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t it was such fun! And now you don’t have it anymore! I took it from you!”
“하지만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이제 어르신에겐 그게 더 이상 없잖아요! 제가 어르신에게서 그걸 뺏어버린 거예요!”
조너스가 지금 미안해서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어. 자기는 꿀잼 썰매 체험을 했는데, 그 대가가 할아버지의 소중한 기억 삭제라니! 착한 잼민이 조너스는 자기가 할아버지의 행복을 스틸(steal) 했다고 생각하며 자책하는 중이야. 아이고, 이 착한 녀석 좀 보게나.
But the old man laughed. “All I gave you was one ride, on one sled, in one snow, on one hill.
하지만 노인은 웃었다. “내가 너에게 준 것은 단 한 번의 타기, 단 한 대의 썰매, 단 한 번의 눈, 단 하나의 언덕이었을 뿐이다.”
할아버지가 빵 터지셨어. 조너스 입장에선 인생 일대 사건이지만, 할아버지의 '기억 하드디스크'는 테라바이트급이거든. 썰매 기억 하나 준 건 그냥 용량 1도 안 차지하는 텍스트 파일 하나 보낸 수준이라 전혀 아깝지 않다고 안심시켜주시는 거야. 할아버지의 여유가 느껴지지?
I have a whole world of them in my memory. I could give them to you one by one, a thousand times, and there would still be more.”
“내 기억 속에는 그런 것들이 온 세상을 이룰 정도로 많단다. 내가 그것들을 너에게 하나씩, 천 번을 준다 해도 여전히 더 남아 있을 게다.”
할아버지의 기억 창고가 얼마나 무궁무진한지 플렉스(Flex)하는 장면이야. 썰매 타는 기억만 해도 수천 개는 된다는 소리지. 조너스는 지금 '무한 리필' 기억 뷔페에 온 거야. 이제 미안해할 필요 없이 맘껏 받아먹기만 하면 된다는 할배의 스웩이 느껴지지? 할아버지 머릿속은 거의 우주급 용량이야.
“Are you saying that I—I mean we—could do it again?” Jonas asked. “I’d really like to.
“우리가—그러니까 제 말은 우리가—그걸 다시 할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조너스가 물었다. “정말 그러고 싶어요.
조너스가 썰매의 맛을 보더니 눈이 돌아갔어! '한 번 더?'를 외치는 아이의 순수한 탐욕(?)이 느껴지는 순간이야. 할아버지가 기억이 많다고 하니까 바로 리필 요청 들어가는 추진력 보소. 자본주의 사회였으면 벌써 결제 버튼 눌렀을 기세네.
I think I could steer, by pulling the rope. I didn’t try this time, because it was so new.”
줄을 당겨서 방향을 조절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에는 너무 생소해서 시도해보지 못했지만요.”
조너스가 벌써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 돌리고 있어. 아까는 무서워서 그냥 타기만 했는데, 다음엔 드리프트까지 할 기세야. 롤드컵 결승 보고 나서 나도 저 정도는 하겠다고 허세 부리는 내 모습 같네. 타고난 기억 전달자라 그런지 습득력이 거의 치트키 수준이야.
The old man, laughing, shook his head. “Maybe another day, for a treat. But there’s no time, really, just to play.
노인은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나중에 다른 날, 특별히 해 주마. 하지만 정말이지 그냥 놀고 있을 시간은 없단다.
할아버지가 단호하게 컷! 하셨어. 이게 무슨 에버랜드 자유이용권 끊고 온 줄 아나 본데, 지금은 인류의 기억을 전승해야 하는 비장한 교육 시간이라고 선을 긋는 거지. '나중에'라는 말은 엄마들이 마트에서 장난감 안 사줄 때 쓰는 필살기인데, 할아버님도 고단수셔.
I only wanted to begin by showing you how it works. “Now,” he said, turning businesslike, “lie back down. I want to—”
나는 단지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며 시작하고 싶었을 뿐이다. “자,” 그가 사무적인 태도로 돌아와 말했다. “다시 누워라. 나는—”
할아버지가 갑자기 모드를 바꾸셨어. 아까까진 인자한 동네 할배였는데, 갑자기 정색하고 일하자고 하시네. 조너스도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침대에 눕는 중이야. 마치 휴가 복귀하는 군인의 비장함이 느껴진달까? 분위기가 갑자기 확 진지해졌어.
Jonas did. He was eager for whatever experience would come next. But he had, suddenly, so many questions.
조너스는 시키는 대로 했다. 그는 다음에 올 어떤 경험이라도 간절히 원했다. 하지만 갑자기 너무나 많은 질문이 생겨났다.
할아버지가 누우라고 하니까 조너스가 군말 없이 착 엎드리는 장면이야. 다음 기억은 또 어떤 꿀잼일지 기대하며 설레하고 있는데, 머릿속엔 '왜?'라는 물음표가 전구 터지듯 파바박 들어오기 시작했어.
“Why don’t we have snow, and sleds, and hills?” he asked. “And when did we, in the past? Did my parents have sleds when they were young? Did you?”
“왜 우리에게는 눈이나 썰매, 언덕이 없나요?” 그가 물었다. “그리고 과거 언제 우리에게 그런 것들이 있었나요? 저희 부모님이 어렸을 때도 썰매가 있었나요? 어르신은요?”
궁금증 대폭발! 조너스가 속사포처럼 질문을 쏟아내고 있어. 자기가 방금 본 썰매랑 눈이 왜 지금은 없는지, 엄마 아빠는 탔었는지, 할아버지는 어땠는지... 거의 5G급 속도로 캐묻는 중이야. 호기심 천국 조너스가 따로 없네.
The old man shrugged and gave a short laugh. “No,” he told Jonas. “It’s a very distant memory.
노인은 어깨를 으쓱하며 짧게 웃었다. “아니란다,” 그가 조너스에게 말했다. “그건 아주 먼 옛날의 기억이다.”
조너스의 폭풍 질문에 할아버지가 허탈한 듯 피식 웃으셔. '얘야, 네 부모님? 걔네들도 그런 거 몰라'라는 뉘앙스지. 조너스가 물어본 것들은 할아버지조차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야 찾을 수 있는 '유물' 같은 기억이거든.
That’s why it was so exhausting—I had to tug it forward from many generations back.
“그래서 그렇게 진이 빠졌던 게야—여러 세대 전의 기억을 앞으로 끌어와야 했으니까.”
할아버지가 아까 왜 땀을 뻘뻘 흘렸는지 이제야 밝혀지네. 기억이 너무 오래된 거라 낚시줄 감듯이 영차영차 끌어올리는 게 엄청 고된 작업이었대. 조너스는 공짜로 탔지만 할배는 영혼을 갈아 넣으신 거지. ㅠㅠ
It was given to me when I was a new Receiver, and the previous Receiver had to pull it through a long time period, too.”
내가 새로운 기억 수여자가 되었을 때 그 기억이 나에게 전달되었고, 이전 수여자 역시 아주 오랜 시간을 거슬러 그 기억을 끌어와야만 했다.
기억 전달이 거의 릴레이 계주 급이야. 할아버지도 처음 시작할 땐 조너스처럼 뉴비 수여자였고, 그 전대 할아버지도 영차영차 기억을 끌어올리느라 고생하셨대. 대대로 내려오는 고된 노동의 역사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