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 dismissed me with a wave. “Shh. Shh. This is getting awesome.”
그는 손을 휘저으며 내 말을 묵살했다. “쉬잇. 조용히 해봐. 이제 진짜 멋진 장면 나온단 말이야.”
질문은 나중에 하라며 영화에 푹 빠진 어거스터스 좀 보세요. 전형적인 액션 영화 마니아의 리액션을 보여주는 소년의 모습이 왠지 귀엽게 느껴집니다.
When the Persians attacked, they had to climb up the wall of death, and the Spartans were able to occupy the high ground atop the corpse mountain,
페르시아군이 공격해올 때 그들은 죽음의 벽을 타고 기어올라야 했고, 스파르타군은 시체 산 꼭대기의 고지를 점령할 수 있었다.
시체 산 위에서 싸우는 고지전이라니 전술이 참 처절하다 못해 기괴하네요. 적의 사기를 꺾기 위한 스파르타군만의 잔혹한 생존 방식인 셈입니다.
and as the bodies piled up, the wall of martyrs only became higher and therefore harder to climb,
시체가 쌓여갈수록 순교자들의 벽은 점점 더 높아졌고, 그만큼 기어오르기도 더 힘들었다.
벽이 높아질수록 공성전은 불가능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죽음이 더 큰 죽음을 부르는 전쟁의 연쇄 고리가 시각화되어 나타나는 대목이죠.
and everybody swung swords/shot arrows, and the rivers of blood poured down Mount Death, etc.
모두가 칼을 휘두르고 화살을 쏘아댔으며, 죽음의 산에서는 피의 강이 흘러내리는 식이었다.
피의 강이 흐르는 묘사가 거의 신화적인 수준에 도달했네요. 어거스터스는 이런 원초적인 에너지에 완전히 매료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피가 폭포처럼 쏟아지는데 거스는 저게 그렇게 재밌나 봐 ㅋ. 우리 주인공 비위도 진짜 대단한 것 같지 않아? 나 같으면 기내식 다 토했을 텐데 말이야 ㅋ.)
I took my head off his shoulder for a moment to get a break from the gore and watched Augustus watch the movie.
잔인한 장면에서 잠시 벗어나기 위해 그의 어깨에서 머리를 떼고는, 영화를 보고 있는 어거스터스를 관찰했다.
잔인한 화면 대신 어거스터스의 얼굴을 보는 게 훨씬 힐링이 되겠네요. 좋아하는 사람의 표정을 관찰하는 것만큼 흥미로운 일도 없을 겁니다.
He couldn’t contain his goofy grin. I watched my own screen through squinted eyes as the mountain grew with the bodies of Persians and Spartans.
그는 바보 같은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나는 페르시아군과 스파르타군의 시체로 산이 높아지는 동안 눈을 가늘게 뜨고 내 쪽 화면을 지켜보았다.
어거스터스의 바보 같은 미소가 기내의 긴장감을 좀 덜어주는 것 같죠? 눈을 가늘게 뜨고 억지로 화면을 보는 헤이즐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안쓰럽습니다.
When the Persians finally overran the Spartans, I looked over at Augustus again.
마침내 페르시아군이 스파르타군을 제압했을 때, 나는 다시 어거스터스를 쳐다보았다.
스파르타의 장렬한 전사 장면이 지나가고 승부의 향방이 정해졌습니다. 거스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독자님들도 꽤 궁금하시죠?
Even though the good guys had just lost, Augustus seemed downright joyful.
착한 편이 방금 패배했는데도 어거스터스는 아주 기뻐 보였다.
주인공의 패배에도 기뻐하는 걸 보니 결과보다 과정의 숭고함을 즐긴 모양이네요. 패배 속에서도 빛나는 가치를 찾아내는 어거스터스의 가치관이 엿보입니다.
I nuzzled up to him again, but kept my eyes closed until the battle was finished.
나는 다시 그에게 몸을 바싹 붙였지만, 전투가 끝날 때까지 눈은 감고 있었다.
무서운 영화를 핑계로 자연스럽게 어깨에 기대는 스킬이 아주 수준급입니다. 눈은 감고 있어도 온몸의 신경은 옆자리 소년에게 쏠려 있을 것 같네요. (전쟁 영화 보다가 스킨십이라니 이거 완전 고단수 아냐? 무서운 척하면서 은근슬쩍 기대는 거 다 알아 ㅋ. 헤이즐 연애 폼 미쳤네 아주 ㅋ.)
As the credits rolled, he took off his headphones and said, “Sorry, I was awash in the nobility of sacrifice. What were you saying?”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자 그는 헤드폰을 벗으며 말했다. “미안, 희생의 숭고함에 푹 빠져 있었어. 아까 뭐라고 했지?”
희생의 숭고함이라니 어거스터스의 단어 선택은 언제나 참 거창하죠. 감동에서 덜 깬 목소리로 사과하는 모습이 왠지 모를 무게감을 줍니다.
“How many dead people do you think there are?” “Like, how many fictional people died in that fictional movie? Not enough,” he joked.
“죽은 사람이 얼마나 될 것 같아?” “그러니까, 그 가상 영화에서 몇 명의 가상 인물이 죽었냐고? 충분하지 않았어.” 그가 농담조로 대답했다.
충분히 죽지 않았다는 어거스터스의 농담이 꽤나 살벌하네요. 잔인한 영화를 즐기는 소년의 짓궂은 면모가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No, I mean, like, ever. Like, how many people do you think have ever died?”
“아니, 내 말은 인류 역사 전체를 통틀어서 말이야. 지금까지 죽은 사람이 얼마나 될 것 같냐고.”
영화에서 시작된 질문이 인류사적인 질문으로 확장되었습니다. 헤이즐은 자신의 죽음을 염두에 두고 죽은 자들의 세계를 상상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