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 in love with you,” he said quietly. “Augustus,” I said.
“사랑해.” 그가 조용히 말했다. “어거스터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렀다.
시 낭독 직후에 터져 나온 갑작스러운 고백에 심장이 멎을 것 같네요.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던져진 진심이 어떤 화려한 수사보다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합니다.
“I am,” he said. He was staring at me, and I could see the corners of his eyes crinkling.
“정말이야.” 그가 말했다. 그는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고, 그의 눈가에는 주름이 잡히고 있었다.
눈가에 주름이 잡힐 정도로 진실한 눈빛을 보내고 있군요. 어거스터스는 지금 자신의 온 영혼을 담아 헤이즐을 바라보고 있는 중입니다.
“I’m in love with you, and I’m not in the business of denying myself the simple pleasure of saying true things.
“너를 사랑해. 나는 진실을 말하는 소박한 즐거움을 스스로 부정하는 일 따위는 하지 않을 거야.”
진실을 말하는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고백이 참 듬직합니다. (어거스터스 고백 진짜 폼 미쳤다. 나도 이런 멘트 연습 좀 해야겠어. 너 오늘 좀 멋있다 거스야? ㅋ.)
I’m in love with you, and I know that love is just a shout into the void, and that oblivion is inevitable,
“너를 사랑해. 사랑이란 건 결국 허공에 내지르는 외침일 뿐이고, 망각은 피할 수 없다는 걸 나도 알아.”
사랑의 허무함을 알면서도 고백을 멈추지 않는 용기가 대단하네요. 망각이 예정된 운명이라 해도 지금 이 순간의 진심만은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지입니다.
and that we’re all doomed and that there will come a day when all our labor has been returned to dust,
“우리 모두는 결국 파멸할 운명이고, 우리의 모든 노력이 먼지로 돌아갈 날이 올 거라는 것도 알아.”
모든 것이 먼지가 될 거라는 허무주의적 배경이 그의 사랑을 오히려 더 찬란하게 빛내주네요. 끝이 정해진 삶이기에 지금의 사랑이 더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and I know the sun will swallow the only earth we’ll ever have, and I am in love with you.”
“태양이 우리가 가진 유일한 지구를 삼켜버릴 거라는 것도 알지만, 그래도 나는 너를 사랑해.”
우주적인 종말까지 거론하며 고백의 마침표를 찍습니다. 이토록 거창하고도 순수한 사랑 고백을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또 있을까요.
“Augustus,” I said again, not knowing what else to say. It felt like everything was rising up in me,
“어거스터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나는 그의 이름을 다시 불렀다. 내 안에서 무언가 솟구쳐 오르는 기분이었다.
이름만 반복해서 부르는 헤이즐의 마음이 짐작되시나요. 너무 큰 진심을 마주했을 때 인간은 가끔 언어의 기능을 잃어버리기도 하니까요.
like I was drowning in this weirdly painful joy, but I couldn’t say it back.
기이할 정도로 고통스러운 기쁨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기분이었지만, 나는 그 말을 되돌려줄 수 없었다.
기쁨과 고통이 뒤섞인 감정이 헤이즐을 집어삼키고 있는 모양이네요. (이 감정 뭐라고 설명해야 될까. 나도 덩달아 심장이 쫄깃해지는 기분이야. 대답 못 하는 마음도 이해가 가 ㅠ.)
I couldn’t say anything back. I just looked at him and let him look at me until he nodded,
나는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그가 고개를 끄덕일 때까지 나는 그저 그를 바라보았고, 그 역시 나를 바라보게 내버려 두었다.
고백 후에 찾아온 어색하고도 무거운 정적입니다. 말 대신 눈빛으로 수만 가지 대화를 나누고 있네요.
lips pursed, and turned away, placing the side of his head against the window.
그는 입술을 굳게 다문 채 고개를 돌려 창문에 머리를 기댔다.
창가로 고개를 돌리는 거스의 모습이 왠지 비장해 보입니다. 고백하고 나니 본인도 좀 쑥스러운 걸까? ㅋ.
CHAPTER ELEVEN
11장
드디어 11장입니다. 고백의 여운을 안고 암스테르담에 입성하는 순간이죠.
I think he must have fallen asleep. I did, eventually, and woke to the landing gear coming down.
그는 잠이 든 것 같았다. 나도 결국 잠이 들었고, 착륙 장치가 내려가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착륙 장치 소리에 잠에서 깼습니다. 비행기에서 자고 일어날 때 그 몽롱한 기분 다들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