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ast note, the one he wrote that night, was ‘the jogger’s mouth.’ That mean anything to you?” “I don’t think so.”
“그날 밤 아빠가 쓴 마지막 메모가 ‘조거의 입’이었어. 누나 뭐 짚이는 거 있어?” “아니, 딱히 없는 것 같아.”
조거의 입(the joggers mouth)이라니, 무슨 추리 소설 암호 같지 않아? 노아는 이게 결정적인 한 방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에이자는 지금 머릿속이 복잡해서 그런지 바로 감을 못 잡고 있어.
I gave him my number so he could text me the notes and told him I’d look into it.
나는 노아에게 번호를 알려주었다. 그가 내게 메모를 문자로 보낼 수 있게 말이다. 그리고 내가 한번 조사해 보겠다고 말해주었다.
노아의 애처로운 몰골에 결국 에이자가 번호를 따였네! 사실 진짜 찾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조사해 볼게”라고 말하는 에이자의 모습에서 묘한 책임감이 느껴져.
“Thanks,” he said. His voice had gotten small. “Davis thinks we’re better off with him on the run. Says it’d be worse if he was in jail.”
“고마워요.” 그가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작아져 있었다. “데이비스 형은 아빠가 도망 중인 게 우리한테 더 낫대요. 감옥에 있는 것보다 그게 덜 나쁠 거라고 하더라고요.”
노아의 목소리가 작아지는 걸 보니 맘이 짠하네. 형인 데이비스는 현실적인 형편을 따지고 있지만, 노아에겐 아빠가 도망자든 죄수든 그냥 보고 싶은 존재일 뿐이거든. 형제의 온도 차가 너무 슬퍼.
“What do you think?” He stared up at me for a moment, then said, “I want him to come home.” I sat down on the couch next to him.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그는 잠시 나를 올려다보더니 말했다. “나는 아빠가 집으로 돌아왔으면 좋겠어.” 나는 그의 옆 소파에 앉았다.
노아는 지금 에이자의 생각을 묻고 있어. 형 데이비스는 아빠가 안 돌아오는 게 낫다고 하지만, 노아는 그냥 아빠가 보고 싶은 어린애일 뿐이거든. 에이자는 그런 노아 곁에 조용히 앉아 위로를 건네려 해.
“I’m sure he’ll show up.” I felt him leaning over until his shoulder was against mine.
“분명 나타나실 거야.” 나는 그의 어깨가 내 어깨에 닿을 때까지 그가 내게 기대는 것을 느꼈다.
에이자는 노아를 안심시키기 위해 선의의 거짓말을 던져. 노아는 그 위로가 고팠는지 에이자 쪽으로 몸을 스윽 기대오네. 억만장자 집안의 외로운 영혼들이 체온을 나누는 순간이야.
I wasn’t wild about touching strangers, especially given that he didn’t seem to have showered in some time,
나는 낯선 사람과 닿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다. 특히 그가 한동안 씻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더욱 그랬다.
에이자의 결벽증적 성격이 튀어나오는 순간! 노아가 불쌍하긴 하지만, 안 씻은 꼬맹이의 떡진 머리와 냄새는 에이자에게 엄청난 시련이지. 감동적인 분위기 속에 피어오르는 에이자의 고뇌...
but I said, “It’s all right to be scared, Noah.”
하지만 나는 말했다. “무서워해도 괜찮아, 노아.”
냄새고 뭐고, 일단 지금 당장 무너질 것 같은 아이를 위해 에이자는 자기만의 철벽을 잠시 허물었어. 노아의 두려움을 인정해 주는 에이자의 따뜻한 한마디가 참 묵직하게 다가오네.
And then he turned his face away from me and started sobbing. “You’re okay,” I told him, lying. “You’re okay. He’ll come home.”
그러더니 그는 내게서 고개를 돌리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괜찮아." 나는 거짓말을 하며 그에게 말했다. "괜찮을 거야. 아빠는 집으로 돌아오실 거야."
노아가 에이자 어깨에 기대더니 결국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어. 에이자는 아빠가 돌아올 거라는 빈말을 던지는데, 사실 본인도 안 믿는 말이라 가슴이 따끔거릴 거야. 위로가 위로가 아닌 씁쓸한 상황이지.
“I can’t think straight,” he said, his little voice half strangled by the crying. “Ever since he left, I can’t think straight.”
"제대로 생각을 할 수가 없어." 울음 섞인 그의 가녀린 목소리가 반쯤 잠긴 채 그가 말했다. "아빠가 떠난 후로, 아무 생각도 제대로 할 수가 없어."
노아가 '제대로 생각을 못 하겠다'고 고백해. 아빠의 부재가 열세 살 소년의 세계를 통째로 뒤흔들어 놓은 거지. 목소리까지 울먹이며 갈라지니까 에이자 마음도 같이 무너져 내리는 중이야.
I knew how that felt—all my life, I’d been unable to think straight, unable to even finish having a thought
나는 그게 어떤 기분인지 알았다. 평생 동안 나는 제대로 생각할 수 없었고, 생각 하나를 끝마치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여기서 에이자의 깊은 공감이 나와. 노아는 일시적인 슬픔 때문이지만, 에이자는 평생을 강박적인 생각들과 싸워왔거든. 생각의 끝을 맺지 못하고 계속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 고통... 에이자는 노아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야.
because my thoughts came not in lines but in knotted loops curling in upon themselves, in sinking quicksand, in light-swallowing wormholes.
왜냐하면 나의 생각은 직선이 아니라 자기들끼리 얽혀 꼬인 고리처럼 찾아왔고, 가라앉는 늪이나 빛을 삼켜버리는 웜홀 같았기 때문이다.
에이자의 강박적 사고를 묘사한 이 소설의 하이라이트 문장이야! 생각이 직선으로 흐르지 않고 엉망으로 꼬인 고리나 늪, 웜홀처럼 자기를 빨아들인대. 비유가 아주 살벌하고도 생생해서 에이자가 느끼는 공포가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아.
“You’re okay,” I lied to him again. “You probably just need some rest.” I didn’t know what else to say. He was so small, and so alone.
“괜찮아.” 나는 그에게 다시 거짓말을 했다. “아마 그냥 좀 쉬어야 할 거야.” 나는 달리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는 너무나 작았고, 너무나 외로워 보였다.
에이자는 울고 있는 노아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쉬면 괜찮아질 거야'라는 뻔한 거짓말밖에 없어서 마음이 무거워. 억만장자 집안의 아들이지만 지금 이 순간 노아는 그저 세상에 홀로 남겨진 아주 작고 여린 아이일 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