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m: You really don’t like your body. Me: True. Him: I like it. It’s a good body.
데이비스: 넌 정말 네 몸을 좋아하지 않는구나. 나: 맞아. 데이비스: 난 좋아. 좋은 몸이야.
데이비스는 에이자의 콤플렉스를 정면으로 마주하면서도 아주 담백하게 긍정해줘. '좋은 몸'이라는 말이 야한 뜻이라기보다, 에이자라는 존재가 담긴 그릇 자체가 훌륭하다는 데이비스식의 고백이지.
I enjoyed being with him more in this nonphysical space, but I also felt the need to board up the windows of my self.
나는 이런 비육체적인 공간에서 그와 함께 있는 것이 더 즐거웠지만, 동시에 내 자아의 창문에 판자를 대어 막아야 할 필요성도 느꼈다.
직접 만나는 것보다 문자나 통화가 더 편하다는 에이자. 몸이 닿지 않는 디지털 공간이 주는 안도감이 있는 거지. 하지만 가까워질수록 자기를 꽁꽁 숨기고 싶어 하는 에이자의 방어 기제가 '창문을 판자로 막는다'는 강렬한 비유로 나타나고 있어.
Me: I feel kinda precarious in general, and I can’t really date you. Or date anyone. I’m sorry but I can’t. I like you, but I can’t date you.
나: 난 전반적으로 좀 위태로운 기분이야. 그래서 너랑 사귈 수 없어. 아니, 누구와도 사귈 수 없어. 미안하지만 그럴 수 없어. 널 좋아하지만, 사귈 수는 없어.
데이비스를 좋아하지만 자기 마음의 병 때문에 밀어낼 수밖에 없는 에이자의 절절한 고백이야. 사귀고 싶지만 사귈 수 없는 그 이중적인 마음이 반복되는 문장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더 슬프게 들려.
Him: We agree on that. Too much work. All people in relationships ever do is talk about their relationship status. It’s like a Ferris wheel.
데이비스: 그 점에 대해서는 나도 동의해. 너무 힘든 일이지. 연애 중인 사람들이 하는 일이라곤 자기네 관계가 어떤지 떠드는 것뿐이야. 그건 마치 관람차 같아.
데이비스가 연애의 피로감에 대해 뼈 때리는 비유를 던지고 있어. 연애를 하면 그 관계 자체에만 매몰되는 현상을 '관람차'에 비유하는데, 듣고 보니 묘하게 설득력 있지 않아?
Me: Huh? Him: When you’re on a Ferris wheel all anyone ever talks about is being on the Ferris wheel
나: 어? 데이비스: 관람차에 타고 있을 때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라고는 자신들이 관람차에 타고 있다는 것뿐이야.
에이자의 당황한 반응에 데이비스가 쐐기를 박는 설명을 시작해. 관람차에 타면 그 안의 풍경보다 '우리가 지금 타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 집착하게 된다는 날카로운 통찰이지.
and the view from the Ferris wheel and whether the Ferris wheel is scary and how many more times it will go around.
그리고 관람차에서 보이는 풍경이나, 관람차가 무서운지, 그리고 얼마나 더 돌아갈지 같은 것들 말이야.
관람차 비유가 아주 디테일해져. 연애 중인 사람들이 나누는 대화들이 결국 '우리 사이 괜찮은가?', '언제까지 갈까?' 같은 관계 확인의 무한 반복이라는 걸 꼬집는 거야.
Dating is like that. Nobody who’s doing it ever talks about anything else. I have no interest in dating.
연애라는 게 그래. 연애를 하는 사람 중 누구도 그 외의 다른 것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아. 난 연애에는 관심 없어.
데이비스는 '연애'라는 정해진 틀에 갇히는 걸 극도로 경계해. 그래서 에이자와의 관계를 굳이 '연애'라고 이름 붙이고 싶지 않아 하는 거 같지. 이 녀석, 쿨한 척하지만 사실은 겁쟁이일지도 몰라.
Me: Well, what do you have an interest in? Him: You. Me: I don’t know how to respond to that.
나: 글쎄, 그럼 넌 무엇에 관심이 있는데? 데이비스: 너. 나: 그 말에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어.
연애는 관람차 같아서 싫다며 철벽 치던 데이비스가 갑자기 훅 들어왔어. '난 너한테 관심 있어'라는 돌직구에 우리 에이자의 뇌 회로가 잠시 멈춰버린 상황이지. 분위기 갑자기 로맨스릴러!
Him: You don’t need to. Have a good day, Aza. Me: You too, Davis.
데이비스: 그럴 필요 없어. 좋은 하루 보내, 에이자. 나: 너도, 데이비스.
데이비스는 대답을 강요하지 않아. 에이자가 당황할 걸 알고 한 발 물러서 주는 매너남의 정석을 보여주지. 쿨하게 인사하고 사라지는 뒷모습에서 후광이 비치는 것 같네!
I had an appointment with Dr. Karen Singh the next day after school.
다음 날 방과 후에 카렌 싱 박사님과의 상담 예약이 있었다.
개인적인 로맨스의 소용돌이를 뒤로하고, 에이자는 다시 현실적인 치료의 공간으로 이동해. 학교 끝나고 상담 받으러 가는 게 에이자에게는 일상 루틴 같은 거지.
I sat on the love seat across from her and looked up at that picture of a man holding a net.
나는 박사님의 맞은편 연인용 소파에 앉아 그물을 들고 있는 남자의 그림을 올려다보았다.
상담실에 들어간 에이자의 모습이야. 박사님이랑 눈 마주치는 게 부담스러운지 벽에 걸린 그림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어. 그 그림 속 남자는 대체 뭘 잡으려는 걸까?
I stared at the picture while we talked because the relentlessness of Dr. Singh’s eye contact was a little much for me.
우리가 대화하는 동안 나는 그림을 응시했다. 싱 박사님의 끈질긴 시선 처리가 내게는 조금 버거웠기 때문이다.
싱 박사님은 아주 유능한 상담가지만, 그 특유의 꿰뚫어 보는 듯한 눈빛이 에이자에게는 마치 엑스레이 찍히는 기분이었나 봐.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몰라 벽에 걸린 그림만 뚫어져라 쳐다보는 에이자의 모습이 눈에 선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