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t that might be best attempted during a less stressful period, like summer vacation, and on and on.
하지만 그런 시도는 여름 방학처럼 덜 스트레스받는 기간에 하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라고, 그렇게 이야기는 계속되었다.
약을 바꾸는 건 몸에 무리가 갈 수도 있으니까 시험 기간 같은 때 말고 방학 때 하자는 현실적인 조언이야. 박사님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지? 근데 이야기가 '끝도 없이(on and on)' 이어졌다는 걸 보니 에이자는 좀 지겨웠을지도 몰라.
Meanwhile, for some reason I felt a twinge in my stomach. Probably just nerves from listening to Dr. Singh talk about dosages.
그러는 사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뱃속에서 찌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아마 싱 박사의 복용량 이야기를 들으며 생긴 불안 증세였으리라.
싱 박사님이 약 복용량(dosages) 이야기를 시작하자마자 에이자의 배가 바로 반응을 해버렸어. 역시 우리 에이자, '마음의 병이 몸으로 가는 속도'만큼은 우주 광속급이라니까. 배에서 살짝 '찌릿'한 느낌만 와도 벌써 머릿속에선 장례식장 예약하고 있는 중이지.
But that’s also how C. diff starts—your stomach hurts because a few bad bacteria have managed to take hold in your small intestine,
하지만 그것은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 감염증이 시작되는 방식이기도 했다. 소장에 몇몇 나쁜 박테리아가 자리를 잡는 바람에 배가 아픈 것이다.
에이자의 전공 분야(?)인 'C. diff(치명적인 박테리아)'가 드디어 등장했어. 단순한 복통을 박테리아의 습격으로 해석하는 이 놀라운 창의력! 에이자 머릿속에선 이미 박테리아들이 소장에 깃발 꽂고 캠프파이어 하는 중인가 봐.
and then your gut ruptures and seventy-two hours later you’re dead.
그러다 장이 파열되고 72시간이 지나면 죽고 만다.
단순한 복통에서 시작해서 72시간 만에 사망까지! 에이자의 시나리오는 정말 속전속결이야. '파열되다(ruptures)' 같은 무시무시한 단어까지 쓰는 걸 보니 에이자는 이미 자신의 내장을 엑스레이급 상상력으로 관찰하고 있는 것 같아.
I needed to reread that case study of the woman who had no symptoms except a stomachache and turned out to have C. diff.
복통 외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었는데 결국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진 그 여자의 사례 연구를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었다.
에이자는 지금 자기 불안을 잠재우려고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불안에 근거를 더해줄 무서운 사례(case study)를 찾고 있어. '그 여자랑 나랑 똑같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에 휩싸여서 자기가 본 그 끔찍한 기사를 다시 복습하려는 거야. 검색 엔진이 낳은 현대인의 비극이지.
Can’t get out my phone right now, though—she’ll get pissed off—
하지만 지금 당장 휴대폰을 꺼낼 수는 없다. 그녀가 몹시 화를 낼 테니까.
에이자가 지금 싱 박사님 앞에서 상담받는 중이잖아? 뱃속은 뒤틀리고 머릿속은 C. diff 공포로 가득한데, 확인차 휴대폰을 꺼냈다간 박사님의 사자후를 듣게 될 게 뻔해. 그 와중에 눈치 보는 에이자, 참 귀여우면서도 안쓰럽다니까!
but did that woman have some other symptom at least, or am I exactly like her?
그런데 그 여자에게 최소한 다른 증상이 있긴 했던가, 아니면 내가 그녀와 똑같은 상태인 걸까?
기억력이 가물가물한 게 사람을 더 미치게 하는 법이지. 그 사례 속 여자가 열이라도 났다면 에이자는 안심하겠지만, 만약 정말 배만 아픈 거였다면? 에이자는 지금 자기랑 그 여자를 완벽하게 동기화시키려고 드릉드릉하고 있어.
Another twinge. Did she have a fever? Couldn’t remember. Shit. It’s happening.
또 한 번의 통증. 그녀에게 열이 있었나? 기억이 나지 않았다. 제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배에서 다시 신호가 오니까 에이자는 멘붕 직전이야. '열(fever)'이 있었는지가 생사 확인의 열쇠인데 기억은 안 나고... 에이자 머릿속에선 이미 '박테리아 대축제'가 시작됐어. '일이 벌어지고 있다(It's happening)'는 말은 거의 종말 선언이나 다름없지.
You’re sweating now. She can tell. Should you tell her? She’s a doctor. Maybe you should tell her.
이제 식은땀이 흐른다. 그녀도 눈치챌 것이다. 그녀에게 말해야 할까? 그녀는 의사다. 아마 말하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이제 몸까지 정직하게 반응하기 시작했어. 식은땀 뻘뻘 흘리는 에이자를 보며 박사님이 무슨 생각을 할지 고민하는 중이지. 의사니까 말하는 게 맞는데, 말하자니 자기가 미친 것 같고... 에이자의 머릿속에선 지금 '불안'과 '이성'이 격렬한 랩 배틀을 벌이고 있어!
“My stomach hurts a little,” I said. “You don’t have C. diff,” she answered.
“배가 좀 아파요,” 내가 말했다. “넌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에 걸리지 않았어,” 그녀가 대답했다.
에이자가 배가 아프다고 밑밥을 깔자마자 싱 박사님이 빛의 속도로 '너 그거 아니야'라고 차단해버리네. 에이자의 불안 회로를 원천 봉쇄하려는 전문가의 단호박 같은 포스가 느껴지지? 에이자는 지금 '혹시 나도 그 여자처럼?' 하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데 말이야.
I nodded and swallowed, then said in a small voice, “I mean, you don’t know that.”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침을 삼켰고, 이내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니까 제 말은, 박사님도 그건 모르시잖아요.”
박사님의 철벽 방어에 쫄아버린 에이자가 침을 꿀꺽 삼키며 반항(?)을 시도해. '박사님이 신도 아닌데 어떻게 다 알아요!'라고 따지고 싶지만, 목소리는 이미 기어들어 가고 있지. 에이자의 소심한 저항이 참 눈물겹다.
“Aza, are you having diarrhea?” “No.” “Have you recently taken antibiotics?” “No.”
“에이자, 설사하니?” “아니요.” “최근에 항생제를 복용한 적이 있니?” “아니요.”
싱 박사님의 팩트 체크 타임이 시작됐어! 의학 교과서에 나오는 C. diff의 전형적인 증상들을 하나하나 짚어주며 에이자의 뇌피셜을 박살 내고 계시지. '설사(diarrhea)'랑 '항생제(antibiotics)'라니, 대화 주제가 아주 리얼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