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ers for everyone,” Daisy said when Holly arrived to take our drink order.
“모두 물로 주세요.” 음료 주문을 받으러 홀리가 오자 데이지가 말했다.
가난한 고등학생들의 국룰 주문은 역시 공짜 '물'이지! 데이지는 쿠폰으로 알뜰하게 식사하려는 계획이라 음료는 과감하게 패스하고 있어. 닥터 페퍼 덕후인 에이자의 취향 따위 고려하지 않는 데이지의 단호한 리더십이 돋보이는 순간이야.
Davis turned to me and said, “They don’t have Dr Pepper?”
데이비스가 내 쪽으로 몸을 돌리며 말했다. “여긴 닥터 페퍼가 없어?”
물만 마시는 분위기에 당황한 도련님 데이비스! 평소에 즐겨 마시던 닥터 페퍼가 이 허름한(?) 식당에 없을 리가 없다는 표정으로 에이자에게 물어보고 있어. 부잣집 자제의 입맛과 가난한 고딩들의 쿠폰 현실이 충돌하는 지점이지.
“Soft drinks aren’t covered by the coupon,” Holly explained, monotone.
“탄산음료는 쿠폰 적용 대상이 아니에요.” 홀리가 단조로운 어조로 설명했다.
직원 홀리의 목소리엔 영혼이 1도 안 실려 있어. 매일같이 쿠폰 들고 오는 애들한테 똑같은 소리 하려니 얼마나 지겹겠어? 쿠폰의 엄격한 룰을 기계처럼 읊어주는 중이야.
“But also, no. We have Pepsi.” “Well, I think we can spring for a round of Pepsis,” he said.
“게다가 없기도 해요. 우린 펩시만 있거든요.” “음, 펩시 한 잔 정도는 제가 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가 말했다.
홀리의 영혼 없는 철벽 방어! 닥터 페퍼는커녕 탄산은 펩시뿐이래. 하지만 부자 도련님 데이비스가 여기서 '플렉스'를 시전하네. 쿠폰 범위를 벗어난 지출도 쿨하게 감당해주겠대. 덕분에 물 파티는 탄산 파티로 극적 합의가 이뤄졌어.
I realized in the silence that followed that I hadn’t spoken since answering Davis’s compliment about my shirt.
나는 뒤따른 정적 속에서, 데이비스가 내 셔츠를 칭찬했을 때 대답한 이후로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데이비스의 쿨한 '펩시 플렉스' 이후 잠깐 정적이 흘렀나 봐. 그 순간 에이자는 '어라, 나 아까 셔츠 칭찬받고 나서 입 뻥끗 안 했네?' 하고 자각해. 친구들이 떠드는 동안 혼자 음소거 모드였던 거지. 내향형 인간의 비애랄까?
Davis, Daisy, and Mychal eventually went back to talking about Star Wars and the size of the universe and traveling faster than light.
데이비스, 데이지, 그리고 마이클은 결국 다시 스타워즈와 우주의 크기, 그리고 빛보다 빠른 여행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갔다.
잠깐의 정적도 잠시, 셋은 다시 덕후들의 세계로 복귀했어. 스타워즈부터 우주의 크기, 초광속 여행까지 주제가 아주 안드로메다로 날아가고 있네. 에이자만 지구에 남겨두고 말이야.
“Star Wars is the American religion,” Davis said at one point, and Mychal said, “I think religion is the American religion,”
대화 도중에 데이비스가 “스타워즈는 미국의 종교야.”라고 말하자 마이클은 “내 생각엔 종교가 미국의 종교 같은데.”라고 받아쳤다.
데이비스가 스타워즈 팬덤을 종교에 비유하며 멋진 척 철학적인 멘트를 던졌어. 근데 마이클이 '아니, 미국 종교는 그냥 종교지'라며 말장난으로 받아쳤네. 진지함과 유머가 오가는 고등학생들의 식탁 토론이야.
and even though I laughed with them, it felt like I was watching the whole thing from somewhere else,
나도 그들과 함께 웃기는 했지만, 마치 다른 곳에서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친구들은 웃고 떠드는데 에이자는 몸만 거기 있고 영혼은 가출한 상태야. 일종의 '유체이탈' 체험이랄까? 겉으로는 웃고 있어도 속으로는 철저히 소외감을 느끼는, 내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순간이야.
like I was watching a movie about my life instead of living it.
마치 내 인생을 직접 사는 게 아니라 내 인생에 관한 영화를 보고 있는 것처럼.
에이자의 소외감이 절정에 달했어.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난데, 관객석에 앉아 스크린 속의 나를 보는 기분이래. 현실감이 사라지고 모든 게 연기처럼 느껴지는, 아주 문학적이면서도 슬픈 표현이야.
After a while, I heard my name and snapped into my body, seated at Applebee’s,
한참이 지난 후, 나는 내 이름이 불리는 소리를 듣고 애플비 좌석에 앉아 있는 나의 육신으로 확 돌아왔다.
에이자의 영혼 가출 사건 종료! 넋 놓고 있다가 누군가 이름을 부르니까 그제야 '아 맞다, 나 지금 식당이지' 하고 현실로 강제 소환된 거야. 유체이탈했다가 자기 몸 찾아서 쏙 들어가는 느낌, 뭔지 알지?
my back against the green vinyl cushion, the smell of fried food, the din of conversation pressing in from all around me.
등은 초록색 비닐 쿠션에 닿아 있었고, 튀긴 음식 냄새와 사방에서 밀려오는 대화 소음이 나를 압박했다.
정신이 돌아오자마자 오감이 한꺼번에 폭발하는 순간이야! 딱딱한 비닐 쿠션의 촉감, 코를 찌르는 기름진 냄새, 웅성거리는 소리까지. 조용히 혼자 있고 싶어 하는 에이자에겐 이 모든 게 압박으로 다가오는 거지.
“Holmesy has a Facebook,” Daisy said, “but her last status update is from middle school.”
“에이자도 페이스북이 있긴 해.” 데이지가 말했다. “하지만 마지막 상태 업데이트가 중학교 때 멈춰 있지.”
데이지가 에이자의 '박물관급' SNS 계정을 폭로하며 놀리고 있어. 인터넷 세상에서는 거의 선사 시대 사람 취급하는 거지. 에이자가 얼마나 현실 세계와(그리고 온라인 세계와도) 거리를 두고 사는지 보여주는 대목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