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n mail,” Van Houten answered as he sat down in the lounge chair.
“팬레터라네.” 반 호텐이 라운지 의자에 앉으며 대답했다.
알고 보니 쓰레기가 아니라 팬레터였네요. 팬들의 정성을 저렇게 보관하다니 인성이 다시 한번 보입니다.
“Eighteen years’ worth of it. Can’t open it. Terrifying.
“무려 18년 동안 쌓인 것들이지. 열어볼 수가 없어. 끔찍하거든.”
18년 치 편지를 안 읽고 방치했답니다. 끔찍하다는 표현을 쓰는 걸 보니 작가라는 이름의 무게를 못 견디나 봐요.
Yours are the first missives to which I have replied, and look where that got me. I frankly find the reality of readers wholly unappetizing.”
“자네들이 내가 답장을 보낸 첫 번째 사례인데, 결과가 이 꼴이군. 솔직히 말해 독자라는 실체는 전혀 구미가 당기지 않아.”
독자의 실체를 보는 게 구미가 안 당긴답니다. 면전에 대고 이런 소리 하는 건 진짜 선 넘는 거 아닐까?
That explained why he’d never replied to my letters: He’d never read them.
내 편지에 왜 답장이 없었는지 설명이 되었다. 그는 단 한 번도 읽지 않았던 것이다.
18년 동안 씹혔다는 걸 이제야 알았네요. 짝사랑 상대한테 차인 것보다 더 비참한 기분일 거예요.
I wondered why he kept them at all, let alone in an otherwise empty formal living room.
그렇지 않아도 텅 빈 정식 거실에 왜 굳이 그걸 보관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안 읽을 거면서 왜 거실에 모셔두는 건지 원. 일종의 전리품 같은 걸까?
Van Houten kicked his feet up onto the ottoman and crossed his slippers.
반 호텐은 오토만 위에 발을 올리고 슬리퍼를 신은 채 다리를 꼬았다.
자세부터가 이미 나 빌런이다라고 광고하는 중입니다. 오토만은 발 올리라고 있는 게 맞긴 한데 좀 얄밉네요.
He motioned toward the couch. Augustus and I sat down next to each other, but not too next.
그가 소파 쪽을 가리켰다. 어거스터스와 나는 나란히 앉았지만, 너무 가깝지는 않았다.
나란히 앉되 너무 가깝지는 않게. 첫 만남의 설렘보다는 긴장감이 더 큰 상황입니다.
“Would you care for some breakfast?” asked Lidewij. I started to say that we’d already eaten when Peter interrupted.
“아침 좀 드시겠어요?” 리더베이가 물었다. 내가 이미 먹었다고 말하려던 찰나 피터가 말을 가로챘다.
비서님만 눈치가 백단입니다. 분위기 파악 못 하는 작가님 대신해서 애써주시는 게 참 눈물겹네요.
“It is far too early for breakfast, Lidewij.” “Well, they are from America, Peter, so it is past noon in their bodies.”
“아침을 먹기엔 너무 이르네, 리더베이.” “하지만 피터, 이 애들은 미국에서 왔어요. 몸속 시간으로는 정오가 지났다고요.”
아침 먹기에 너무 이르다니요. 몸속 시계 운운하며 논쟁하는 꼴이 참 지적이고 피곤해 보입니다.
“Then it’s too late for breakfast,” he said. “However, it being after noon in the body and whatnot, we should enjoy a cocktail.
“그럼 아침을 먹기엔 너무 늦었군.” 그가 말했다. “하지만 몸속 시간이 정오니 뭐니 하니, 칵테일이나 한잔하는 게 좋겠어.”
아침밥 대신 칵테일이라니 역시 예술가의 영혼은 남다릅니다. 근데 저기요, 애들 앞에서 술판을 벌이시겠다고요? ㅋ.
Do you drink Scotch?” he asked me. “Do I—um, no, I’m fine,” I said.
“스카치 마시나?” 그가 나에게 물었다. “제가요? 음, 아뇨, 전 괜찮아요.” 내가 말했다.
열여섯 살 애한테 스카치 권하는 패기 좀 보세요. 헤이즐이 당황해서 어버버하는 게 당연하죠.
“Augustus Waters?” Van Houten asked, nodding toward Gus. “Uh, I’m good.”
“어거스터스 워터스는?” 반 호텐이 거스 쪽으로 고개를 까닥이며 물었다. “어, 전 됐습니다.”
거스한테도 권해보지만 씨알도 안 먹힙니다. 이쯤 되면 손님 대접하려는 건지 본인 술친구 찾는 건지 헷갈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