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 father didn’t answer. A silence opened up in the car that felt like they were sitting on opposite sides of a canyon.
아버지는 대답하지 않았다. 차 안에는 마치 두 사람이 거대한 협곡의 양 끝에 앉아 있는 듯한 침묵이 흘렀다.
차 안인데 협곡이라니. 공간 왜곡이 일어날 정도로 심리적 거리가 멀다는 뜻이야. 아빠랑 아들 사이가 태평양보다 넓네.
Then his father reached out a hand for Conor’s shoulder, but Conor ducked it and pulled on the door handle to get out.
그때 아버지가 코너의 어깨에 손을 얹으려 했으나, 코너는 몸을 피하며 차에서 내리기 위해 문 손잡이를 당겼다.
스킨십 거부. 아빠의 위로가 지금은 독처럼 느껴지나 봐. 차 문을 당기는 속도가 거의 탈출 수준이야.
“Conor, wait.” Conor waited but didn’t turn around. “You want me to come in until she gets home?” his father asked.
"코너, 기다려 봐." 코너는 멈춰 섰지만 뒤를 돌아보지는 않았다. "할머니가 오실 때까지 내가 안에 같이 있을까?" 아버지가 물었다.
뒤도 안 돌아보는 단호함 봐. 아빠는 5분이라도 더 아빠 노릇을 하고 싶은 걸까. 기다려 달라는 말이 참 애처롭게 들려.
“Keep you company?” “I’m fine on my own,” Conor said, and got out of the car.
"말동무라도 해줄까?" "혼자 있어도 괜찮아요." 코너는 그렇게 말하고 차에서 내렸다.
혼자가 괜찮다는 말은 절대 괜찮지 않다는 뜻이지. 아빠 도움 따위 필요 없다는 자존심이 느껴져. 시크하게 내리는 뒷모습이 참 쓸쓸해.
The house was quiet when he got inside. Why wouldn’t it be? He was alone.
집 안으로 들어가니 사방이 조용했다. 안 그럴 이유가 없지 않은가. 그는 혼자였다.
조용한 집이 주는 압박감. 혼자라는 사실을 확인사살 해주는 문장이네. 공기조차 숨을 죽이고 있는 것 같아.
He slumped on the expensive settee again, listening to it creak as he fell back into it.
그는 다시 비싼 소파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몸을 뒤로 젖히자 소파가 삐걱거리는 소리를 냈다.
비싼 소파가 코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비명을 지르네. 그 소리가 지금 코너의 마음 소리랑 비슷하지 않을까. 털썩 앉는 소리가 꽤 무거워.
It was such a satisfying sound that he got up and slumped back down into it again.
그 소리가 묘하게 만족스러웠던 나머지, 그는 다시 일어나 소파 위로 몸을 던졌다.
파괴와 소음에서 오는 쾌감. 지금 코너에겐 이런 소소한 반항이 유일한 해방구인 거야. 소파가 고생이 많네.
Then he got back up and jumped on it, the wooden legs moaning as they scraped a few inches across the floor,
그러고는 다시 일어나 소파 위에서 펄쩍 뛰었다. 나무 다리가 바닥을 긁으며 몇 인치 밀려나자 신음 같은 소리가 났다.
소파 위에서 뛰는 중학생이라니. 억눌렸던 에너지가 엉뚱한 데로 폭발하고 있어. 바닥 긁히는 소리가 아주 살벌하게 들려.
leaving four identical scratches on the hardwood. He smiled to himself. That felt good.
딱딱한 나무 바닥에는 네 개의 똑같은 긁힌 자국이 남았다. 그는 혼자 미소 지었다. 기분이 좋았다.
바닥에 상처 내고 미소 짓는 코너. 이게 바로 중2병의 무서움인가 싶기도 하고. 할머니 오시면 기절하실 텐데 코너는 지금 그게 중요하지 않아.
He jumped off and gave the settee a kick to push it back even further. He was barely aware that he was breathing heavily.
그는 소파에서 뛰어내려 그것을 더 멀리 밀어내려고 발로 찼다. 자신이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다는 사실조차 거의 의식하지 못했다.
폭주 기관차처럼 변해버렸어. 거친 숨소리가 집안을 가득 채우고 있네. 소파가 코너의 샌드백이 된 기분이야.
His head felt hot, almost like he had a fever. He raised a foot to kick the settee again. Then he looked up and saw the clock.
머리에 열이 올랐다. 마치 열병이라도 앓는 것 같았다. 그는 소파를 다시 차려고 발을 들어 올렸다. 그때 고개를 들자 시계가 보였다.
분노로 머리가 지글지글 끓고 있어. 발을 차려는 순간 시계와 눈이 마주쳤네. 다음 타겟은 시계인 걸까?
His grandma’s precious clock, hanging over the mantelpiece, the pendulum swinging back and forth, back and forth,
벽난로 선반 위에 걸린 할머니의 소중한 시계. 시계추가 앞뒤로 왔다 갔다 하며 흔들리고 있었다.
할머니의 보물 1호 등장. 시계추 소리가 코너의 신경을 긁는 소리처럼 들리지? 똑딱거리는 소리가 꽤 위협적으로 느껴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