불빛만 은은하게 엄마를 비추고 있어. SF 영화의 한 장면 같기도 하고, 신비롭기도 하고, 좀 으스스하기도 해. 이 파란 조명이 엄마를 현실의 엄마가 아닌 다른 존재처럼 보이게 만드는 장치 역할을 하고 있지.
She looked ghostlike standing there. Or maybe I should say angelic.
거기에 서 있는 엄마는 유령처럼 보였다. 아니, 천사 같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비아의 눈에 비친 엄마의 모습이 확 바뀌는 순간이야. 처음엔 파란 불빛 때문에 창백한 유령처럼 보였는데, 가만히 보니 자식을 지키는 수호천사 같기도 한 거지. 엄마라는 존재가 원래 그렇잖아? 화낼 땐 저승사자 같다가도 잘 땐 천사 같고.
I tried to walk back into my room without disturbing her, but she heard me and walked over to me.
나는 엄마를 방해하지 않으려고 내 방으로 다시 들어가려 했지만, 엄마는 내 인기척을 듣고 다가왔다.
비아는 엄마만의 시간을 지켜주고 싶었어. 닌자처럼 소리 없이 사라지려고 했는데, 엄마 귀는 소머즈 귀잖아? 애들 발소리, 숨소리만 들어도 딱 알지. 들키니까 민망해서 얼음! 했을 비아 모습이 그려져.
“Is Auggie okay?” I asked. I knew that sometimes he would wake up choking on his own saliva if he accidentally turned over on his back.
“어기 괜찮아?” 내가 물었다. 녀석이 실수로 등 대고 눕기라도 하면 가끔 자기 침에 기도가 막혀 깨곤 한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비아가 왜 엄마가 문 앞에 서 있었는지 단번에 이해하는 장면이 나와. 어기는 평범하게 자는 것조차 힘든 아이야. 똑바로 누우면 기도가 막힐 수 있거든. 비아도 누나로서 그 걱정을 공유하고 있다는 게 드러나지. 가족 모두가 밤에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인 거야.
“Oh, he’s fine,” she said, wrapping her arms around me. She walked me back into my room, pulled the covers over me, and kissed me good night.
“어, 걔는 괜찮아.” 엄마가 나를 품에 안으며 말했다. 엄마는 나를 방으로 데려다주고 이불을 머리까지 덮어준 뒤, 잘 자라는 입맞춤을 해주었다.
밤새 동생 방 앞을 지키던 엄마가 드디어 비아를 발견하고 챙겨주기 시작했어. 비아도 사실 엄마의 이런 따뜻한 손길이 그리웠을 텐데, 이불까지 꼼꼼히 덮어주고 굿나잇 키스까지 해주니 마음속 응어리가 조금은 녹아내리는 기분이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