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eling sorry for everyone in the room and also everyone outside of it,
방 안의 모든 사람과 방 밖의 모든 사람에게 연민을 느끼며,
세상 모든 사람에게 연민을 느끼는 건 꽤나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일입니다. 자신의 아픔을 타인의 고통으로 덮으려는 일종의 방어 기제일까요?
zoning out of the conversation to focus on my breathlessness and the aching.
대화에서 벗어나 내 숨 가쁨과 통증에 집중했다.
대화 내용은 이미 안드로메다로 날아간 지 오래네요. 자신의 몸에서 느껴지는 불협화음에 집중하느라 영혼 가출 상태가 되어버린 듯 보입니다.
The world went on, as it does, without my full participation, and I only woke up from the reverie when someone said my name.
세상은 늘 그렇듯 내가 완전히 참여하지 않아도 흘러갔다. 그러다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을 때에야 비로소 몽상에서 깨어났다.
멍하니 있다가 자기 이름이 갑자기 불리면 심장이 덜컥 내려앉기 마련이죠. 평화로운 몽상 시간은 이렇게 강제로 종료됩니다.
It was Lida the Strong. Lida in remission. Blond, healthy, stout Lida, who swam on her high school swim team.
강인한 리다였다. 차도기에 접어든 리다. 고등학교 수영팀에서 활동하는 금발의 건강하고 튼튼한 리다.
리다는 이 그룹에서 가장 건강해 보이는 멤버라 주인공에겐 묘한 열등감을 줄 수도 있겠네요. 고등학교 수영팀이라니 에너지부터가 국가대표급일 것 같죠?
Lida, missing only her appendix, saying my name, saying, “Hazel is such an inspiration to me; she really is.
맹장만 없을 뿐인 리다가 내 이름을 부르며 말했다. “헤이즐은 저에게 정말 큰 영감을 줘요. 정말이에요.
리다의 칭찬이 주인공에게는 오히려 독처럼 느껴지는 모양입니다. 영감을 주는 존재라는 프레임이 얼마나 무거운지 잘 아니까요.
She just keeps fighting the battle, waking up every morning and going to war without complaint.
불평 한마디 없이 매일 아침 일어나 전쟁터로 나가는 것처럼 병마와 계속 싸우고 있잖아요.
매일 아침을 전쟁터로 비유하는 건 좀 지나친 수식 같지만 말이죠. 사실 주인공의 일상은 매 순간이 생존을 위한 사투이긴 합니다.
She’s so strong. She’s so much stronger than I am. I just wish I had her strength.”
정말 강해요. 저보다 훨씬 강하고요. 저도 헤이즐 같은 강인함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리다의 순수한 동경이 헤이즐의 심기를 건드리고 말았습니다. 가지지 못한 자가 가진 자에게 보내는 칭찬은 때로 잔인하게 들리기도 하죠.
“Hazel?” Patrick asked. “How does that make you feel?” I shrugged and looked over at Lida.
“헤이즐?” 패트릭이 물었다. “그 말을 들으니 기분이 어때요?”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리다를 쳐다보았다.
패트릭은 꼭 눈치 없게 질문을 던져서 분위기를 싸하게 만듭니다. 주인공의 표정에서 '어쩌라고'라는 뉘앙스가 읽히시나요?
“I’ll give you my strength if I can have your remission.” I felt guilty as soon as I said it.
“내 강인함을 줄 테니까 네 차도를 나한테 줘.” 말을 내뱉자마자 죄책감이 밀려왔다.
냉소적인 진담이 필터링 없이 툭 튀어나와 버렸습니다. 영감을 주는 존재라는 칭찬보다 차라리 완치 판정 한 번이 주인공에겐 훨씬 절실하겠죠. (이런 상황에선 역시 금융치료보다 건강치료가 시급해 보여 ㅠ)
“I don’t think that’s what Lida meant,” Patrick said. “I think she...” But I’d stopped listening.
“리다가 그런 뜻으로 말한 건 아닐 거예요.” 패트릭이 말했다. “내 생각에 리다는...” 하지만 나는 더 이상 듣지 않았다.
패트릭의 수습하려는 노력이 가상하지만 이미 주인공은 대화를 거부한 상태입니다. 더 이상 의미 없는 위로를 견딜 힘이 남아있지 않나 보네요.
After the prayers for the living and the endless litany of the dead (with Michael tacked on to the end),
산 자를 위한 기도와 죽은 자의 명단 암송이 끝난 후(마지막에 마이클의 이름이 덧붙여졌다),
죽은 자들의 명단 뒤에 붙은 마이클의 이름이 공기를 차갑게 얼립니다. 이 끝없는 리스트는 도대체 언제쯤 멈추게 될까요?
we held hands and said, “Living our best life today!”
우리는 손을 잡고 외쳤다. “오늘 최고의 삶을 살자!”
기계적으로 외치는 구호가 오늘따라 유독 공허하게 들립니다. 최고의 삶을 살자는 다짐이 이곳에선 참 아이러니한 약속이죠.