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e stood above me, singing this old song she’d sung whenever I couldn’t sleep, as far back as I could remember.
엄마는 내 머리맡에 서서, 내가 기억하는 아주 먼 옛날부터 잠이 오지 않을 때마다 불러주던 이 오래된 노래를 불렀다.
에이자가 자는 척하고 있는데 엄마는 머리맡에서 자장가를 불러줘. 엄마에겐 에이자가 아무리 커도 여전히 잠 못 이루는 꼬마 아이 같은가 봐. 기억의 저편부터 이어져 온 모성애 넘치는 장면이야.
It’s a song soldiers in England used to sing to the tune of the New Year’s song, “Auld Lang Syne.”
그것은 영국 군인들이 새해 노래인 ‘올드 랭 사인’의 곡조에 맞춰 부르곤 했던 노래였다.
엄마가 부르는 노래의 정체야. 원래는 군인들이 부르던 노래라는데, 그걸 자장가로 쓰다니 역시 에이자네 집안은 평범하지 않아. '석별의 정' 멜로디에 가사를 바꾼 노래라니 왠지 더 아련하게 들릴 것 같지?
It goes, “We’re here because we’re here because we’re here because we’re here.”
가사는 이렇다. “우리는 여기 있어, 우리가 여기 있기 때문에, 우리가 여기 있기 때문에, 우리가 여기 있기 때문에.”
엄마가 불러주는 노래 가사인데, 들어보면 진짜 '무한 루프' 그 자체야. 그냥 이유 없이 여기 있다는 허무하면서도 묘한 안도감을 주는 가사지. 에이자의 꼬여있는 생각들이랑 닮은 구석이 있는 노래 같아.
Her pitch rose through the first half like a deep breath in, and then she sang it back down.
노래의 전반부 동안 엄마의 음정은 깊은 숨을 들이마시듯 높아졌다가, 다시 낮게 내려앉았다.
노래가 그냥 단조로운 게 아니라 호흡에 맞춰 오르락내리락하는 거야. 에이자가 엄마의 노래 소리를 얼마나 세밀하게 느끼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지.
“We’re here because we’re here because we’re here because we’re here.”
“우리는 여기 있어, 우리가 여기 있기 때문에, 우리가 여기 있기 때문에, 우리가 여기 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반복되는 가사야. 이번엔 노래의 뒷부분, 즉 낮게 내려가는 음정으로 불렀을 거야. 같은 가사지만 느낌이 또 다르지.
Even though I was supposed to be basically grown up and my mother annoyed the hell out of me,
비록 내가 사실상 다 자란 어른이어야 했고 엄마가 나를 몹시 짜증 나게 하기도 했지만,
에이자도 이제 다 컸다는 자부심이 있거든. 평소엔 엄마의 참견이 죽기보다 싫지만, 그래도 엄마의 자장가 앞에서는 어쩔 수 없이 무장해제되는 솔직한 심정이야.
I couldn’t stop thinking until her lullaby finally put me to sleep.
엄마의 자장가가 마침내 나를 잠재울 때까지, 나는 생각을 멈출 수 없었다.
머릿속 나선형 생각들이 폭주하던 에이자가 드디어 평화를 찾는 순간이야. 결국 에이자를 구원한 건 세련된 치료법이 아니라 엄마의 투박한 자장가였던 거지.
THIRTEEN
13.
드디어 13장이야! 서양에서는 13이 불길한 숫자라지만, 우리 에이자의 인생은 이미 충분히 스펙터클하니까 숫자가 대수겠어? 새로운 챕터의 시작을 알리는 짧고 굵은 제목이지.
DESPITE MY HAVING psychologically decompensated in his presence, Davis texted me the next morning before I even got out of bed.
그 사람 앞에서 심리적으로 완전히 무너졌음에도 불구하고, 데이비스는 내가 침대에서 일어나기도 전인 다음 날 아침 내게 문자를 보냈다.
어제 데이트에서 에이자가 멘탈이 바스라지는 모습을 보였잖아? 보통 사람 같으면 '손절' 각인데, 데이비스는 의외로 아침 일찍 먼저 문자를 보냈어. 에이자에 대한 데이비스의 마음이 진심이라는 증거지!
Him: Want to watch a movie tonight? Doesn’t even have to be set in space.
데이비스: 오늘 밤에 영화 볼래? 꼭 우주 배경이 아니어도 괜찮아.
데이비스의 배려가 돋보이는 문자야. 평소 본인이 우주 덕후인 걸 인정하면서도, 에이자가 혹시 우주 영화를 싫어할까 봐(아니면 다른 이유로) '우주 배경 아니어도 돼'라고 덧붙인 거지. 진짜 다정한 녀석이라니까!
Me: I can’t. Another time maybe. Sorry I freaked out and for the sweating and everything.
나: 안 될 것 같아. 아마 다음에. 어제 멘붕 온 거랑 땀 흘리고 그랬던 거 다 미안해.
에이자는 아직 어제의 사건에서 마음이 회복되지 않았어. 자기가 땀 흘리고 이상하게 행동했던 걸 사과하면서 데이비스의 제안을 일단 거절해. 자괴감이 폭발하는 안타까운 순간이지.
Him: You don’t even sweat an un-normal amount. Me: I definitely do but I don’t want to talk about it.
데이비스: 넌 보통 이상으로 땀을 많이 흘리는 것도 아니야. 나: 난 분명히 그래. 하지만 그 얘긴 하고 싶지 않아.
데이비스는 에이자가 걱정하는 '땀 폭발'이 별거 아니라고 다독여주려 해. 하지만 에이자는 자기 몸에 대한 강박 때문에 그 호의조차 받아들이기 힘든 상태지. 친구가 '너 오늘 예쁜데?' 하는데 '아니야, 나 오늘 굴욕이야'라며 철벽 치는 느낌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