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end we watched 300, a war movie about 300 Spartans who protect Sparta from an invading army of like a billion Persians.
결국 우리는 《300》을 보기로 했다. 10억 명쯤 되는 페르시아 대군으로부터 스파르타를 지키는 300명의 스파르타 전사들에 관한 전쟁 영화였다.
로맨틱한 분위기에 갑자기 분위기 전장인가요. 10억 명은 좀 과장이 심하지만 스파르타의 기개가 여기까지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Augustus’s movie started before mine again, and after a few minutes of hearing him go, “Dang!” or “Fatality!”
어거스터스의 영화는 이번에도 내 것보다 먼저 시작됐고, 몇 분 후 그가 “오!”라거나 “죽이는데!”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옆에서 계속 감탄사를 내뱉으니 영화 집중이 안 되겠네요. 효과음보다 더 생생한 거스의 리액션이 거의 실시간 중계 수준입니다.
every time someone was killed in some badass way, I leaned over the armrest and put my head on his shoulder
누군가 끝내주게 죽어나갈 때마다 나는 팔걸이 너머로 몸을 기울여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영화 핑계 대고 어깨에 기대는 헤이즐의 전략이 아주 훌륭합니다. 이런 자연스러운 스킨십이 좁은 이코노미석을 천국으로 만들어주죠.
so I could see his screen and we could actually watch the movie together.
그의 화면을 같이 보며 정말로 영화를 함께 감상하기 위해서였다.
두 개의 화면 대신 하나의 화면을 공유하는 친밀함이네요. 비행기 시스템의 오류가 오히려 두 사람을 더 밀착하게 만든 셈입니다.
300 featured a sizable collection of shirtless and well-oiled strapping young lads,
《300》에는 상체를 드러내고 기름을 번들거리게 바른 건장한 젊은 청년들이 떼거지로 등장했다.
근육질 남자들이 떼거지로 나오니 눈은 즐거웠겠네요. (이 영화는 사실상 헬스장 홍보 영상 아닐까? 기름칠한 몸들이 아주 번쩍번쩍하네 ㅋ.)
so it was not particularly difficult on the eyes, but it was mostly a lot of sword wielding to no real effect.
그래서 눈이 그리 괴롭지는 않았지만, 내용은 그저 별 소득 없이 칼만 휘둘러대는 게 전부였다.
비주얼은 합격이지만 내용은 좀 부실했나 봅니다. 휘두르는 칼날 소리 사이로 두 사람의 심장 소리만 더 크게 들렸을 것 같네요.
The bodies of the Persians and the Spartans piled up, and I couldn’t quite figure out why the Persians were so evil or the Spartans so awesome.
페르시아군과 스파르타군의 시체가 쌓여갔지만, 왜 페르시아군이 그토록 사악한지 혹은 스파르타군이 왜 그렇게 대단한지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
페르시아군이 왜 나쁜지 모르겠다는 헤이즐의 감상이 참 솔직하네요. 사실 이 영화는 서사보다는 근육질 전사들의 액션에만 몰빵한 면이 없지 않아 있죠.
“Contemporaneity,” to quote AIA, “specializes in the kind of battles wherein no one loses anything of any value, except arguably their lives.”
《거대한 아픔》의 표현을 빌리자면, “현대성”은 “아마도 목숨 말고는 그 어떤 가치 있는 것도 잃지 않는 그런 종류의 전투를 전문으로 한다.”
목숨 말고는 가치 있는 걸 잃지 않는 전투라니 참 뼈 때리는 문장이군요. 현대 사회의 갈등이 얼마나 허무할 수 있는지 작가 특유의 냉소로 설명해 줍니다.
And so it was with these titans clashing. Toward the end of the movie, almost everyone is dead,
이 거인들의 충돌도 마찬가지였다. 영화가 끝나갈 무렵에는 거의 모든 이가 죽는다.
영화 속 인물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나가는 결말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이런 몰살극을 보고 있으려니 기분이 참 묘하겠네요.
and there is this insane moment when the Spartans start stacking the bodies of the dead up to form a wall of corpses.
그리고 스파르타군이 시체를 쌓아 올려 시체 벽을 만드는 미친 듯한 순간이 등장한다.
시체로 벽을 쌓는다는 설정이 시각적으로 꽤나 충격적이네요. 비인간적인 전쟁의 참상을 스파르타식 비장함으로 풀어낸 명장면이긴 합니다.
The dead become this massive roadblock standing between the Persians and the road to Sparta.
죽은 자들이 페르시아군과 스파르타로 가는 길 사이를 가로막는 거대한 장애물이 된다.
죽은 자들이 산 자들의 길을 막는다는 상징성이 참 강렬하죠. 어거스터스는 저 장면을 보면서 아주 넋이 나간 모양입니다. (스파르타 애들은 진짜 빠꾸가 없네. 나였으면 저기 근처도 못 가고 기절했을 거야 ㅋ. 영화 비주얼 하나는 진짜 끝내주긴 하네 ㅋ.)
I found the gore a bit gratuitous, so I looked away for a second, asking Augustus, “How many dead people do you think there are?”
잔인한 장면이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어 잠시 고개를 돌리며 어거스터스에게 물었다. “죽은 사람이 얼마나 될 것 같아?”
잔인한 영상에 눈을 돌리면서도 통계를 궁금해하는 헤이즐의 모습이 인상적이네요. 감상보다는 수치에 집중해서 이 비현실적인 상황을 이겨내려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