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tlyn,” I said. “Sorry. Do you think you’d have to be on top?” “Kaitlyn,” I said.
“케이틀린.” 내가 말했다. “미안. 내가 위에 있어야 하는 거 아냐?” “케이틀린.” 내가 다시 말했다.
헤이즐이 민망함에 이름을 연신 불러보지만 멈출 기색이 없네요. 선 넘는 농담도 여유 있게 받아치는 게 참 미국 10대답습니다.
“What were we talking about. Right, you and Augustus Waters. Maybe . . are you gay?”
“우리 무슨 얘기 하고 있었더라. 맞아, 너랑 어거스터스 워터스지. 혹시... 너 게이야?”
갑자기 정체성 질문까지 던지며 대화의 산을 넘어가고 있죠. 케이틀린의 사고 회로가 참 럭비공처럼 튑니다.
“I don’t think so? I mean, I definitely like him.” “Does he have ugly hands? Sometimes beautiful people have ugly hands.”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걔가 확실히 좋긴 하거든.” “손이 못생겼나? 가끔 잘생긴 애들 중에 손이 엉망인 애들이 있잖아.”
잘생긴 남자의 못생긴 손이라니 꽤나 구체적인 체크 리스트네요. 주인공의 확고한 대답에서 애정이 듬뿍 느껴지시죠.
“No, he has kind of amazing hands.” “Hmm,” she said. “Hmm,” I said.
“아니, 손도 꽤 멋져.” “흠.” 그녀가 말했다. “흠.” 나도 대답했다.
두 사람의 의미심장한 '흠' 소리가 들리는 듯하네요. 긍정도 부정도 아닌 그 묘한 분위기가 매력적이죠.
After a second, Kaitlyn said, “Remember Derek? He broke up with me last week because he’d decided
잠시 후 케이틀린이 말했다. “데릭 기억나? 걔랑 저번 주에 헤어졌어. 걔가 그러더라고.”
갑자기 자기 이별 이야기를 꺼내며 분위기를 전환합니다. 케이틀린의 연애 상담은 자기 경험담부터 시작되나 보네요.
there was something fundamentally incompatible about us deep down and that we’d only get hurt more if we played it out.
“우리 심연 깊은 곳에 근본적으로 어울리지 않는 뭔가가 있다고 말이야. 계속 사귀어봤자 상처만 더 깊어질 거라고도 했지.”
헤어진 이유가 무슨 철학 논문 주제처럼 심오하죠. (이별 사유가 너무 거창해서 데릭 입을 막아버리고 싶네 ㅋ)
He called it preemptive dumping. So maybe you have this premonition that there is something fundamentally incompatible
그는 그걸 선제적 차임이라고 불렀어. 그래서 아마 너도 근본적으로 뭔가 맞지 않는다는 예감이 들어서...
이별 사유가 참 철학적이라서 당황스럽습니다. 차이는 것도 미리 예방 주사를 맞겠다는 논리일까요? 데릭이라는 친구도 보통 내공은 아닌 것 같네요.
and you’re preempting the preemption.” “Hmm,” I said. “I’m just thinking out loud here.” “Sorry about Derek.”
차임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걸지도 몰라.” “흠.” 내가 말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말해본 거야.” “데릭 일은 유감이야.”
케이틀린의 분석력이 거의 심리학 박사 수준입니다. 헤이즐이 어거스터스를 밀어내는 진짜 이유를 콕 집어서 말해주네요.
“Oh, I got over it, darling. It took me a sleeve of Girl Scout Thin Mints and forty minutes to get over that boy.”
“오, 벌써 극복했어 얘야. 그 애를 잊는 데 걸스카우트 씬 민트 한 상자랑 40분이면 충분했거든.”
걸스카우트 쿠키 한 상자면 이별 극복 완료라니 케이틀린의 멘탈 회복력이 경이롭습니다. (나는 월요일과의 불화도 치킨 한 마리로 해결 안 되던데 ㅠ)
I laughed. “Well, thanks, Kaitlyn.” “In the event you do hook up with him, I expect lascivious details.”
내가 웃었다. “어쨌든 고마워, 케이틀린.” “혹시라도 그 애랑 잘되면, 야릇하고 상세한 이야기를 기대할게.”
친구의 연애 가십을 기다리는 케이틀린의 자세가 아주 진지합니다. 상세한 보고를 요구하는 걸 보니 영락없는 10대 소녀들이네요 ㅋ.
“But of course,” I said, and then Kaitlyn made a kissy sound into the phone and I said, “Bye,” and she hung up.
“당연하지.” 내가 대답하자 케이틀린은 전화기에 대고 쪽 소리를 냈고, 나는 “안녕”이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전화기 너머로 쪽 소리를 남기고 쿨하게 떠납니다. 이 친구 덕분에 헤이즐의 기분이 조금은 환기된 것 같네요.
I realized while listening to Kaitlyn that I didn’t have a premonition of hurting him. I had a postmonition.
케이틀린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그를 상처 입힐 거라는 예감이 든 게 아님을 깨달았다. 그것은 '사후감'이었다.
헤이즐은 이제야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기분일 겁니다. 단순한 예감이 아니라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뒤늦은 깨달음이라고 할 수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