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n again, that might seem like trying, and texting Daisy was no help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그렇게 차려입는 건 너무 애쓴 것처럼 보일지도 몰랐다. 데이지에게 문자를 보낸 것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드레스 입으려다 갑자기 '아, 이거 너무 힘준 거 티 나나?' 하고 멈칫하는 에이자. 데이트 상대를 의식하는 귀여운 모습이지. 근데 이럴 때 도움을 요청한 데이지는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켜.
because she responded she was going to wear an evening gown, and I couldn’t totally tell if she was kidding.
데이지가 이브닝 드레스를 입겠다고 답장을 보내왔는데, 그게 농담인지 아닌지 도무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데이지 이 녀석, 데이트에 이브닝 드레스를 입겠다니? 데이지의 성격상 진짜 입고 올 수도 있어서 에이자는 더 미칠 노릇이지. 친구가 도움은커녕 더 큰 똥을 투척한 상황이야.
In the end, I went for my favorite jeans and a hoodie over a lavender T-shirt Daisy had given me featuring Han Solo and Chewbacca in a fierce embrace.
결국 나는 내가 가장 아끼는 청바지와 후드티를 골랐다. 그 안에는 데이지가 선물해 준, 한 솔로와 츄바카가 격렬하게 포옹하고 있는 모습이 그려진 연보라색 티셔츠를 입었다.
드레스와 이브닝 가운 사이에서 고민하던 에이자가 결국 선택한 건 '편안함'이었어. 하지만 그 속엔 데이지의 취향이 듬뿍 담긴 스타워즈 티셔츠가 숨어 있지. 가장 '에이자다운' 전투복을 갖춰 입은 셈이야. 격렬한 포옹 그림이라니, 데이지의 선물 센스도 참 독특해 그치?
I then spent another half hour applying and unapplying makeup.
그러고 나서 화장을 했다가 지웠다 하는 데 또다시 30분을 보냈다.
옷은 골랐는데 이제 화장이 문제네. 했다가 맘에 안 들어서 지우고, 다시 하고... 데이트 전의 그 떨리는 마음이 화장 솜 무더기로 나타나고 있어. 30분이면 거의 장인 정신으로 얼굴을 빚은 수준이지?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안 봐도 비디오야.
I’m not the sort of person who usually gets carried away with that stuff,
나는 보통 그런 것들에 정신이 팔리는 종류의 사람은 아니다.
평소 에이자는 화장이나 외모 가꾸기에 목숨 거는 스타일이 아냐. 세균 걱정하느라 바쁜데 립스틱 색깔 고를 여유가 어디 있겠어? 그런데 오늘따라 자기도 모르게 '정신이 팔려(gets carried away)' 있는 거지. 사람이 사랑을 하면 이렇게 변하나 봐.
but I was nervous, and sometimes makeup feels kind of like armor.
하지만 나는 초조했고, 때로는 화장이 일종의 갑옷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에이자에게 화장은 예뻐 보이기 위한 도구라기보다 세상을 마주하기 위한 '갑옷'이야. 얼굴에 뭔가를 덧칠함으로써 자신의 불안한 내면을 감추고 보호받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지. 갑옷을 입고 전쟁터(데이트)로 나가는 기사 같달까? 왠지 짠해지지 않아?
“Are you wearing eyeliner?” Mom asked when I emerged from my room.
"아이라이너를 한 거니?" 내가 방에서 나왔을 때 엄마가 물었다.
평소 화장기 없는 얼굴로 다니던 에이자가 아이라이너를 그리고 나타나자 엄마의 레이더망에 딱 걸린 상황이야. 엄마들은 딸의 얼굴에 선 하나만 더 생겨도 귀신같이 알아차리는 법이거든. 마치 평소에 잠옷만 입던 친구가 갑자기 턱시도 입고 나타난 걸 본 느낌일걸?
She was sorting through bills and had spread them out across the entire coffee table. The pen she held hovered over a checkbook.
엄마는 고지서들을 분류하며 커피 탁자 전체에 펼쳐 놓은 상태였다. 엄마가 쥐고 있던 펜은 수표책 위를 맴돌았다.
엄마는 지금 '어른들의 사정'인 각종 세금 고지서와 씨름 중이야. 탁자 가득 펼쳐진 고지서와 수표책 위에서 멈칫하는 펜 끝에서 엄마의 고뇌가 느껴지지? 그런데 그 와중에도 딸의 아이라이너를 잡아내다니, 역시 엄마들의 멀티태스킹은 대단해.
“A little,” I said. “Does it look weird?” “Just different,” Mom said, failing to disguise her disapproval.
"조금요." 내가 말했다. "이상해 보여요?" "그저 좀 다르구나." 엄마는 불만스러운 기색을 숨기지 못한 채 말했다.
에이자는 살짝 그렸다고 변명하며 이상하냐고 묻지만, 엄마의 대답은 "Just different"야. 이건 엄마 언어로 번역하면 "나는 맘에 안 들지만 네 기분을 생각해서 이상하다고는 안 하마"라는 뜻이지. 엄마의 표정에는 벌써 '반대'라고 대문짝만하게 써져 있나 봐.
“Where are you headed?” “Applebee’s with Daisy and Davis and Mychal. Back by midnight.”
"어디 가는 거니?" "데이지랑 데이비스, 마이클이랑 애플비스요. 자정 전에는 올게요."
어디 가냐는 엄마의 질문에 에이자는 목적지와 멤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귀가 시간'을 빛의 속도로 보고해. "자정까지 올게요"라는 말은 전 세계 청소년들이 엄마를 안심시키기 위해 쓰는 마법의 주문이지. 과연 그 약속이 지켜질까?
“Is this for a date?” “It’s dinner,” I said. “Are you dating Davis Pickett?”
"데이트하러 가는 거니?" "그냥 저녁 먹는 거예요." 내가 말했다. "데이비스 피켓이랑 사귀는 거니?"
엄마의 취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어. '데이트'냐는 물음에 '저녁 식사'라고 철벽 방어하는 에이자의 대답, 전형적인 '썸 타는 청소년'의 표본이지? 하지만 엄마는 한술 더 떠서 이름까지 콕 집어 '피켓'네 아들이냐고 물어봐. 엄마들의 정보력은 국정원 저리 가라니까.
“We are both eating dinner at the same restaurant at the same time. It’s not marriage.”
"우리는 그저 같은 식당에서 같은 시간에 저녁을 먹는 것뿐이에요. 결혼하는 건 아니라고요."
에이자의 방어 기제가 풀가동됐어! 사귀는 거냐는 물음에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밥 먹는 물리적 현상'일 뿐이라고 설명하다니, 역시 우리 에이자다워. 데이트를 '결혼'에 비유하며 비약하는 걸 보니 어지간히 당황했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