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happened?” “I guess he got caught with some pot.” “Jesus, I’m sorry. Did he get arrested?”
“무슨 일인데?” “대마초를 피우다 걸린 것 같아.” “세상에, 안됐네. 체포라도 된 거야?”
데이비스가 동생 노아 소식을 전하는데 내용이 아주 매운맛이야. 중학생이 대마초라니! 에이자는 깜짝 놀라서 철컹철컹 경찰차 탄 건 아닌지 물어보고 있어. 분위기가 갑자기 심각해졌지.
“Oh, no, they don’t involve the police with stuff like that.”
“아니, 그런 일로 경찰까지 부르지는 않아.”
오, 부잣집 자제들이 다니는 사립학교는 좀 다른가 봐? 대마초가 걸렸는데 경찰은 안 부른대. 학교 선에서 조용히 처리하는 '그들만의 리그' 느낌이 확 오지.
I wanted to tell him the police sure as hell got involved with stuff like that at White River High School, but I stayed quiet.
화이트 리버 고등학교였다면 그런 일에 경찰이 불 보듯 뻔하게 개입했을 거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나는 침묵을 지켰다.
에이자의 머릿속은 복잡해. '우리 학교였으면 바로 수갑 찼을 텐데...'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힘들어하는 데이비스 앞에서 굳이 계급 차이를 실감하게 하고 싶진 않았나 봐. 속이 깊은 거야, 아님 참는 거야?
“He’s getting suspended, though.” It was just cold enough that I could see the air steam out of my mouth.
“하지만 정학 처분을 받게 될 거야.” 입 밖으로 하얀 입김이 새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을 만큼 날씨는 딱 그만큼 추웠다.
경찰은 안 오지만 정학은 피할 수 없지. 심각한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 공기는 차갑고, 입김은 몽글몽글 피어올라. 분위기가 아주 썰렁한 게 날씨랑 찰떡이네. 차가운 진실이 하얀 입김처럼 흩어지는 느낌이야.
“Maybe that’ll be good for him.” “Well, he’s been suspended twice before, and it hasn’t helped him so far.
“어쩌면 그게 노아한테 잘된 일일지도 몰라.” “글쎄, 전에도 두 번이나 정학을 당했는데, 지금까지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어.”
에이자는 정학이 노아에게 반성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 회로를 돌려보지만, 데이비스의 반응은 시큰둥해. 이미 전적이 화려해서 정학 정도로는 노아의 질주를 막을 수 없다는 걸 알거든.
I mean, who brings pot to school when they’re thirteen? It’s like he wants to get in trouble.”
내 말은, 열세 살이나 먹고 학교에 대마초를 가져오는 애가 어디 있느냐는 거야. 마치 일부러 문제를 일으키고 싶어 하는 것 같아.”
데이비스는 동생 노아의 행동이 도무지 이해가 안 가나 봐. 보통 사고도 아니고 중학교에 대마초라니! 이건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대놓고 나 좀 잡아봐라 하는 '관종' 모드라는 거지.
“I’m sorry,” I said. “He needs a dad,” Davis said. “Even a shitty dad.
“안됐네.” 내가 말했다. “노아에겐 아빠가 필요해.” 데이비스가 말했다. “설령 그게 엉망진창인 아빠라고 해도 말이야.”
위로하는 에이자에게 데이비스는 씁쓸한 진실을 털어놔. 아무리 형이 노력해도 채워지지 않는 아빠라는 구멍이 노아를 비뚤어지게 만드는 것 같다는 거지. 엉망인 아빠라도 없는 것보단 낫다는 말이 참 아프게 들려.
And I can’t—like, I have no fucking idea what to do with him. Lyle tried to talk to him today,
그리고 난—그러니까, 노아를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하나도 모르겠어. 오늘 라일이 노아와 이야기를 해보려고 했지만,
데이비스가 드디어 폭발했어! 욕까지 섞어가며 무력감을 토로하고 있지. 보안 요원 라일 아저씨까지 투입해서 동생을 설득해보려 했지만, 노아의 마음의 문은 철통 보안인 것 같아.
but Noah’s just so monosyllabic—cool, yeah, ’sup, right. I can tell he misses Dad, but I can’t do anything about it, you know?
노아는 그저 단답형으로만 대꾸할 뿐이야. ‘알았어요’, ‘네’, ‘별일 없어요’, ‘맞아요’ 같은 식으로 말이지. 노아가 아빠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건 알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어. 무슨 말인지 알지?
노아의 철벽 방어가 대단해. '예', '아니오' 수준의 단답형으로 대화를 차단하고 있거든. 데이비스는 동생이 아빠를 그리워해서 저러는 걸 뻔히 알면서도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현실에 가슴이 미어지는 중이야.
Lyle isn’t his father. I’m not his father. Anyway, I just really needed to vent, and you’re the only person I can talk to at the moment.”
“라일은 노아의 아버지가 아니야. 나 역시 그의 아버지가 아니고. 어쨌든, 난 그저 속을 터놓고 이야기할 곳이 절실히 필요했어.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내가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은 너뿐이야.”
데이비스가 자기 속을 다 보여줬어. 형으로서, 보호자로서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을 내려놓고 에이자에게 기댄 거야. '너뿐이야'라는 말이 데이비스에겐 엄청난 고백 같은 거지. 에이자가 데이비스의 유일한 대나무 숲이 된 순간이야.
The only rolled over me. I could feel my palms starting to sweat. “Let’s watch that movie,” I said at last.
'오직'이라는 단어가 내 위로 무겁게 밀려들었다. 손바닥에 땀이 배어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 영화 보자,” 나는 마침내 말을 내뱉었다.
데이비스의 '너뿐이야(only)'라는 고백이 에이자에게는 부담이라는 파도처럼 덮쳐왔어. 에이자의 불안증은 타인의 기대를 감당하기 힘들 때 손에 땀을 쥐게 하거든. 그래서 화제를 돌리려고 얼른 영화를 보자고 한 거야.
Down in the theater, he said to me, “I was trying to think of space movies you might like.
영화관으로 내려갔을 때 그가 내게 말했다. “네가 좋아할 만한 우주 영화가 뭐가 있을지 고민해 봤어.”
드디어 데이비스네 집안 전용 극장에 입성했어! 데이비스는 에이자의 기분을 풀어주려고 나름 머리를 굴려서 영화를 골랐나 봐. 우주를 사랑하는 데이비스다운 선택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