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isle is full of noises.”
“이 섬은 소음들로 가득하다.”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 인용구가 또 나왔어. 데이비스는 자신의 머릿속이나 처한 상황을 소음이 끊이지 않는 섬에 비유하고 있는 것 같아. 부유하지만 복잡한 가정사라는 소음 말이야.
WILLIAM SHAKESPEARE
윌리엄 셰익스피어
데이비스의 지적 허세... 아니, 깊은 교양을 보여주는 대목이지. 영국이 인도랑도 안 바꾼다는 그 형님의 이름을 딱 박아놨어.
The thought, would she like me if I weren’t me, is an impossible thought. It folds in upon itself.
내가 내가 아니었다면 그녀가 나를 좋아했을까 하는 생각은 불가능한 생각이다. 그것은 제풀에 겹쳐져 무너진다.
데이비스가 에이자와의 관계를 고민하며 아주 깊은 철학의 늪에 빠졌어. '나'라는 존재에서 돈과 배경을 빼면 에이자가 여전히 나를 좋아할까? 하지만 그 배경을 빼면 그건 더 이상 '나'가 아니니까, 생각 자체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모순이라는 거지.
But what I mean is would she like me if the same body and soul were transported into a different life, a lesser life?
하지만 내 말은, 똑같은 육체와 영혼이 다른 삶, 그러니까 더 보잘것없는 삶으로 옮겨졌더라도 그녀가 나를 좋아했을까 하는 것이다.
데이비스가 진짜 하고 싶은 질문은 이거야. Pickett이라는 이름표와 억만장자라는 배경을 떼고, 그냥 이 몸과 영혼만 덜렁 다른 가난한 삶에 던져졌을 때도 에이자가 나를 사랑했을까? 자신의 본질적인 가치에 대해 묻고 있는 아주 짠한 질문이지.
But then, of course, I wouldn’t be me. I would be someone else.
하지만 그러면 물론 나는 내가 아닐 것이다. 나는 다른 누군가가 될 것이다.
데이비스가 자기 정체성에 대해 아주 뼈아픈 결론을 내렸어. 배경을 싹 뺀 '가난한 데이비스'는 결국 지금의 자기가 아니라는 거지. 나를 이루는 환경조차 결국 나의 일부라는 씁쓸한 인정을 하고 있는 상황이야. '금수저' 빼면 시체라는 자학 같기도 해서 짠하네.
The past is a snare that has already caught you. A nightmare, Dedalus said, from which I am trying to awake.
과거는 당신을 이미 옭아맨 덫이다. 데덜러스가 말했듯, 그것은 내가 깨어나려 애쓰는 악몽이다.
데이비스에게 과거는 아름다운 추억이 아니라 발목을 꽉 잡고 안 놔주는 무시무시한 덫이야. 제임스 조이스 소설 속 인물 데덜러스의 말을 인용해서, 이 지긋지긋한 과거라는 악몽에서 제발 좀 깨고 싶다는 처절한 몸부림을 블로그에 적어놨어. 감수성 폭발하는 밤이네.
And then the most recent entry: “This thing of darkness I acknowledge mine.”
그리고 가장 최근의 게시글. “이 어둠의 피조물을 나의 것이라 인정하노라.”
데이비스 블로그의 마지막 글귀야. 셰익스피어 템페스트의 명대사를 가져온 건데, 자기 내면의 우울이나 어두운 가정사를 남 탓 안 하고 '이것도 결국 내 거다'라고 쿨하게 받아들이겠다는 비장한 선언이지. 왠지 한 단계 성장한 느낌이야.
WILLIAM SHAKESPEARE
윌리엄 셰익스피어
데이비스의 지적 허세... 가 아니라 깊은 교양을 증명하는 낙관이지. 영국이 인도랑도 안 바꾼다는 그 형님의 이름을 딱 박아서 글의 품격을 수직 상승시켰어.
She noted, more than once, that the meteor shower was happening, beyond the overcast sky, even if we could not see it.
그녀는 유성우가 내리고 있다고, 비록 우리가 볼 수는 없지만 구름 낀 하늘 너머에서 분명히 일어나고 있다고 여러 번 언급했다.
에이자가 예전에 흐린 날에도 별똥별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던 걸 데이비스가 계속 곱씹고 있어. 눈에 안 보여도 존재하는 진실을 믿는 에이자의 특별한 감수성이 데이비스에겐 엄청난 구원이자 설렘으로 다가온 거지. '보이지 않는 유성우'라니, 너무 낭만적이지 않아?
Who cares if she can kiss? She can see through the clouds.
키스 좀 못하면 어떠랴. 그녀는 구름 너머를 볼 줄 아는데.
데이비스가 에이자의 서툰 키스보다 그녀의 깊은 내면과 통찰력에 완전히 매료된 순간이야. 콩깍지가 제대로 씌었지만, 그 이유가 너무 낭만적이라 무죄!
It was only after reading every journal entry that I noticed the ones about me began with quotes from The Tempest.
모든 일기 글을 다 읽고 나서야 비로소 나에 관한 글들이 '템페스트'의 인용구로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에이자가 데이비스의 블로그를 정주행하다가 소름 돋는 발견을 했어. 자기 얘기가 나올 때마다 셰익스피어 인용구를 썼다니, 이건 거의 비밀 암호 같은 수준이지.
I felt like I was invading his privacy, but it was a public blog,
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기분이 들었지만, 그것은 공개된 블로그였다.
남의 블로그 훔쳐보면서 느끼는 전형적인 현대인의 죄책감이지. 하지만 '전체 공개'로 해놨으면 보라고 올린 거 아니야? 에이자의 귀여운 합리화가 돋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